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당 유순은 조선 개국공신 유만수 대감의 고손으로, 앞날이 창창했다.

성종 때 도승지가 되어 일했다

연산군 생모 폐비 윤씨를 죽이기로 결정하고, 사약을 도승지가 들고 가기로 결정됐다.

그는 괴로워 한다.

훗날 연산이 왕이 되면, 우리 집은 결단난다.

이일을 어찌 할꼬

퇴근해 집에 와서도 괴로워 한다.

저녁을 먹고 괴로워 하는데. 파주 본가에서 종자가 달려왔다.

대감마님, 대부인께서 호랑이에 물려갔습니다.

뭐라고?

저녁을 먹고 대부인께서 마루에 있는데, 큰 호랑이가, 담을 뛰어넘어 대부인 마님을 물고 갔습니다

어.....불행이 겹치는 구나

대궐로 달려가

전하 호랑이가 파주본가에 와서 집사람을 물고 갔습니다

초상을 치고 오겠습니다.

그러시오

그리하여 사약은 승지 이세좌가 들고갔다

훗날 이 일로 이세좌는 집안을 망쳤다

파주 본가에 가니 부인은 집에 있었다

여보

대감

호랑이가 물고 갔다더니?

예, 그랫지요. 저녁을 먹고 마루에 있는데, 큰 송아지만한 호랑이가 담을 뛰어 넘어 들어오더니, 내 옷을 물고 달립디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라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나무를 붙잡고 버티니, 몇 번 당기다 놓고 갑디다. 그래서 멀리 불빛만 보고, 넘어지며 긁히며 집까지 왔습니다. 호랑이가 옷만 물어서 상처는 없고, 긁히고 넘어진 찰과상만 있습니다.

조상이 도우셨구나

우리집은 살았다.

그 뒤 그는 영상에 올랐다

중종때 또 영상에 오르니 두 번이나 영상을 지냈다.

그날 호랑이가 대부인을 안 물고 갔더라면,

노포당 집안은 망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