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강조하지만 아Q는 다 늙어서도 자신이 똑똑하고 용감하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대명절 설날전쯤에야 연례행사처럼 온몸을 씻는 목욕을 하는놈이 늘 세상이 너무 지저분하고 더럽다고 투덜거린다.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하..더러번노무 세상....’이다.

마누라 자식도 없으니 씻지않고 방구석에 박혀 있은들 충고와 불평과 푸념도 잔소리도 할 사람 없으니 버릇처럼 벽을 향해 눈깔만 굴린다.

아Q가 사람들로부터 얻어터지는 이유는 괜시리 옆에 있는 사람에게 훈계와 충고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때문이다.

못난놈이 지자랑하고 빈깡통이 소리 요란하다고 곧 죽어도 정치에는 일가견있는 듯이 떠벌린다는 것이다.

조금만 대가리가 트인 사람이라면 세상사 모든 일들이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따라 모양이 달라짐을 깨우치지만, 자칭 매우 잘난 아Q는 일방적으로 저 것은 아니다....저 것은 틀렸다...저 것도 개판이다 등등 똥고집 부리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요새 아Q의 일상은 개차반대통령과 그의 마누라를 까면 대단히 흥분하여 발작을 한다는 것이다.

핫바지에다 개차반이 일본워디 시팔인지 지팔인지 다녀온뒤론 그이 업적홍보에 거품을 문다.

이제 늙어 면상한쪽에 거무스레한 잎사구 같은 검버섯이 생겨도 천성은 변함 없다.

어느날, 나가기만하면 일당주는 곳에서 비슷한놈을 만났다.

아Q가 묻는다.

“전에 머 했답디여?”

“아...소싯쩍버텀 풋볼플레이어랑께...”

“머 푸푸풋뽈 그거시 머시랑께?”

“하 이양반 영어가 짧구마...머시시 그러이 사커라고 해야겠지...싸커!”

아Q는 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습관대로 아는체 한다.

“아..풋볼이면 축구정도는 알제...너무 사람깐보지마쇼이...”

“허...인제 알아듣능구마이...”

“그람 지끔도 축구를 하요?”

“인제 늙어 조기회 대소사를 맡고 있는디 하 고것또 일이라고 총무일이 만만찮아부러...”

사실 이 작자는 족구조기회 후보선수인 것은 사실이다.

축구가 아닌 족구말이다 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