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2연승을 거둔 신성건설은 다음날 이어진 3국마저 쓸어 담아 제일화재를 3 : 0으로 따돌리고 대망의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2월15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 3국에서 신성건설 목진석 선수가 제일화재 진동규 선수를 맞아 백으로 불계승을 거둬,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맞붙은 목진석과 진동규는 공교롭게도 또 다시 승부를 결정짓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진동규 선수로서는 설욕전을 겸한 일전이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중반이 무르익기 전까지 백을 잡은 목진석이 바둑을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중앙 몸싸움에서 목진석 선수가 너무 강하게 흑돌을 몰아붙이는 바람에 진동규 선수에게도 기회가 왔다. 공격하던 백돌을 거꾸로 잡는 망외의 수확을 올린 진동규는 그러나 목진석이 이내 냉정을 되찾는 바람에 미세한 승부로 좁히는 데 그쳤다.
국후 목진석은 "비록 중앙을 죽였어도 충분히 둘 만했다. 오히려 그 뒤에 좌하귀 공격에서 더한 실수를 저질렀다. 다행히 진동규 선수가 제대로 응징하지 못하고 끝내기에서 실수를 해 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총평.
검토실에서는 무엇보다 막판에 몰려 있는 진동규가 심리적으로 기세를 탄 목진석의 기에 밀려 쉽게 무너졌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14년전에 이창호 9단이 세운 연간최다승(90승) 기록을 이미 경신한 목진석은 이날 승리로 92승을 기록했다.
▲ 신성건설 팀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포스트시즌에 유일하게 연속 진출한 제일화재는 3위로 만족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해 4위에서 한단계 올라간 성적이다. 제일화재 이석원 대리는 일전에 "사장님께서 팀이 한단계씩 올라가는 게 홍보에 더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전하며, "그러나 사장님은 TV 시청이 힘든 지방에 가시더라도 피씨방에 들러 바둑리그 결과를 직접 확신하실 정도로 열성팬이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올해 목표가 3위였다'는 제일화재 이홍열 감독은 시종일관 유리했던 2국을 끝내기에서 역전패 당한 2국을 못내 아쉬워했다. 이감독은 이어 "지금 심정은 솔직히 시원섭섭하다. 팀이 진 것 자체는 억울하지 않다. 다만 이세돌 선수를 전진 배치해 최강 오더로 신성건설과 맞붙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중국리그에 출전한 이세돌 선수는 류싱 7단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 승리의 주역 목진석 선수가 활짝 웃는 가운데 건배하는 모습.
승리를 이끌어낸 신성건설 양재호 감독은 뒤풀이 자리에서 "어제 경기가 1 : 1이었다면 5 : 5 승부가 됐을 것이다."고 말한 뒤 "솔직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때보다는 덤덤하다. 돌이켜 보면 정규리그 수원투어가 최대 고비였다. 그 뒤로 3연승을 거둔 덕분에 2위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그때가 너무 기뻤고 이제 우승까지 가능하겠구나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남일보와의 결승전은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좋은 승부'라고 짤막하게 대답. 지난해 골찌팀이었던 영남일보는 올해 정반대 성적으로 당당하게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바 있다.
정규리그에서 1 : 1를 기록했던 이들 두 팀은 2억5천만원의 우승 상금을 놓고 3차전 대결로 승부를 가린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동안 1차전을 거쳐, 22, 23일 양일간에 2차전을 벌일 예정이다. 여기서 승부가 가려지지 않으면 28∼30일 3차전으로 이어진다.
특히 2차전은 22일 토요일에 1, 2국을 소화한 다음 23일에 포스트시즌 이벤트 행사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 4, 5국을 차례로 진행한다. 오후 2시부터 KB국민은행 고객 초청 프로기사 200명 지도다면기 행사에 많은 바둑팬들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바둑리그 공식 홈페이지(http://www.kbleague.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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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바둑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