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국> 김기용 4단(백) vs 유창혁 9단 - 257수 끝, 흑9집반승
<제2국> 백홍석 6단(흑) vs 원성진 9단 - 243수 끝, 흑불계승
지난 6라운드에서 영남일보에 참패를 당해 꼴찌까지 곤두박질친 울산 디아채가 또 다시 위기에 처할 뻔했다.
10일 벌어진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7라운드 3경기에서 2승4패의 울산 디아채는 4승2패의 경북 월드 메르디앙을 맞아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월드 메르디앙에게 첫판을 내준 울산 디아채는 2국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저녁7시에 먼저 열린 1국에서 월드 메르디앙 유창혁 선수가 울산 디아채 김기용 선수를 맞아 흑으로 9집반을 남기며 여유있게 팀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지난해와 달리 바둑리그에서 부진한 유창혁은 이날 승리까지 2승4패로 전기리그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올해 신인왕에 오른 김기용 선수는 1승도 못 올린 채 전기리그를 끝내 팀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들은 양팀에서 3지명으로 뽑은 선수들이다.
울산 디아채로서는 다행히 밤9시에 이어진 2국에서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1지명 백홍석 선수가 상대팀 1지명 원성진 선수를 흑불계로 제압하고 팀을 위기에서 건져올렸다.
관심을 모은 양팀 1지명끼리 대결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백홍석보다는 원성전의 손을 들어주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백홍석은 최근 바둑리그에서 2연속으로 진데다가 최근 둔 10경기에서 반타작도 못 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반면 원성진은 중국바둑리그에서 전승, 한국바둑리그에서 5승1패로 거의 무패를 자랑하고 있는 바둑리거. 게다가 며칠전 천적 구리마저 한중 천원전에서 시원하게 넉다운시키는 등 물이 오를대로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 다른 팀 선수들도 흥미진진하게 2국을 검토하고 있다.
허나 이날 백홍석한테 원성진은 한순간의 실족으로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초반에는 집짓기 양상의 밋밋한 흐름. 백홍석 선수가 포문을 열었다. 좌상귀 백진영에 뛰어들면서 갑자기 전투가 벌어졌고, 급기야 좌상 백대마(원성진)를 통째로 잡으러가면서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아슬아슬한 형국으로까지 돌변했다. 좌상귀에서 백84로 원성진이 실족한 탓이었다.
그 바람에 좌상귀 부근이 송두리째 백홍석 수중에 떨어졌다. 대신 원성진은 우상귀 흑돌을 잡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에 대해 바둑TV에서 해설한 김성룡 9단은 "이 바꿔치기는 백홍석 선수의 성공."이라고 평. 검토실 프로기사들도 크게 다른 의견을 내는 이는 없었다. 다만 이후 좌변에서 백홍석도 실수를 하는 바람에 차이가 다소 좁혀졌다. 그러나 역전으로 잇지는 못했다.
월드 메르디앙은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요한 일전이다. 게다가 이번 라운드를 이기면 1위 제일화재를 턱밑까지 쫓아갈 수 있다. 울산 디아채도 이번 라운드가 상당한 고비다. 지난해처럼 뒷심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괴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하는 산이다.
첫판을 내준 울산 디아채는 2국에서 백홍석 선수가 승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고, 첫날 승부의 8부능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던 월드 메르디앙은 아쉬움을 뒤로한채 집으로 향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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