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의 便紙

두 시간 넘게

레고크레인[60324]을 붙들고 씨름하던 손주가 코를 판다.

다섯 살 사 개월의 손자에게

조각의 수가 삼백 개가 넘어가는 레고는 버겁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 보자…….

곁에서 응원가를 부르던 집사람이 깜짝 놀라 말한다.

안 돼 儁아. 찌찌…….

레고의 조각을 만지던 손주가 코를 파고

판 코딱지를 입으로 가져간 모양이다.

방에서 詩人의 便紙를 읽던 내가

거실로 나가 손주를 안아주며 크게 웃었다. 하하하…….

儁이는 할아버지 손자가 맞다.

오늘은 토요일.

손자가 집에 오는 날은 언제나 좋은 일만 있다.

Note : 약해지지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 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100세 할머니의 詩입니다.

할머니는 詩人이 아니지만 詩를 쓰셨고

詩를 쓰셔서 詩人이 되셨습니다.

詩는 詩人이 쓰는 것이 아니라

詩를 쓰면 우리는 누구나 詩人이 되는 것입니다.

詩人은 따로 면허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