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손을 떠난 돌이 19로의 어느 한점을 향하여 달려간다

나의 온갖 상념을 담아 어느 한점을 향했지만

그 한점을 차지하므로 본인의 의사는 끝이고 뜻은 선을 따라 움직인다

뛰거나 벌리거나 붙이거나 젖이거나

결국 진실은 선으로 이어진다.

바둑이. 

인생이 그렇게 내 의사가 못 박은 듯 결정 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구나.

나로서.

한점의 돌로서 정체 되는 것이 아니라 나 아닌 것에 의해서

나를 알게 하고 상대를 알고 그렇게 부대끼며 움직이는 것이었구나...!!

그런데 나는 왜.? 여태 그 사실을 몰랐을까. ?

나 스스로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정작은 나 아닌 것에 의해서 움직여 왔던 것을.

그동안 돌처럼 살아왔구나.

오직 한 점만 의미만 부등켜 안은 나는 그냥 그런 돌이었구나

바둑이 인생이 혼자서는 그냥 점일 뿐인 걸.

그 주체가 무엇이든 간에.

그렇게 나는 한 점 한점 놓으면서 한판의 바둑을 두어왔고

하루하루를 모아서 인생을 살아왔구나.

돌들이 속삭인다

우리가 무슨 뜻이 있겠나.

그저 임의 뜻대로 움직여 그 결과만 보여줄 뿐이라고.

그렇다.

나의 어리석은 상념과 무지는 19로에 던져지는 돌뿐이었구나.

그러나 애기가로서 훗날 어리석은 그 한점도 사랑할 수 있기를.

요석이든 사석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