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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환의 연승 행진이 마침내 멈췄다. 뜻하지 않는 곳에서 제동을 건 사람은 김현찬. 박정환은 막판 끝내기 실수로 반집 패배가 확실해지자 계가 직전 돌을 거뒀다. 박정환은 지난 시즌 9연승과 이번 시즌 9연승, 도합 18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
박정환, 연승 행진 ‘18’에서 멈춰
티브로드는 정관장에 3-2 승
“박정환 선수 연승행진이 드디어 깨지나요!”(김지명 진행자)
“막판 끝내기 실수로 이렇게 지다니 저한텐 참 충격입니다.”(송태곤 해설자)
박정환의 반집 패배가 확실해지자 중계석에 앉은 두 사람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신 놀라움을 토해 냈다.
도무지 멈출 것 같지 않았던 박정환의 연승 행진이 예상치 못하던 곳에서 제동이 걸렸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거사(?)를 이뤄낸 주인공은 랭킹 31위의 김현찬. 무대는 24일 저녁 티브로드-정관장 황진단의 11라운드 2경기가 펼쳐진 바둑TV스튜디오였다.
▲ 티브로드가 3-1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은 상태에서 마지막 박정환-김현찬의 대국이 헐떡이며 반집을 향해 가자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과 선수들이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티브로드 입장에서 순조로웠다. 경기 전반부의 속기 대결에서 김승재가 5연패를 마감하는 선제점을, 박민규가 김기용을 상대로 추가점을 올리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경기 후반 4국에 박정환의 출전이 예약돼 있는 만큼 사실상 승리가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아니, 실제의 승부는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다. 이어진 장고대국(1국)에서 강유택이 김정현에게 뼈아픈 반집패를 당했지만 5국에서 이동훈이 정관장 황진단 주장 이창호 9단을 물리치며 일찌감치 3-1 승리를 확정지었다. 티브로드 입장에서 남은 일이라곤 마지막 박정환이 어떻게 이겨주냐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일 뿐이었다.
▲ 신구 ‘돌부처 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던 제4국은 조금 싱겁게 이동훈의 완승으로 끝났다(134수 흑 불계승). 바둑은 초반 이 9단의 흐름이 좋았으나 얼마 후 쉽게 좌변 돌파를 허용하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비세에 빠졌다.
정관장 황진단의 3지명 김현찬은 최근 5연패를 포함 이번 시즌 2승7패의 극도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었다. 2015년 성적도 11승 12패로 5할을 밑돌고 있었고 랭킹 또한 31위여서 천하의 박정환과는 대적이 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현찬은 이 판에서 작심한 듯 박정환의 대마를 몰아갔고, 마침내 반집을 다투는 극미한 상황에서 박정환의 끝내기 실수를 유발해냈다. 지난 시즌 5라운드부터 이어온 박정환의 18연승 행진(포스트시즌 3승을 포함하면 21연승)을 멈춰 세우는 동시에 올해의 부진을 한꺼번에 씻는 기적같은 승리. 문득 ‘박정환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2012년 자신이 세운 10연승 기록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박정환. 9승 1패가 되면서 나현(9승1패), 윤준상(8승1패)과의 개인 타이틀 경쟁이 더욱 불을 뿜게 됐다.
▲ 박정환을 상대로 대단한 화이팅을 보여준 정관장 황진단의 3지명 김현찬.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25일에는 정유업계 라이벌 Kixx와 SK엔크린이 리그 선두 자리를 놓고 건곤일척의 한 판 승부를 펼친다. 나란히 6승3패를 기록하며 개인승수까지 25승으로 같은 두 팀은 승자승 규정에 의해 2위와 3위로 순위가 갈려있는 상태다(전반기 SK엔크린 3-2 승). 대진은 김지석-박영훈, 한승주-안성준, 한태희-김세동, 윤준상-이태현 허영호-최현재(퓨). 장고대국으로 치러지는 김지석-박영훈의 주장 맞대결이 최대 관심판인 동시에 승부를 결정짓는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 제2국. 김승재가 정관장 황진단의 퓨처스 선수 이창석을 무난히 제압하고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 제3국. 이번 시즌 류민형, 송지훈과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박민규가 김기용을 상대로 후반 역전승을 거뒀다.
▲ 제1국(장고). 김정현이 줄곧 유리한 흐름에서 강유택이 혼신을 다해 추격했지만 딱 반집이 모자랐다. 김정현은 최근 3연승과 더불어 6승3패, 강유택은 4승6패가 됐다.
▲ 이창호 9단과의 ‘닮은 꼴 대결’에서 승리한 이동훈(3승5패). 현재 키가 175cm 인데 반해 몸무게는 55kg에 불과해 국가대표 최명훈 코치로부터 10kg 정도는 체중을 늘리라는 권고를 받았다.
▲ 이창호 9단은 6라운드까지 3승3패였다가 이후 4연패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티브로드는 순위 변동 없이 제자리(5위)를 지켰지만 부진했던 김승재와 이동훈이 동시에 살아나며 향후 전망이 밝아졌다.
▲ 4라운드까지 2승2패를 기록하다가 이후 6연패에 빠진 정관장 황진단. 주장 이창호 9단이 3승7패로 부진한 가운데 팀의 핵심 김정현과 김현찬의 동반 승리가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 이날 정관장 황진단 검토실에는 짧은 머리의 조인선 3단이 오랜만에 얼굴을 보였다. 현재 평택의 해군부대에서 복무중인데 휴가차 친정팀에 들렀다고.
이 기사는 KB리그 운영본부가 제공하는 사진과 기사를 사이버오로가 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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