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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재미있는 글입니다.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74 |
작성일 2003-07-01 오전 8:3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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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였던가, 그제였던가...
>
> 오랜 백수생활에 시간관념이 트미해져서
>
> 어제가 옛날같고
>
> 그제가 까마득 하고나...흐으,
>
> 거실에 앉아 나는 책을 읽고 있었고
>
> 아내는 티비를 보고 있눈데
>
> 전화벨이 울렸다.
>
> 아내는 티비도 재미없던차에 마침 잘되었다는 듯이
>
> 발딱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
> 내 전화 아닌가 싶었는데...아내의 전화인갑다.
>
>
>
> - 옴머,옴머, 지혜둘째애가 결혼을?
>
> 걘 둘다 보내는거넹...흐으, 걔가 젤로 빠른감?
>
> 마조,마조, 자선이가 작년에 둘째 치웠지...
>
> 글니까 지혜가 두번째넹...
>
> (애들 시집장가 보내는것도 무신 1,2등 갈라서 시상하는
>
> 시합인감...ㅉㅉ)
>
> 웅,웅, 그려...웅, 토욜날...웅...
>
>
>
> 아내의 동창이 둘째자녀를 이번토요일,아니면 다음 토요일
>
> 에 결혼시킨다는 소식을 전하는 전화렷다..용건이 다아 끝
>
> 났나보다 하였더니 또 시작이다.
>
>
>
> - 응,응, 그래...인어아가씨...내가그날 재고파악하눈날이
>
> 라서 늦게 퇴근하였지 모냐...웅,웅,.그래서? 오모,오모
>
> ,...그래서?
>
>
>
> 아내는 나를 헬끔 건너다 보더니 수화기를들고 안방으로들
>
> 어가 문을 닫아걸고 본격적인 수다전화를 시작할 모양이다.
>
> 안방께에 귀를 쫑긋하고 기울여 보았더니... 아내는 연신
>
> 옴머,옴머, 에다가 가끔씩 한숨을 토해내는가 싶더니...ㅉ,
>
> ㅉ,ㅉ...하고 혀를 차기도 하며 통화의 삼매경에 빠져 버
>
> 린다. 한참만에 전화질을 끝내고 거실로 나온 아내는 아무
>
> 일도 없었다는 듯이 콧노래를부르며 냉장고에서 꺼낸 참외
>
> 를 깎는다.
>
>
>
> 며칠전엔가 아내가 늦게 퇴근한날이 있었다.그날이 인어아
>
> 가씨 마지막날이었다.아내는 밤열시가 다되어 현관문을 박
>
> 차고 뛰어들어오며
>
> - 여보,여보...어케 되얏서?
>
> - 머가?
>
> - 인어아가씨말야...오늘이 마지막횐데...
>
> - 나도 못봤는데
>
>
>
> 아내는 내가 인어아가씨를 못봤다고 하자 왜그걸 안봤냐고
>
> 한참동안을 궁시렁대며 안타까워 하였다.
>
>
>
> 한국의 티비드라마사상 공전의 힛트라느니...
>
> 상류층의 호사스런생활을 분별없이 비춰주어 서민들로부터
>
> 소외감및 상대적 박탈감을 주었다느니...
>
> 내용이 비도덕적이고 통속적이라느니...
>
> 할얘기 이미 다아 끝났는데도 시청률 높다고 마냥 ,고무줄
>
> 늘이듯이 질질 끌어 간다느니...
>
> 참으로 인어아가씨라는 드라마는 말도많았고...장안의화제
>
> 였다.
>
>
>
> 나는 애시당초 티비드라마 같은것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에
>
> 인어아가씨의 경우에도 일주일에 한번이나 아니면 열흘에
>
> 한번정도 시청해본 기억인데...
>
> 그렇게 뜸하게 보아도, 그동안 어떤 줄거리였으며, 앞으로
>
> 어떻게 전개되어 갈것인가를 척,하면 삼천리로 꿰어 볼수
>
> 있었다. 내가 무어 머리씩이나 명석해서 꿰어
>
> 볼수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머,통속소설이나 티비드라마
>
> 라고 하는것이 원래가 빤한것 아닌가?
>
>
>
> 시청률이 높다고 마냥늘여 달라고 작가를 협박하는 방송국
>
> 관계자도 그렇고, 그러런다고 마냥 늘여쓰고있는 작가라는
>
> 사람도 그렇고...무슨 문학에 대한 배려나 자존심이라고는
>
> 하나도 찾아볼수 없는 사람들이다. 허기야 그들은 오로지
>
> 시청률하나에 목을 매는 족속들이니까....딱한 사람들이다.
>
>
>
> - 그래 인어아가씨 마지막회가 어케 되었다는 게야?
>
> 하고 내가 묻자 아내는 한동안 천정을 올려다보며 눈만 반
>
> 짝이더니
>
> _ 우응, 그게 그러니까...교통사고가 나서리..아가는 살고
>
> 아리영은 죽고.. 아니,아니, 아니야...안죽었다고 했는감?
>
> 해피앤딩이라 카던데....아닌것 같기도하고....몰것넹...
>
>
>
> 딱한것은 방송국 관계자나 작가뿐만이 아닌것 같다. 마지막
>
> 회를 못보았다고 안달하는 아내도 딱하고 그걸보았다고 전
>
> 화하는 아내의 친구도 딱하다.그리고 하찮은 통속드라마에
>
> 체널을 고정시키고 숨을 죽이는 시청자도 딱하다....
>
>
>
>
>
> 좌우지간 인어아가씨는 종영되고나서도 한동안 사람들의 화
>
> 제의 중심에서 쉽사리 떠날것 같지 않다.
>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오로묵시록님은 작가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읽게 해주셔서 감사드리며...
바둑톡톡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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