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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이여, 고향 잘 다녀오시고 추석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1307 |
작성일 2002-09-19 오전 6:2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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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오면 언제나 변함없이 한가위 보름달이 되고픈 꿈을 꿉니다.
없는듯 하면서도 조용히 웃음 짓고 있는 달.
구름이 다가와 달님 얼굴에 그림을 그려도
그윽한 웃음만 보여 주고 아무 말이 없는 달.
사나운 바람이 한바탕 소동을 부려도 부드러운 미소로
행복을 꿈꾸듯이 웃고 있는 달.
큰쟁반같이 생긴 둥근 보름달을 추석이면 더 많이 좋아할 수 있어서
설레이는 내 마음이 작은 달되어 하늘에 있는 듯 합니다.
바둑을 하면서 내 마음의 달이라고 불렀던 님.
바둑동산에 늘 떠 있는 달이라며 좋아했던 님.
달빛사랑을 꿈꾸는 내가 되도록 이끌어 주었던 님.
둥근 달님의 얼굴처럼 바둑사랑에 눈 뜨도록
님이 알고 있는 바둑사랑을 가르쳐 주었던 님.
하늘에 달이 하나이듯이 바둑나라에서도
사부는 오로지 한사람이어야 한다고
별들의 속삭임처럼 말했던 님.
님과 나 서로 다른 바둑강물로 향하는 물의 요정이었지만
님은 달님의 미소처럼 좋은 님이었습니다.
님도 나처럼 달을 좋아했을까요?
좋아했던만큼 달을 사랑했을까요?
난 흑백진주들과 춤추느라고 달사랑을 조금밖에 못했는데...
추석이 오면 하늘에 둥실 떠 있는 달
어떻게 바라 볼 수 있을까요?
구름정글에 숨어버린 달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볼 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도록 숨어버린
달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달님 나라에 가고 싶은 꿈이 사라지도록
달님이 보이지 않는 추석이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달님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어서
달님이 보이지 않는 추석을 기다립니다.
님이여, 고향 잘 다녀 오시고
추석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2002년 9월 19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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