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국수 김혜민 7단이 흐름을 완전히 한국으로 돌렸다.
22일 중국 장쑤성(江蘇省) 장옌(姜堰)시에서 열린 제4회 황룡사 쌍등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 제7국에서 한국 세 번째 선수 김혜민 7단이 일본 세 번째 선수 오쿠다 아야(奥田あや) 3단을 상대로 280수 만에 흑으로 3집반승하며 3연승을 달렸다.
김혜민의 노련함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오른쪽 싸움에서 오쿠다가 오른쪽 귀를 파내며 실리로 앞서던 시점에 중앙 쪽 연결 처리 미숙을 발견한 김혜민은 오쿠다의 곤마를 가운데로 몰아 알기 쉽게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곤 부드럽게 판을 이끌면서 우세를 굳혔다. 큰 차이는 아니었기에 끝내기가 승부의 초점이 됐는데, 김혜민은 종반에도 불안한 움직임 없이 마무리했다.
1차전(1국~7국)에서 한국의 성적은 만족할 만하다. 중국 쑹룽후이 5단의 3연승 할 때만해도 중국의 독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한국과 일본에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복병 후지사와 리나 2단에 의해 중국의 기세가 끊겼고 다시 김혜민이 후지사와, 중국 루자(鲁佳) 2단에 이어 일본 오쿠다 아야까지 거푸 제쳐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은 김혜민 7단 박지은 9단 최정 4단, 중국은 왕천싱(王晨星) 5단 위즈잉(於之莹) 2단 차오요우인 3단 등 3명이 남았고, 일본은 셰이민(謝依旻) 6단 오사와 나루미(大澤奈留美) 4단 등 2명이 남아 있다.
역대 최연소(34) 단장으로 한 판 한 판을 마음을 졸이며 지켜봤던 목진석 9단은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줘서 고맙다.”고 소회를 밝혔다.
4월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인 2차전에서 김혜민의 다음 상대로는 중국의 차오유인(曹又尹) 3단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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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대항전은 중국기원과 장옌시 인민정부가 공동주최하며, 장옌시 체육국과 황룡사연구회가 주관, 쌍등그룹, 태평양정밀단조가 후원했다. 대회는 농심신라면배와 같은 연승전방식으로 한중일 삼국의 여자대표기사가 5명씩 팀을 이뤄 출전한 선수가 질 때까지 계속 둔다. 우승상금은 45만 위안(한화 약 8000만원). 제한시간은 농심신라면배와 같은 1시간, 초읽기 60초 1회다.
중국은 한국의 여자바둑 세계대회였던 정관장배가 운영을 멈추자 황룡사 쌍등배를 통해 그 방식을 그대로 본받아 대회를 치르고 있다.장쑤성 정옌시는 청대(淸代)의 국수(國手) '황룡사(黃龍士)'의 고향으로 강북바둑의 중심지였다. 2009년 황룡사 연구회 만들고 2011년에는 황룡사 기념관을 건립한 장옌시는 중국갑조리그, 전국여자명인전, 황룡사 쌍등배 등 바둑대회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제4회 황룡사쌍등배 1차전(2월16일~22일)
한국 최정ㆍ박지은ㆍ김혜민(3승)/ 탈락: 이민진ㆍ이슬아
중국 위즈잉ㆍ차오유인ㆍ왕천싱/ 탈락: 쑹룽후이(3승)ㆍ루자
일본 셰이민ㆍ오사와 나루미 / 탈락: 요시다 미카ㆍ후지사와 리나(1승)ㆍ오쿠다 아야
▲ 대기만성형 기사 김혜민이 철저한 자기 관리로 업그레이드된 면모를 황룡사 쌍등배에서 보여주고 있다. 강력한 수읽기로 상대를 압박하는 기풍인 김혜민은 그동안 여자세계대회 대리배 준우승을 하고, 남자들로 우글거리는 바둑리그 본선에서 뛰는 등의 경력이 있지만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다가 지난해 3월 여류국수에 올랐다. 입단(1999년)한 지 14년5개월 만의 타이틀 획득이었다.
▲ 1988년생으로 2004년 입단한 오쿠다 아야는 2012년 제31기 여류본인방전 준우승, 2013년 제25기 여류명인전 준우승을 한 바 있다.
▲ 김혜민이 흐뭇한 표정이다.
▲ 중국 검토진. 쑹룽후이가 연승하던 때의 여유는 사라져 있다.
▲ 궁륭산병성배 선수권자 왕천싱. 조용히 자신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 역대 최연소 목진석 단장이 이민진과 검토에 열중하고 있다.
▲ 일본 검토진. 1승을 올린 후지사와 리나(왼쪽)와 요시다 미카(가운데), 그리고 야마다 기미오 단장이 오쿠다 아야의 대국을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중국 sina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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