그대 향해 간직했던 내 마음을 알고

세상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사랑의 비밀이 있음을 알았다.

그 사랑의 비밀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다고 믿기에

별빛 내리는 시간에 바람 한줄기처럼 살랑살랑 걸어 보았다.

그대 있는 세상에 날아갈 수 있는 나의 날개를 잊어버렸다.

내 이름으로 자존심 상하게 알알이 엮어진 돌무리의 미로속에서

나는 부끄럽기만 하다.

그대,

그대 있을 것 같은 세상의 창문을 열지 못할 것 같다.

한적한 내 마음으로 빚어낸 풀잎끝 물방울같은 내 사랑이 똑똑 떨어져 버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눈으로

그대의 세상을 정말로 보는 것처럼 나는 살아왔다.

만약에 그대가 나를 하얀 마음으로 기다려 왔다면,

그대는 이런 나에게 속은 것이다.

그대,

무엇이든 볼 수 있는 마법의 거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나는 그대를 만나왔다.

그대는 이런 나를 순진한 여우로 생각하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기 나름인 그 어떤 소리에 깜짝 놀라 깨갱깨갱 하다가

탐스러운 여우꼬리를 흔들면서 앞만 보며 도망가는 여우로...

정말로 나를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은 내 상황에 취하여 보냈던 날들을

못잊을 그대와의 추억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주 가끔 그대를 늑대왕자로 생각했다.

여우와 늑대만이 살고 있는 초원에서 가장 영리하고 가장 과묵하고 가장 얌전하고

어디든지 볼 수 있는 천리안의 눈을 가진 가장 멋진 늑대왕자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대를 매우 대단하게 보았다.

그리고, 그대,

나는 그대를 내 마음대로 생각하였다.

내 마음속에 그대를 간직하고 별과 바람과 구름과 꽃과 달님처럼

참 많이 좋아하였다.

그래서 그대의 그 어떤 말 한마디에도 넘치는 기쁨으로

새로운 꽃의 탄생을 지켜보는 듯한 은하의 세계 꽃밭 요정처럼 살아왔다.

그대 있음으로 인하여 나는

맑은 영혼 찾으러 이 세상에 왕림한 선녀인 줄 알았다.

흑과 백의 붓을 든 사람으로 나는 자유롭게 점점히 많은 그림을 그려 보았다.

훗날에 크게 될 내 사랑의 비밀을 위해 그려가는 것 같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대 생각으로 만들어진 흑진주 내 마음의 보석들이

톡톡 빠져나가듯이 그려지는 그림들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2007년 어느날 바둑세상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을 때...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