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피곤할 때 적(敵)에 대한다

바위의 아량이다

날이 흐릴 때 정신의 집중이 생긴다

신(神)의 아량이다

그는 사지(四肢)의 관절에 힘이 빠져서

특히 무릎하고 대퇴골(大腿骨)에 힘이 빠져서

사람들과

특히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련을 해체(解體)시킨다

시(詩)는 쨍쨍한 날씨에 청랑(晴朗)한 들에

환락(歡樂)의 개울가에 바늘돋친 숲에

버려진 우산

망각(忘却)의 상기(想起)다

성인(聖人)은 처(妻)를 적(敵)으로 삼았다

이 한국(韓國)에서도 눈이 뒤집힌 사람들

틈에 끼여사는 처(妻)와 처(妻)들을 본다

오 결별의 신호여

이조시대(李朝時代)의 장안에 깔린 개왓장 수만큼

나는 많은 것을 버렸다

그리고 가장 피로할 때 가장 귀한

것을 버린다

흐린 날에는 연극(演劇)은 없다

모든게 쉰다

쉬지 않는 것이 처(妻)와 처(妻)들뿐이다

혹은 버림받은 애인(愛人)뿐이다

버림받으려는 애인(愛人)뿐이다

넝마뿐이다

제일 피곤할 때 적(敵)에 대한다

날이 흐릴 때면 너와 대한다

가장 가까운 적(敵)에 대한다

가장 사랑하는 적(敵)에 대한다

우연(偶然)한 싸움에 이겨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