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날의 나들이는 할만하다.

차도 덜 밀리고 사람도 많지않아 원족에는 딱이다.

어제 그러니까13일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그리 멀지 않은 새재등반을 하기로 하였다.

작년 이맘때의 새재는 사방에 꽃이 만발한 기억 때문이다.

역시 1, 2, 3주차장모두 빈자리가 많아 좋다.

근처리조트에 단체여행이라도 왔는지 여편네들 떠드는 소리가 그리 듣기 싫지않다.

알미늄에호일에 싼 즉석김밥을 확인하고 이어폰챙기고 륙삭을 짊어지고 산행에 나섰다.

묵묵히 걸어가는 산길엔 음악이라도 없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관문들 지나고 등산로는 시간이 일러서인지 한적해서 좋다.

오후1시쯤 되어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알미늄호일과 초코렛껍데기등 쓰레기를 검정비닐에 담아 이어폰을 뺀 휴대폰과 함께 자동차지붕에 올려놓고 셔츠와 바지를 바로입느라 혁대를 추스르고 옷매무새를 바로 잡는다.

쓰레기봉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운전석에 앉아 기분좋게 시동을 건다.

자동차전용도로에 진입하고나서 오른손으로 조수석 휴대폰을 찾는데 늘 집히던 것이 안보인다.

이어폰줄만 있다.

갓길에 세우고 조수석바닥과 등산복주머니들 그리고 륙삭안까지 뒤졌으나 없다.

순간, 스쳐가는 기억....자동차지붕...

내려서 자동차지붕을 보았으나 역시 없다.

주차장에서 후진으로 빼고 휙 돌려 출구쪽을 향했으니 미끄러운 경사가지고 미끄런자동차지붕에서 안 떨어질리 만무이다.

역시 평일이라 차량이 많지 않아 다행이다 싶어 중앙선차단이 없는 곳에서 불법유턴을 하였다.

빨리가야하고 그렇지만 주행하여 온 길바닥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과속도 할 수 없다.

제1주차장까지 오늘 길 바닥을 유심히 보았으나 없었으며 주차해 놓았던 곳 역시 없다.

좀 허탈하였다.

거기 카드와 마누라가 챙겨준 오만원짜리 두장도 있다.

무엇보다 휴대폰을 완전히 잃어버리면 연락처와 사진들...그리고...

생각이 점점 복잡해진다.

주차장 경비실에 사람이 보이길래 다가가서 자초지종을 말했다.

습득물이 오늘은 아직까지 없다고 하였으며 혹시 모르니 관리소와 지구대위치도 가르쳐 주었다.

“휴대폰 새겅교?”

“그렇지는 않은데요 한2년 다됐는데...”

“중요항거 들었심껴”“

“아...카드두장과 현금오만원짜리 두장을 끼워 놓았어요.”

“아...거..현금이 들었으마 거기 좀 그런데여...일단 관리소에도 가서 신고하고요..지구대도 가보소..”

“저 죄송하지만 전화 한번 걸까하는데 휴대폰한번 빌릴 수 없으까요?”

“아..여 있심더...”

마누라에게 걸었다.

“아이고 벌써 몇 번째 잃어버리는 거에여?”

“아..그 기 차지붕에 올려놓고 쓰레기버리고 와서 깜박 했나봐...”

“어쨋든 카드정지는 내가 시킬거니까...그분 전화로 한번 걸어봐요. 받는지 어쩔는지...”

경비아저씨 전화로 내 휴대폰번호 눌러 걸었으나 신호는 가는데 안 받는다.

관리소 들르고 지구대 습득물까지 문의 하였으나 소용 없었다.

공중전화박스를 찾아서 계속 걸었으나 받지 않는다.

좀 야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차장과 노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은 누군가 습득하였음을 의미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자책감이 든다.

택시안에 두고 내렸을때는 기사님이 다행히 받아 찾을 수 있었다.

그때는 득달같이 달려 그 택시기사님께 90도 각도로 절하고 곱게접은 2만원을 드리기도 하였다.

버스에 두고 내렸을때엔 택시타고 다리건너 법원쪽 아래의 버스종점버스회사까지 가서 찾은 적도 있었다.

그때엔 여직원에게 현금드리기도 무엇해서 비타5백 10개들이 두박스를 들고 갔었다.

술집에 두고 온 경우는 대개 바닥에 떨어트리고 깜박하곤 그냥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쥔장이 휴대폰을 잘 모셔둔다.

근데 이번 경우는 예감이 그리 좋지 않다.

약정이 한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갑형케이스에 넣고 사용한터라 외장은 깨끗한 편이었다.

새로 휴대폰을 마련한다해도 연락처들은 어떻게 다시 입력하냐......여기저기 다니면서 좋은배경들 골라 찍은 사진들은....

막막하였다.

집에 돌아와서 손자놈 전화로 걸었더니 휴대폰 전원이 꺼져있습니다란 멘트가 나온다.

음....틀렸구나...

퇴근한 딸에게 분실하였다는 말을 하였다.

전화를 받지않는다는 말과 지금은 전원이 꺼져있다고 하였다.

딸은 판단이 빠르고 정확한 편이며 상대를 배려하는 타입이다.

“약정도 한달 남았으니 위약금도 없고하니 신경쓰지 마세요. 아빠....대리점 가실래요 아니면 제가 인터넷으로 쌈직한거 사드릴까요?”

아...그나저나 그 사진들.....연락처들....휴대폰이 문제 아니고 그 것이 문제이다.

문경새재를 가게되면 주차장쪽만 보아도 대단히 섭섭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