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국> 이창호 9단(흑) vs 유창혁 9단 - 177수 끝, 흑불계승
<제2국> 조훈현 9단(백) vs 한상훈 3단 - 258수 끝, 백불계승
Kixx가 마침내 목마른 1승에 입을 맞추려나?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에 참여한 8개팀 중에서 유일하게 1승 고지를 넘지 못한 Kixx팀이 12일 벌어진 5라운드 3경기에서 강호 월드 메르디앙에 2연승을 거두며 뜻을 이루기 일보직전에 놓였다. Kixx 이창호와 조훈현 선수는 월드 메르디앙 유창혁과 한상훈 선수를 각각 불계로 물리치고 팀 1승을 향한 힘찬 출발을 알렸다.
지난 라운드에서는 '조-이' 사제의 승리에도 바라던 1승을 달성하지 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만든 Kixx. 그러나 이번에는 사제가 선봉에 서서 두판을 쓸어담아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남은 세판 중 딱 한판만 더 보태더라도 염원의 1승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
Kixx vs 월드 메르디앙의 5라운드 3경기.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저녁7시에 시작한 1국은 '이-유'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끌었다. 전성기 때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맞붙었던 그들이다. 하지만 어느새 세월이 흘러 이들의 명국을 감상하기란 가물에 콩나듯 힘들다.
바둑은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향해 역으로 선전고포라도 하고픈 심정이었을까? 흑을 잡은 이창호 선수는 세 번째 수에서 잠시 멈칫하다가 대각선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바둑은 전반적으로 흑을 잡은 이창호 선수가 괜찮았다는 평. 나중에 백(유창혁)이 역전할 기회가 있었다. 유창혁 선수는 국후 인터넷 중계실에서 아래 <참고도1>을 보여주며 혀를 끌끌 찼다. 실전 백140으로 <참고도1> 백1이었으면 바둑을 지지 않을 것이라는 감상. 초읽기에 몰리는 바람에 아래 위 흑돌이 연결된 것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이런 유창혁의 감상은 맞았다. <참고도1>은 흑도 최강으로 버틸 경우인데, 흑이 안되는 싸움이다. 따라서 흑6으로는 백을 살려주고 자신도 살아야 한다.
▲ <참고도1> 유창혁 선수가 국후 인터넷 중계실에서 그린 그림.
▲ <참고도2> 박정환 선수가 입력해 준 수순이다.
결국 흑은 <참고도2>처럼 중앙과 귀의 연결을 막을 수 없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래 흑도 살 수 있다. 다만 그냥 서로 살아서는 흑의 비세라는 게 검토실의 중론. 그렇다고 계속 흑을 통째로 잡으러가기는 힘들다.
박정환 선수가 그려준 <참고도2>에 따르면, 흑이 끝까지 저항하면 백27까지 왼쪽 흑돌이 떨어진다. 그래서 도중 흑16으로는 하변에 가일수 해야 하고, 그 틈에 백 대마는 살아간다는 것. 그렇다면 집으로는 백이 괜찮다는 설명이다.
이날 승리로 이창호 선수는 바둑리그에서 2연승(총 2승3패)을 달리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반면 2007한국바둑리그 사나이로 불린 유창혁 선수는 1승4패로 부진하다.
제자에 승리에 힘입어 2국에서 거물 신예 한상훈을 제압한 조훈현 선수는 이례적으로 검토실에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1국에 출전하는 것으로 착각했다고 둘러댔지만, 동료들은 '쑥쓰러우니 그렇게 말씀하셨겠죠.'며 바둑황제의 응원에 무척 기뻐했다.
밤9시에 이어진 2국은 한마디로 조훈현 선수의 명국이었다. 마무리 단계에서 작은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잘나가는 신예 한상훈을 제대로 눌러준 한판이었다.
무엇보다도 서너 차례 맞붙은 중요한 전투에서 조훈현 선수는 한상훈 선수의 날카로운 예봉을 잘 막아냈다. 오히려 한상훈의 모골을 송연하게 만들 정도로 역습에 역습을 퍼부었다. 한상훈은 막판 좌상귀와 좌하 중앙 쪽에서 연거푸 패를 감행하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역전까지 잇지 못해 돌을 거두었다.
이로써 Kixx는 첫날 두판을 쓸어담아 마침내 바라던 첫승에 입맞출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내일 이어지는 세판 모두 만만치 않은 대진이라 조심스럽게 지켜볼 일이다.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월드 메르디앙이 질 경우, 4위까지 밀려날 수 있다. 월드 메르디앙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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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플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