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키호테는 풍차를 거인으로 생각하고 돌격 앞으로 했다가 풍차 날개에 부딪혀 쓰러졌고, 보궁이는 진회숙의 말 중 윤석열의 구둣발을 뜻한 ‘이런 짓’을 합성사진으로 잘못 알고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다가 장렬하게 전사할 운명에 처했다.

사실 나는 누나 진회숙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대한 진중권의 인신공격성 글에 실망이 적잖았다. 아무리 할 말이 있다하더라도 그래선 안 될 일이었다. 이에 대한 반박성 입장표명을 한 진회숙의 포스팅에는 485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진중권을 성토하거나 진회숙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글들이다. 남매의 화해를 권유하는 댓글도 많았다.

긴 글 중에서 진회숙은 합성 사진일 것이라는 말은 일종의 반어법이라고 언급했다. 수많은 댓글 중에 보궁이마냥 그게 무슨 반어법이냐고 대드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반어법에 충실한 표현임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보궁이는 왜 돈 키호테 마냥 나 홀로 윤석열 쉴드 쳐준 것이라고 난리블루스를 추는 것일까? 이게 내 의문이었는데 이제 비로소 풀렸다.

윤석열 구둣발을 캡처한 사진을 첨부한 포스팅에서 진회숙은 이렇게 썼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짓은 절대로 할 수 없다. 합성사진일 거야.』

보궁이는 지난 글 <양심이 실종된 검은아이>에서 진회숙의 말 ‘이런 짓’은 합성사진을 의미한다고 했다. 하여 내가 다음 반박 글 <우리 보궁이가 헤까닥 했어요>에서 “진회숙이 말한 ‘이런 짓’은 합성이 아니라 ‘윤석열의 구둣발’이다. 이 최강꼴통 등신아!”라고 참교육을 시켰다. 이때 만해도 사실 나는 보궁이 잠시 헷갈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보궁이는 어제도 진회숙 말 중의 ‘이런 짓’을 사진합성이라고 해서 나를 깜짝 놀라게 했고 동시에 의문이 풀렸다. 처음부터 보궁이는 그리 알고 반미치광이 몰골을 하고서 진회숙이 윤석열을 쉴드친 것이라고 날뛰었던 것이다. 반어법이 아니라고 땅바닥에 드러누워 양발 차기하는 얼라마냥 생떼를 쓴 거다.

진회숙의 말 ’이런 짓’을 보궁이의 생각대로 ‘사진합성’으로 대입하면 진회숙의 말은 이렇게 우스꽝스럽게 된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사진합성은 절대로 할 수 없다. 합성사진일 거야.』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사진합성은 절대로 할 수 없다고 해놓고서 합성사진일 거라니? 이게 자연스럽게 성립할 수 있는 정상적인 문장이냐?

진회숙은 저 말에 앞서서 “어떻게 사람이 앉는 자리에 구둣발을 올려놓을 수 있느냐”고 했다. 이어서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짓은 절대로 할 수 없다”고 한 것이므로 ‘이런 짓’은 윤석열의 구둣발과 연결된 것이다. 진회숙이 말한 ‘이런 짓’은 사진합성이 아니라 윤석열의 구둣발인 거다.

‘이런 짓’에 윤석열의 구듯발을 대입하면 이렇게 된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사람이 앉는 좌석에 구둣발을 올려놓는 짓은 절대로 할 수 없다. 합성사진일 거야.』

윤석열의 행위를 비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반어법을 사용한 진회숙의 포스팅인 것이다.

보궁이의 난데없는 발작에 대한 진단서가 나왔다. 이 사태는 보궁이의 형편없는 문해력이 낳은 참사다. 빵점짜리 문해력이 빚은 비극이다.

처방전은?

자기 돌대가리에 셀프로 꿀밤 세 번 이상 주면 된다.

효험은 장담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