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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이창호가 이긴다 |
| 글쓴이 장덕진 조회 698 |
작성일 2003-02-24 오전 8: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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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 예상
1. 중국의 경우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을 앞두고 전에 없었던 예상평이 쏟아져 팬들을 즐겁게 한다.
중국에서는 상당히 보편화된 전전(戰前) '승부 예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시도되는 것 같
아 흥미롭다.
중국으로부터 한 수 배우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중국에서는 큰 시합이 벌어지기 전 예상평이 등장하고, 이어서 해설, 관전기, 인터뷰, 후일담 등이 뒤
따르게 되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면 마치 거대한 잔치 한 마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다양한 작가가 등장하여 개성미 넘치는 글로 이끌어 가는 이 잔치는 바둑의 세계를 한 차원 높여줄
뿐 아니라 매우 풍요롭게 해준다.
오늘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의 향방을 예상하는 바둑 전문 칼럼니스트들의 글을 몇 편 보게
되니 중국의 경우가 연상되면서 우리 바둑이 여러 부분에서 날로 발전하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부추기는 편도 있고, 말리는 편도 있어야 재미가 더해지는 법이다.
2003년 2월 25일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 제1국이 시작된다.
햐, 세계제일의 최절정 고수 이창호와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을 타고 있는 이세돌이라.
2001년 제5회 LG배 세계기왕전, 2002년 제36기 왕위전에 이어지는 정말 멋진 흥행 카드가 아닐 수
없다.
2. 과정
- 이세돌의 패왕전 기권과 KT배 마스터즈 프로기전 승리
25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지는 모르겠지만 이세돌은 2월 20일 제37기 국민Pass카드배 패왕
전 본선15국에서 기권하고 만다.
현장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세돌을 기다리는 박영훈의 모습이 몹시 착잡해 보인다. 과연 한국
기원의 기사에서 나오는 그대로 박영훈은 '행운의 기권승'을 거둔 것일까? 그리고 박영훈은 그 승리
를 기뻐하고 있을까?
사실 이세돌은 안달훈 5단, 윤성현 8단, 유창혁 9단에 이어 이미 결선에 진출한 상태여서 박영훈 3단
과의 15차전은 의미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세돌의 불참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일 지도 모른다.
박영훈은 공짜로 1승 거두어서 좋고, 이세돌은 승부에 임하여 이기든 지든 '승부에서 오는 스트레
스'를 받지 않아서 좋으니까.
그런데 그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패왕전의 진행방식에는 의외의 단점이 있었던 것이다.
즉 2연승으로 결선토너먼트본선에 진출한 기사가 더 이상 싸울 의사가 없다면 그것으로 일단락 되
고 마는 것이다.
이창호, 유창혁 등의 연승 행진은 당시 팬들의 엄청난 호응을 받았고 패왕전은 대단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보다시피 2연승으로 본선에 진출한 기사가 승부를 포기하게 되면 '연승전 방
식의 대회는 그 취지'가 매우 우습게 되어버린다.
연승전은 한 판 한 판으로 승부가 끝나는 여타 기전과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국민Pass카드배 패왕전은 매우 특이한 타이틀전인 것이다.
그래서 이세돌의 기권은 '대회의 규약, 혹은 규정 위반'이라는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다.
'내가 두기 싫으면 그만이지.' 정도에서 끝날 문제가 아닌 것이다.
더 이상 의견을 펼쳤다간 괜한 분란으로 끌려 들어갈 염려가 있으니 이 정도에 멈추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기권을 한 이세돌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정말 '한 통의 전화'가 아쉬운 장면이라 하겠다.
이세돌은 이틀 뒤 2월 22일 KT배 마스터즈 프로기전 8강전에서 조훈현 9단에게 278수만에 흑 6집 반
승을 거둔다.
그리고 이 승리는 나름대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 이세돌 3단의 이날 승리는 오는 25일 벌어질 이창호 9단과의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제1국에
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국에서 승리한 자신감이 LG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타이젬)
승부의 수레바퀴는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말든 2월 25일을 향해 이렇게 굴러간다.
3. 예상평
1) 2003-02-21 한국기원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5번기 예고
- 기다렸다, 투맨(이창호 VS 이세돌) 빅쇼!!
하늘도 놀라고 땅도 흔들리는 창세기(昌世期) 시작된다 -
- 여기서 '창세기(昌世期)'가 무엇을 뜻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 창(昌)은 이창호, 세(世)는 이세돌
을 뜻한다고 하더라도 기(期)는 무슨 의미일까? 혹시 기(棋)로 써야할 것을 잘못 쓴 것은 아닐지.....
성경의 창세기(創世記)에도 의미 연결이 잘 안 되고.....
- 자, 당신은 어느 쪽인가? 고요할 때는 숲과 같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과 같으며 흐를 때는 큰 강
처럼 유장한 '정중동(靜中動)'의 이창호인가? 아니면, 거침없는 화염의 열정을 드러내며 때로는 바람
처럼 가볍고 날래게 때로는 거친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동중정(動中靜)'의 이세돌인가? 이 승부에 회
색지대는 없다. 지금 선택하시라!!
2) 2003-02-21 타이젬
돌부처의 10년 아성,‘센돌’이 깰까? - LG배 결승전 이창호-이세돌 박빙의 승부 예상
- 현재 상태에서 LG배의 최종 승자를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지만, 그 결과가 단순히 3대0으로 끝나지
는 않을 것 같다. 한국바둑은 물론, 세계바둑을 대표하는 두 기사가 펼치게 될 이번 승부는 향후 바둑
계의 판도를 가늠하게 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결로 평하고 있다.
(TYGEM/최철용 기자)
3) 2003년 2월 21일 바둑TV 박치문 시론
이창호 - 이세돌의 LG배 결승전 관전포인트
- 이창호의 무색과 이세돌의 피빛. 그러니까 이창호가 캔버스라면 이세돌은 물감이다.
이창호라는 거대한 산맥을 생명력 넘치는 이세돌이 표범처럼 질주한다. 멋진 그림이다. 이미지만으
로 본다면 두 사람은 잘 맞는 한 쌍이며 조화로운 자연의 모습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승부는 피할
수 없는 것이며 그로 인하여 이들의 승부는 장엄한 의식(儀式)이 된다.
참 글들을 잘 쓴다.
보기에 좋다.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찾아가서 일독(一讀)하시길 권한다.
혹시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을 앞두고 기자들 사이에 내가 모르는 어
떤 묵계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묵계가 있었으면 어떻겠는가.
나는 바둑 매체나, 사이트들이 자신의 영역을 뛰어넘어 서로 격려하고 성원해주길 진심으로 희망한
다.
타 매체(사이트)의 뉴스를 다루지 않아서 얻는 이익보다 다루어서 거두는 이득이 훨씬 크고, 많다는
것을 진작에 깨우쳤다면 한국 바둑은 크게 발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상기한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에 대한 다양한 글을 보노라면 흐뭇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
다.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 매체나 사이트별로 이 쪽 저쪽 눈치보지 말고 한 쪽 편을 확실히 선택한다면
더욱 멋진 일이 벌어질 것이다.
비정할지 모르지만 어차피 승부는 한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즐긴다.
이창호, 이세돌 양측으로부터 감정을 살까봐 살어음 판 위를 기어가듯 조심스럽게 글을 쓰는 기자,
칼럼니스트들의 노력이 안쓰럽기 짝이 없다.
한없이 고달프고 피곤해 보인다.
- 모두가 자유분방한 상상력에다 화려한 필체를 동원 예상평을 참 잘썼지만
- 정작 하고 싶은 말들은 꾹꾹 눌러서 가슴 속 깊이 담아두어
- '무엇을 어쩌란 말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만약 그들이 그러한 제한을 벗어버릴 수 있다면 우리 바둑 팬들은 정말 멋진 글들을 보게 될 것이다.
족쇄를 차고서도 그렇게들 글을 잘 쓰는데 만약 풀어버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들이 마음껏 쓸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주자.
오늘 내가 먼저 그 금기(禁忌)를 깨뜨리고자 한다.
날아오는 화살을 향해 가슴을 활짝 열어 젖히는 것이다.
4.
한 판의 바둑.
판 위에 놓은 돌을 거두어 내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 순간 모든 의미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바둑이 멋진 것이 아니겠는가.
계가가 끝나고 바둑돌을 통에 담으면서 이 바둑에 걸었던 모든 애증을 툴툴 다 털어 버리자,
미련과 집착을 버리자.
그리고 다 같이 손잡고 통쾌하게 웃자.
조선일보 바둑통으로서 나는 2003년 2월 25일 벌어질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 제1국에서 이
창호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
이세돌의 바둑이 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이창호를 추월하기엔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도 이세돌의 천재적인 발상과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은 수 읽기, 강력한 전투력을 높이 평가한
다.
하지만 이세돌은 신중하고, 정밀하며, 심오한 면에서 이창호에게 약간 뒤진다.
그리고 큰 시합에서의 경험 부족이라는 부담을 안고 싸워야 한다.
나는 승부의 향방을 결정할 이세돌의 패기와 이창호의 노련함 중 이창호의 노련함을 선택하고자 한
다.
2003년 들어 이창호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파워를 과시하면서 국내외 주요 결승전에서 승승장구
(乘勝長驅)하고 있다.
농심배 마무리에서 도요타 덴소배 세계 왕좌전 승리로 이어지는 이창호의 맹활약은 그의바둑이 지
금 최고 절정기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부족함이 없다.
2003년 이세돌의 1, 2월도 대단하다. 13전 10승 3패(상기한 기권패 포함), 기권패를 빼면 83%의 승률
을 보인다.
이창호는 13전 12승 1패 92%의 승률을 보인다.
이 승률은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상대한 기사가 문제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도 이창호에게 점수를 더 줘야할 것 같다.
.......
내가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 승부를 예상하면서 이창호의 승리를 확신하는 것은 기분이나
감정에 치우친 판단이 아니라 두 사람의 활동을 비교 분석한 다음 내린 결론인 것이다.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첨언한다.
내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예상평은 매우 시험적이다.
이창호를 좋아하고, 이세돌을 미워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내가 이창호가 이긴다고 확신했다면 왜 이길 수 있는지 그 논거가 되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
으면 안 된다.
자료가 정확할수록 내 주장의 공신력과 신빙성이 커질 것이다.
사실 이러한 예상평은 쓰기가 매우 어렵고 까다롭다.
감정적으로 '무조건 이긴다'고 해서는 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바둑계가 발전하기 위해선 언젠가 이런 글이 나타나야 한다.
나는 지금 실험정신을 갖고 상당히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하고 귀찮다고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그 만큼 우리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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