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의 노련미가 발휘된 한판이었다.

3월 6일 영암군 월출산온천관광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53기 국수전 결승5번기 제1국에서 이창호 9단이 홍기표 4단에게 234수 만에 백 불계로 기분 좋은 선승을 거뒀다.

서로 단단한 행마로 맞서 팽팽한 균형을 이룬 중반, 흑의 빵따냄이 조금 발이 느리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이창호 9단의 생각은 달랐다. 이 9단은 흑의 하변 빵따냄이 좋아 초반에 자신이 불리해졌다고 생각했다는 것. 다만 흑이 이 바둑을 패한 것은 우하 방면 등 이후 몇 번의 실수가 더 컸다고 이9단은 밝혔다.

초반을 기분 나쁘게 시작한 이창호 9단은 그러나 , 흑이 중앙 백을 공격한 수에 손을 빼 우상 방면에서 가일수 하면서 집으로 앞섰다. 흑은 다소 집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두터운 수법을 계속 고집했다.

▲ 승리한 이창호 9단은 상대 홍기표 4단의 바둑에 대해 "두텁다. 공략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흑은 종반에 맹추격을 벌여 상당한 성과를 얻어 차이는 좁혀졌다. 하지만 이 9단이 종반 빈틈없이 마무리를 짓자 홍 4단이 결국 항서를 썼다.

이창호 9단은 통산 아홉 차례 국수를 거머쥔 바 있으며 2005년 이후 5년 만에 국수 탈환을 노린다. 결승 2국은 오는 3월 17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속개된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협찬하는 제53기 국수전은 우승상금은 4500만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6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