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내용으로 보면 안보실장 교체는 블랙핑크 공연 때문이 아니다

▷박지원 : 그만큼 보안이 중요한 겁니다. 거듭 말씀드렸지만 22년 전에도 김대중 대통령과 대북특사였던 박지원은 필담을 했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윤석열, 특히 안보실 등 주요부서는 보안을 철저히 해야 되고 그 감시를 해야 된다. 그렇지만 도청의 기술은 미국이 최고이고, 또 미국에서 우리한테도 많이 전수를 해 줍니다. 이 보안을 잘해야 된다. 만약에 러시아나 중국에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면, 또 북한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하는데요. 저는 여기에서 제가 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김성한 안보실장과 외교안보 라인이 왜 교체됐는가 하는 것은 나는 블랙핑크, 또는 레이디 가가 공연 때문이 아니다.

김어준 : 아, 이 지금 유출된 것까지 연결해서 지금 생각하시는?

▷박지원 : 저는 그렇게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 측에서도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질 바이든 여사가 제안을 했다고 하면 우리가 이렇게 안 했다고 하면 무슨 말이 나와야 돼요.

김어준 : 그렇죠.

▷박지원 : 안 나오는데 김성한 안보실장이 해임된 후로 그러한 인터뷰를 했더라고요. 자기가,

김어준 : 미국 가서.

▷박지원 : 자기 카운터파트인 미국 NSC의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하고 이 공연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얘기도 없었다.

김어준 : 음, 그러니까요. 그렇게 중요한 거였으면 그때 말했을 텐데.

▷박지원 : 그렇죠. 당연히 해야 되는 거죠. 그 정상회담을 두 분이 논의하니까.

김어준 : 그러니까 중요 의제가 아니었다는 얘기죠.

▷박지원 : 전혀 안 했다. 한 번도 안 들었다. 아, 이거를 보고 나는 또 다른 선에서 움직이지 않았는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김어준 : 그런데 그게 지금 이 유출된 미국 언론이 보도한 대화 내용을 보면 하필 그 경질되거나 사표 낸 두 사람이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무기 수출에 대해서 유보적이란 말이에요, 두 사람 다.

▷박지원 : 그렇죠. 바로 그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가 계속 얘기하는 게 미국에 공짜 점심이라는 게 없다. 이번에 국빈방문 한다고 굉장히 자랑을 하지만 미국 가셔서는 첫째, 경제적으로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문제가 해결돼야 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지난 3월달에 나토 사령부의 사무총장이 한국에 왔고, 같은 시기에 미국 오스틴 국방장관이 와가지고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해 달라, 이거를 요구를 했단 말이에요.

김어준 : 요청을 했다는 말이죠. 예.

▷박지원 : 예. 그런데 지금 러시아 관계를 생각하면 우리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김어준 : 그렇죠. 살상무기는 수출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원칙인데,

▷박지원 : 안 하게 돼있죠.

김어준 : 예, 원칙인데.

▷박지원 : 그런데 미국에서는 계속 요구를 하고. 저는 그러한 움직임이 전에부터, 1월달부터 계속 요구를 한 것을 알고 있는데 국빈방문을 하고 굉장히 큰 점심을 줄 것 같아서 아, 이거다. 그렇게 했는데 역시 그 김성한, 이문희 국방비서관 이 사람들은 무기 공급을 해서는 안 된다.

김어준 : 그런 입장이죠.

▷박지원 : 만약에 가서 한미정상회담에서 주고 오면 난리가 난다,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김어준 : 네. 그러니까 김성한 비서실장도, 그 외교비서관도 두 사람 모두 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단 말이죠.

▷박지원 : 그렇죠.

김어준 : 그런데 그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그 최근에 둘 다 관뒀잖아요.

▷박지원 : 그러기 때문에 저는 미국에서,

김어준 : 그래서 지금 그거를,

▷박지원 : 블랙핑크, 레이디 가가, 나오지도 않은 얘기를 비선에서 흘려가지고 헷갈리게 하고. 사실은 이 두 사람이 만약에 현직에 있고, 한미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문제가 되지 않느냐. 그래서 저는,

김어준 : 미국이,

▷박지원 : 이거를 흘려가지고 오히려 두 사람을 쫓아냈지 않느냐. 그런데 저는,

김어준 : 그런 의심을 하신다는 거죠?

▷박지원 : 예. 이제 이게 도청이 된 건 사실이고,

김어준 : 사실이니까.

▷박지원 : 그 사실이고, 이거를 지금 한미동맹을 깰 수도 없는 거예요. 이거는 해서는 안 돼요. 그러나 우리가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에 강력한 항의는 하지만 그 이상 외교 문제로 번져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미 국무성 발표도 그렇고 그 백악관의 전략소통관의 발표도 그런 거예요.

김어준 : 그래도 우리는 항의는 해야죠, 일단.

▷박지원 : 항의는 당연히 주권국가가 강하게 해야죠.

김어준 : 그런데 지금 항의도 안 하니까.

▷박지원 : 지금 저렇게 물렁하게 말이죠, 미국 눈치 보면 이거는 일본한테 당하고, 또 이거는 아니에요. 그렇지만 한미동맹 관계는 우리가 지키면서 한미정상회담도 해야 되는데, 이거를 잡아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의 요구가 있을 때는 단호히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

김어준 : 음, 이거를 지렛대로 삼아서 오히려.

▷박지원 : 그렇죠. 지렛대로,

김어준 : 지금 미국 변명해 줄 게 아니라,

▷박지원 : 아, 그렇죠.

김어준 : 미국이 약점 잡혔으니까 그거를 이용해야 된다는 거잖아요.

▷박지원 : 네, 그렇죠. 그래서 저는 한일정상회담 때 사과도, 강제징용 문제도 풀었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세게 후쿠시마 농수산물 절대 수입하지 않는다, 직접 해서 공격을 하면 오히려 우리 국민감정이 조금 완화되는데, 이번에도 도청 당한 것을 우리 국민들은 기분 나빠요. 안 돼요, 주권국가가. 그러기 때문에 전화위복의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절대 무기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사실상 김성한, 이문희 비서관은 그런 얘기를 잘했다, 저는 그렇게 봐요, 역설적으로.

김어준 : 그러니까 지렛대로 쓰자는 건데, 그런데 이제 그거, 그런 외교 머리가 있을까요? ▷박지원 : 아니, 그러니까 제가 가르쳐주잖아요. (웃음)

김어준 : (웃음) 지금까지 한 거를 보면 최소한의 외교 머리도 없는 것 같은데. 그리고 지금 방금 말씀하신 안보실장과 외교비서관이 같은 시기에, 거의 같은 시기에 동시에 날아갔는데 공교롭게도 이 사람들이 미국의 정책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안보실의 핵심 멤버였단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