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범 3단이 농심신라면배 대표가 됐다.
2009년부터 4번 도전한 끝에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제4회 비씨카드배 우승자인 백홍석 9단과의 선발전 결승은 과연 수월치 않았지만, 노력파 이호범의 땀은 결실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기원 4층 본선대국실에서 열린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국내선발전 결승전에서 이호범은 24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가장 늦게 끝난 만큼 복기도 길었다. 이호범은 대국을 펼친 본선대국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 선발전 결승전 중 가장 늦게 끝났다. 어떤 내용이었나?
“(다짜고짜) 더 많이 강해져야겠구나 하고 느꼈다. 포석이 좋아서 여유 있게 두고 있었는데 조금씩 추격당하다가 역전까지 됐었다.
백홍석 사범님이 중앙에서 찌르는 수를 결행했더라면 내 대마가 죽고 결과도 바뀌었을 것이다. 백 사범님의 실수로 이길 수 있었다.”
- 그간 역대 농심신라면배를 관전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었나?
“죽 농심신라면배를 지켜봐 왔고 지난해 한국이 아쉽게 중국에게 져서 우승을 놓치는 장면도 봤다. 물론 대표가 되고 싶었지만 계속 실패하면서 대표라는 자리는 항상 나와 멀어 보이기만 했다. 꿈에 그리던 대표가 된 거다. 분명히 지금 이 순간 좋은 것 같긴 한데, 기쁨에 확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대표로서의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백홍석 사범님께 미안하기도 하다. 본선에서 성적을 잘 내서 미안함을 갚겠다.”
- 이번 선발전을 통해 가장 어려웠던 바둑은?
“오늘 결승전이 아무래도 긴장이 많이 됐다. 아침에 예감은 좋았다.”
- 몇 승을 목표로 삼았나?
“3연승이다. (왜 그렇게 정했나?) 왠지 내가 3연승을 거두면 한국이 우승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꼭 중국에 이기겠다.”
- 이동훈 초단과는 선봉을 다툴지도 모르겠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같은 양천대일도장 출신이라 이동훈 초단과는 자주 연구를 같이 한다. 농심신라면배를 대비하면서도 연구를 같이 하게 될 것이다. 월 수 목에 주로 만난다. 화 금은 충암연구회에 나가 실전과 연구를 한다.”
- 본선에선 어떤 기사들과 만나고 싶나?
“탼사오, 씨에허, 콩지에. (이유는?) 탄샤오 7단은 랭킹이 높고 씨에허 9단과 콩지에 9단은 침착하고 균형이 잡혀 있는 데다가 수읽기까지 세다. 나는 호전적인 스타일인데 그래서 더욱 맞붙고 싶다. (씨에허 9단은 지난해 중국 우승을 견인한 것을 의식한 건가?) 그렇다.
- 뜬금없는 질문이긴 한데, 이창호 9단은 진정 부진한가?
“실력 면에서 최고다. 랭킹 1위 박정환 9단에게 뒤진다고도 할 수 없다. 다만 초읽기 때 실수가 좀 나오는 것 같다. “
- 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만큼 대비도 든든히 할 것 같은데?
“중국 대표들이 확정되면 대표들의 기보를 빠짐없이 다 찾아서 연구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그들의 모든 기보를 말인가?) 그렇다.”
▲ 이호범(오른쪽)과 백홍석이 농심신라면배 결승전을 마친 후 복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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