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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이 주장이다'. 포스코켐텍 주장 나현이 진통제를 맞고 대국장에 나와 첫 점을 놓고 있다. 한 때 '탈장'으로 알려졌으나 정밀 검사 결과 복부 근육에 고름이 많이 차서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대국 중 통증 때문인지 찡그리는 얼굴을 보였던 나현은 종국 후 곧장 응급실로 향했다. |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1경기
투혼의 포스코켐텍, 선두 CJE&M 4-1 대파
랭킹 69위 김진휘, 4위 강동윤 꺾는 이변
나현의 진통제 투혼이 빛난 포스코켐텍이 선두 CJE&M을 4-1로 대파했다. 포스코켐텍은 16일 저녁 바둑TV에서 벌어진 2015 KB국민은행바둑리그 10라운드 1경기에서 5지명 김진휘가 자신보다 랭킹이 65계단이나 위인 강동윤을 꺾는 수훈을 발판으로 해서 CJE&M에 대승을 거뒀다.
동일팀이 전후반기 한 번씩 대결하는 더블리그 시스템으로 치러지는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가 후반기의 문을 열었다. 그 시작은 선두 CJE&M과 5위 포스코켐텍의 대결. 여기서 포스코켐텍의 4-1 승리라는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가장 먼저 끝난 3국에서 신진서가 선제점을 올렸을 때만 해도 CJE&M은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2국은 주장 강동윤이 5연패를 기록 중인 김진휘를 상대하는 만큼 질 리가 없었고 그렇다면 2-0. 때마침 포스코켐텍 주장 나현이 '탈장'으로 기권할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실상 3-0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달콤한 스토리는 2국에서 강동윤이 자신보다 랭킹이 한참 아래인 김진휘에게 덜미가 잡히면서 시작부터 꼬여버렸다.
▲제1국. 낮에 벌어진 농심배 선발전에서 모두 승리한 두 사람. 하지만 시작부터 신진서가 거세게 류민형을 밀어붙였고 결국 불계승을 거두자 CJE&M은 콧노래를 불렀다. 한데 이것이 CJE&M의 유일한 1승이 될 줄이야.
▲제2국. 7승1패의 강동윤이 5연패를 기록 중인 김진휘에게 질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강동윤은 약간 유리한 상태에서 결정타를 둔다는 느낌으로 중앙에서 수를 냈으나 대착각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 최대의 '이변'.
강동윤의 패배로 승부의 물꼬는 CJE&M에서 포스코켐텍 쪽으로 돌아섰다. 이어 1국(장고)에서 변상일이 이지현의 대마를 잡고 승리하면서 포스코켐텍의 2-1 리드. CJE&M 입장에서 더욱 충격이었던 것은 못 나올줄 알았던 나현이 대국장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나현은 낮에 민상연과 농심배 대국을 하던 도중 복부 통증을 호소했고(그 바람에 중도에 돌을 거뒀다), 급히 병원으로 달려간 결과 '탈장'이 의심됐다. 병원에선 당장 수술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못 가게 만류했으나 반드시 가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고 한다.
▲제1국. 좌변 흑 대마 생사에 승부가 걸린 상황에서 변상일이 이지현의 대마를 함몰시키며 승리했다.
▲제5국. 진통제를 맞고 대국에 임한 나현이 박승화를 상대로 결승점을 올렸다. 박승화는 대국 전 "지난번 최철한에 이어 나는 왜 부상 선수들만 상대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는 후문. 아무래도 부담이 컸던지 중반 무렵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고는 미세한 상황에서 돌을 거뒀다.
승리를 확정 지은 포스코켐텍은 마지막 끝난 4국에서 김명훈마저 대역전극을 펼치며 대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포스코켐텍의 승리를 합작한 네 명은 95년생 나현, 96년생 김진휘, 97년생 변상일과 김명훈으로 모두 '95후(後)'이다. 또 출전 선수 중 김진휘를 제외한 네 명은 낮의 농심배에 이어 연속 경기를 치렀다. '젊은 피'의 펄펄 끓는 투혼이 KB리그 후반기의 서막을 뜨겁게 열어젖힌 것이다.
▲제4국. KB리그에 세 번째 출전한 CJE&M의 퓨처스 선수 박재근. 신예 강자 김명훈을 꺾기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박재근은 너무 실망이 컸던지 한동안 바둑판을 바라보다가 바로 돌을 거뒀다(277수 흑 2집반승).
▲경기 시작 무렵 나현의 출전의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시름에 잠겨 있는 김성룡 감독(왼쪽 앞). 이날 대승으로 끝날 것이라 상상이나 했을까. 후반기 개막전을 승리하며(5승4패)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5할 승률을 넘어섰다.
▲시작할 때만 해도 승리를 낙관했던 CJE&M. 주장 강동윤의 패배로 일이 꼬이면서 연승 행진이 '5'에서 멈췄다. 윤현석 감독은 "난데없이 '탈장' 투혼이 벌어지질 않나, 오늘 참 희한한 날이네"라고 말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툰다. 기전 총규모는 34억 원이며 팀 상금은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17일엔 티브로드와 신안천일염이 10라운드 2경기를 펼친다. 대진은 김승재-이호범, 강유택-신민준, 박정환-조한승, 윤찬희-목진석, 이동훈-이세돌.
▲ 10라운드 1경기까지 팀 순위
▲ 개인 순위와 전적
이 기사는 KB리그 운영본부가 제공하는 사진과 기사를 사이버오로가 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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