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씨배 준결승에서 린하이펑과 마주 앉은 조훈현(오른쪽).

▲ 참고도1- 응씨배 준결승 1국
○조훈현-●린하이펑, 1988.11.20

백1의 빈삼각은 보기에 따라서 '꼬부렸다'고 볼 수도 있다. 이날 보여 준 빈삼각 묘수 세 개 중 첫 번째 묘수였다. 흑이 두점머리를 맞지 않기 위해 2로 늘자 백은 3으로 흑 요석 넉 점을 제압하며 우세를 잡았다.

▲ 갑조리그 8라운드. 항저우팀과 장쑤티의 주장전에서 박정환과 미위팅이 맞붙었다.

▲ 참고도2- 중국갑조리그 8라운드
○미위팅-●박정환, 2015.6.25

박정환은 확실히 전성기다. 흑1의 빈삼각이 이번 갑조리그에서 박정환이 보여준 멋진 수다. 은근히 조훈현 9단이 보여준 수와 닮은 면이 있다. 묘수란 누군가가 둔 수를 보고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다.

사실 이 한 수만 봐서는 이게 왜 좋은 수인가 의구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다. 흑1은 실제 대국에서 77수였는데 이후 바둑이 끝난 113수까지 미위팅은 외길 수순으로 홀리듯이 두면서 결국 패했다. (자세한 해설은 아래 동영상 참조)

▲ 역대급 빈삼각의 묘수 1번: 제1회 춘란배 본선
○저우허양-●조훈현, 1999.4.23

백1로 두점 머리를 젖힐 때만 해도 흑은 두점을 살리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백의 세력이 좋은 곳이다. 그런데 흑2가 순도100% 빈삼각으로 백은 AㆍB 맞보기에 완벽히 걸렸다. 웬일인지 우하귀에서 흑이 대충 활용해 놓은 정석 선택이 기가 막힌 축머리 상황을 만들었다.

▲ 1999년 열린 춘란배 본선, 조훈현과 저우허양의 대국 초반장면

▲ 역대급 빈삼각의 묘수 2번: 2013 중국갑조리그 6라운드
○스웨-●박정환, 2013.5.18

공격받던 백이 1로 젖히자 의외로 탄력이 생겼다. 평범한 수로는 흑이 백을 잡기가 쉽지 않다. 아마 스웨는 백1을 회심의 일격이라 생각하고, 머리속에 '이겼다'를 떠올리며 마음을 놓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정환은 흑2의 빈삼각 묘수로 백을 다 잡아버린다. 박정환이 둔 '테트리스 묘수(전자오락 테트리스에 나오는 도형과 모양이 같다)'흑2에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이 받으시는지?

▲ 2013년 당시 스웨는 갑조리그 5연승을 달리다 6라운드에서 박정환에게 발목이 잡혔다. 대국결과는 293수 흑1.5집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