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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검과 목련검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264 |
작성일 2003-06-07 오전 6:2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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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피해 다녔던 장미왕자를 아무런 겁도없이 만났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나의 자리에서
막나가는 대결을 하기 위해 만난것은 아니고
이번에는 어떤 님인지 궁금하여 호기심에서 만났다.
새벽하늘에 떠 있는 샛별이 지켜보는 광활한 벌판
한가운데에서 장미왕자는 목련꽃,
나는 무궁화꽃을 동행하였다.
나는 태극검을 들고 장미왕자는 목련검을 들고
자신의 나라 이름을 부끄럽게 하지 않을 대국선서도 하였다.
장미왕자와 나 모두는 냉정한 한판 승부의 세계에서
자신을 위한 주인공으로 살아가기에
결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마음 아프게 뒤돌아서는
영원한 이별같은 대결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인사하였다.
장미왕자는 나에게 먼저 착수할 기회를 주었다.
내가 바람처럼 가볍게 착수하는 그 순간에도
큰 나라의 왕자답게 담담하고 침착한 눈빛으로 만드는
기본자세는 참 훌륭했다.
내가 공격할 기회가 되었는데
나의 공격 비법을 모두 알고 있는 듯한 표정과
샛별 보기 위해 산책나온 듯한 고수의 동작으로
방어가 필요없는 장미왕자의 목련검 빛은
매섭고 강했다.
내가 태극검을 들 때마다 광활한 벌판은
당연한 것처럼 장미왕자의 목련꽃 세상이 되어 갔다.
무궁화꽃은 나와 장미왕자의 대국벌판에서
떨어진 꽃잎의 마지막 의무를 다하겠노라며
살아있는 자존심으로 내 마음 쓸어내렸다.
대국선서을 지키기 위해 태극검 거꾸로 들고
목련검의 위력을 인정하고 걸어 갈 때
장미왕자는 나를 불렀다.
하지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수의 눈으로 바라본 검은
마음을 단련시키기 위한 수련검이며
태극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내 마음에 무채색으로 수를 놓아야 했기에...
2003년 6월 7일 토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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