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여성 기우들의 맏언니고 고향 집 형수 같은 분

20여 년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순박한 얼굴에 해맑은 웃음은 보는 순간 정겨움으로 두 손을 마주 잡는다.

바둑을 모르지만.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했던 분.

부군과 함께 방방곡곡 기우들의 모임에 열정적으로 동반하셨고

온라인 보다는 오프에서 더 알려진 분이었다.

행복의날개.

그분이 오늘 유명을 달리하셨다.

많은 분 들을 떠나보낸 오로지만 안타까움이 더한 것은 왜일까.

수십 번을 만났지만 늘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셨는데.

둥근달이 아직 귀퉁이도 일그러지지 않은 이 좋은 날 가시다니.

내가 술꾼이라고 양반 자세로 앞에 앉더니 초저녁에 쓰러뜨리셨던분.

말없이 궂은일 도맡아 하시며 몰래 맛난 것 챙겨 주시던 분.

좋은 기억이 많았기에 더 안타까움과 허탈감이 밀려온다.

부디 영면하시라.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