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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되고 4월이면 티비에선 방송국마다 제주4.3관련프로들이 방영된다. 내일이 4월3일다.
꽤 오래전이다. 환갑기념으로 제주도를 갔다. 렌트카회사에서 보낸 렌트카 소나타가 공항렌트카 대기소에 대기하고 있었다. 주행거리 천킬로 채 안되는 새차였고 시트커버냄새가 진했다. 제주평화공원은 잘 단장 되어 있었다. 쟈료와 사진들 그리고 동영상들.....재연해 놓은 한라산동굴들과 사살당한 시체들.... 울컥치미는 감정은 자료실을 나올때쯤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학살을 거부한 문형순 당시 제주경찰서장과 무장대총책 김달삼과의 평화회담을 벌인 제9연대장 김익렬중령의 스토리를 보고 가슴이 뜨거워지며 한편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무장대와 연관된 모든 제주군민을 사살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문형순 당시제주경찰서장은 거부했고 그는 끝내 자리에서 쫒겨났다. 죄가 있으면 수사와 조사 그리고 재판절차를 거쳐 처벌해야함은 상식이다. 군민소요의 발단은 기마경찰의 말굽에 어린아이가 밟혀 죽었고 경찰은 조사는커녕 사건을 무시해 버렸다. 군민들은 들고 일어났고 조병옥을 비롯한 고위층들은 소요를 일으킨 군민들은 공비와 내통한 무리인바 사살명령이 내려졌다. 문형순경찰서장은 그 것을 거부 했다. 제9연대장 김익렬중령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지 않는 상황을 만들기위해 한라산의 무장대총책 김달삼과 평화회담을 하였다. 김달삼은 말했다. “당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소?” 김익렬중령은 대답했다. “나를 믿지 못하겠다면 내마누라를 인질로 당신들에게 보내겠소.” 회담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오라리란 곳에서 큰불이 났고 당국은 공비들의 방화로 몰아갔으며 우여곡절 끝에 합의 되었던 토벌대와 무장대의 평화회담의 결과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만주사변의 단초를 만든 일본놈들의 노구교사건과 월남전의 신호탄이된 미국에 의한 통킹만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경찰은 무장대의 방화로 몰아갔지만 수년이 흘러 전쟁이 끝나고나서 서북청년단과 대동청년단의 만행임이 사실로 판명되었다. 김익렬중령은 출세와 영달의 기회보다 어린이와 노인들이 포함된 무고한 학살을 피하고자 최선을 다하였다. 제주4.3사건의 현장에서 동족살상보다 상생도모를 위해 헌신한 문현순당시 제주경찰서장과 제9연대장 김익렬중령 두분이 있어 다소나마 위로가 되었지만 평화공원을 나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였다. 다음코스인 사려니숲길을 마누라와 걷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역사의식이 옅은 마누라는 숲속 여기저기 보이는 예쁜부유석을 찾기 여념 없지만 출세길이 보장된 상부명령보다 참인간이고자 하였던 두분의 사진잔상과 고귀한 인간상이 내내 머리에 어른거렸다. 그 때도 지금처럼 따스한 봄의 4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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