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라운드 3경기> 충북 제일화재 vs 경기 한게임
<제3국> 조훈현 9단 vs 원성진 7단(백) - 188수 끝, 백불계승
<제4국> 이세돌 9단 vs 안조영 9단(흑) - 299수 끝, 흑불계승
절박함이 쓰러져가던 한게임을 일으켜세웠다. 이번 경기마저 진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접어야 했던 한게임. 1위 제일화재와는 분위기가 180도 달랐기에 오늘 승리의 축배를 들 수 있었다.
첫날 대국에서 1 : 1이 되어 우열을 가리지 못한 한게임과 제일화재는 대회 이튿날인 9월20일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게임은 원성진과 안조영 ‘투톱’을 이번 경기의 승부수로 내보내 뜻을 이루었다.
먼저 원성진 선수가 9월20일 저녁7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10라운드 3경기 3국에서 제일화재 조훈현 선수에게 시종 밀리면서 승리를 내주는가 싶었다. 허나 막판 상변 상대진영에서 큰 수를 내고 단숨에 역전을 이끌어냈다.
두 시간 뒤에 이어진 4국에서도 한게임 안조영 선수가 천하무적을 자랑하던 제일화재 이세돌 선수를 맞아 불계승을 거둬, 한게임이 종합전적 3 : 1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어제 첫판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한게임은 2, 3, 4국을 내리 이기며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한게임은 리그성적을 5승5패로 바꿔, 7위에서 5위로 두 단계 뛰어올랐다. 영남일보로부터 1위 자리를 넘겨받은 제일화재는 이날 패해 다시 2위로 떨어졌다. 리그 성적만으로는 여전히 공동1위인데, 개인 성적에서 한판 뒤진 탓이다.
제일화재로서는 아쉬움이 컸던 하루였다. 3국에서 조훈현 선수가 다 이긴 바둑을 막판 실족으로 패해 어이없던 상황에서 1지명 이세돌마저 안조영에게 덜미를 잡혀 힘없이 무너진 탓이다.
▲ 초반 이세돌 선수(왼쪽)가 우하귀에 착점을 하고 있는 장면.
이날 대국 전까지 이세돌 선수는 바둑리그에서 8전 전승으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반면 안조영 선수는 고작 4승3패.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승부를 반반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그 이유는 상대전적에서 오히려 안조영 선수가 한판(8승7패)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흑을 잡은 안조영 선수는 우하귀에서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한 착상으로 반상을 흔들었다. 싸움을 즐기는 이세돌 선수도 이에 질세라 강하게 맞서갔다. 이처럼 초반부터 거칠게 출발한 바둑은 막판까지 큰 전투가 벌어지면서 좀처럼 승자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포성이 멈춘 뒤로는 안조영 선수가 약간 앞선 가운데 끝내기 승부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이세돌은 좁히지 못해 돌을 거두고 말았다.
▲ 원성진 선수가 조훈현 선수에게 이겨 분위기가 상승되었다.
제일화재 이홍열 감독은 ‘전기리그에서 한게임에게 진 빚을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갚으며 자력으로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출사표를 내던진 바 있다. 실제로 이번 경기를 이겼으면 8승2패가 되어 포스트시즌에 사실상 진출했다고 볼 수 있었다.
이제 10라운드도 마지막 경기만 남았다. 6위 울산 디아채와 7위 광주 Kixx의 대결. 두 팀 모두 4승5패에서 오늘 한게임처럼 5승을 노리는 처지다. 이제 정규리그가 4라운드밖에 남아 있지 않았는데도, 아직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
이는 선두그룹이 주춤거리는데다가, 중위권이 ‘도토리 키 재기’ 식의 성적 그래프를 그리고 있어서 최하위 대방 노블랜드를 제외한 7개팀 모두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가위 연휴에 벌어지는 10라운드 4경기에서 어느 팀이 팬들에게 미소를 지을 것인가. 첫판은 9월21일 밤9시에 Kixx의 김기용 선수 vs 울산 디아채의 박승화 선수의 대결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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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한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