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경찰서 최반장과 토끼머리 

[ 아래 글은 순수 픽션입니다. ] 

용산경찰서 최반장은 삼일째 거의 밤을 새우며 이태원 압사사건을 수사하는 중이다.

수십년째 이번 인파만큼 모여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할로윈이나 X-마스를 즐겼는데 뭔가 의심스러웠다.

그 해말통 골목 인파도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인근 cc-티비나 행인들 핸드폰 동영상 수십개를 분석해 보아도 단서가 쉽게 나오지 않았고 국민들은 서서히 경찰책임론으로 기우는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박형사가 뭔가를 들고 다가왔다.

“반장님,이거 좀 보시죠.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평소에도 촉이 좋은 박형사가 말했다. 그 핸드폰 영상을 살펴보니 흐리긴 해도 뭔가 수상했다.

겹겹이 뒤엉킨 젊은 군중들 한가운데에서 키가 큰 검은 잠바를 입은 이삼십대 청년이 뭔가 분사기로 뿌리는 동작이 보였다. 한 번이 아니라 내리막길 앞쪽 방향으로 두 손을 들고 오른 손으로 네 차례나 뿜었는데 야간인데다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축제를 즐기며 허공에 향수나 샴페인을 뿌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모션이다.

얼굴이나 손에 든 분무기는 거의 식별이 어려웠고 흔들리던 동영상은 곧 끊어졌다.

최반장은 즉시 사후 현장에 투입되었던 이범석의사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 인터뷰 내용은 

“환자들 얼굴이 창백했고 맥이 안 잡히고 호흡이 없었다.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얼굴에 코피같은 출혈이 있었다.

내가 보던 대여섯분이 모두 점점 복부가 팽창하는 게 보일 정도였고 이미 사망한 환자들도 복부 팽창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최반장과 박형사가 함께 “밀어 밀어” 라고 하면서 건장한 남성 대여섯명이 위쪽에서 내리막길 방향으로 물리적 힘을 가한 시간과 분사기 동영상 시간을 비교하니 놀랍게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등에 소름이 돋았다.

“박형사, 토끼머리 신병은 알아냈나? ” 

“예 반장님 . 인적사항 확보하고 통신조회와 계좌추적 중입니다. 

행방은 아직 못 찾았습니다.”

이 대형 참사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 댓글 10개 이상이면 다음 편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