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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일 특별기고) 불교와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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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일 특별기고) 불교와 바둑
절집에서 찾는 바둑의 여가와 의미
| 이청 2014-05-06 오전 00:15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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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의 본성에는 불교의 색깔이 많이 묻어 있다. 1995년 수덕사에서 벌어진 29기 왕위전 도전1국. 조훈현, 유창혁 9단이 주지스님과 경내를 돌아보는 모습. (사진자료-월간바둑) |
▲ 수덕사 방장 원담스님 휘호. (백년의 일 한바탕 꿈이고 세상풍진 한판의 바둑이다.) 스님은 청나라 황제 순치제의 시를 인용하여 인생 한바탕을 한판 바둑에 비교하셨다.)
1. 역사 속의 바둑
80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부여 능사리 절터 발굴 조사에서 나온 백제 목간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宿生結業 同生一處.
‘지난 생에 맺은 인연으로 오늘 이곳에서 만났다’는 정도의 글로 7세기 백제인의 문장 구사력과 함께 불교의 윤회론이 잘 녹아 있음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백제의 불교는 웅진시대에 이미 사택지적비를 통해 그 수준과 실심함을 보여 준 바 있다. 사택이 인생의 허무를 느끼고 전 재산을 들여 옥으로 만든 탑과 절을 지어 바친다는 비석의 내용은 능사리 목간과 함께 백제의 불교를 충분히 알려준다 할 것이다.
'주서'는 백제에 다탑다사(多塔多寺)라 하고 있다. 주서는 백제에 도사(道士)가 없다고 했다. ‘도사’는 도교의 샤먼(shaman)으로 수당시대 중국에 유행하던 종교다. 주서는 백제에 바둑이 크게 유행한다고 했다. 불교와 바둑이 25사 중의 25사라 평을 받는 주서에 포착된 것은 불교와 바둑이라는 이질적(?)인 문화 인식에 일격을 가하는 기록이다.
한반도의 고대사에 한자와 종이, 불교와 바둑의 동전(東傳)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의 한 축이다.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넓게 퍼진 이 사류(四流-한자 종이 불교 바둑)의 스펙트럼은 초기 한국문화의 튼실한 기초이자 뿌리라 할 수 있다.
절집 안의 바둑은 경주 분황사지에서 나온 전돌바둑판과 익산 미륵사지에서 발굴된 바둑알로 확인된다. 동시에 '원감록'이나 기타 수많은 고승일록과 문인들의 문집에서 절집과 지근에서 지냈던 바둑의 모습은 무궁무진하다.
고려시대의 승려 원감선사 문집 '원감록'은 바둑의 정치하고 현묘한 내용에 감탄하고 긍정하는 장면을 싣고 있다.
원감선사의 바둑관은 조선시대에 와 서산, 유정 등 수많은 고승대덕들의 문집에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중 한 편인 다송시고(茶松詩稿)는 금명보정(錦溟寶鼎 1861-1930)의 작으로 바둑과 절집의 하모니가 잘 나타난다. '다송시고'는 초의선사로 이어지는 한국 차문화의 전승자이기도 하다.
보정은 솔잎 한 바람과 바둑판 위에 떨어지는 바둑돌 소리에 세상의 온갖 인연을 끊고 '결사'의 마음으로 정진하던 고인들을 사모하고 승부를 떠난 바둑판을 보며 나무를 쪼개어 차를 다리는 최소한의 도략으로 나를 달랜다며 바둑과 차문화를 긍정한다.
산중수행이 바둑의 속성과 비슷하고 서로간에 상극이 아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생각은 이미 일본 중국에서 인정을 하고 활용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원명'과 '서성우' 같은 중국 고대의 고수는 승려였고 일본 바둑역사의 사천왕은 모두 승려였다.
본인방 '산샤' '도사쿠' '수사쿠'는 모두 일연종 승려였다. 일본정부는 바둑을 독단적인 행정으로 분류하여 '기소(碁所)'라는 바둑자치기구를 설치한 후 그 운영권을 불교에 일임하고 기소 책임자는 승려여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둔 것이다.
일본불교가 한국불교보다 못해 저런 것이란 유치한 생각은 하지 말자. 바둑의 수법은 세계 최강이면서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화이론의 허약한 체질 탓에 한국에서는 '불교 안의 생뚱맞은 바둑'이라는 삐딱한 시선이 있으나 그것은 몰이해다.
▲ 1976년 12월28일 불교회관에서 가진 프로기사, 연구생 참선회. (사진자료-월간바둑)
2. 바둑 명상
근자에 충청남도 서산시 소재 '서광사'의 주지스님인 도신스님이 불을 당긴 바둑템플스테이는 사실은 1976년에 조계종 종단 차원에서 시도한 적이 있는 사업이다.
조계종 5대 종정인 '서옹'스님은 정신적 몰입이 굉장한 바둑에 주목하고 바둑인들이 참선명상을 안다면 더욱 심오한 바둑을 둘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여 한국기원과 협의를 했다. 당시 조계종 신도회장인 이후락 한국기원 총재를 비롯한 조남철 김인 김재구 등 20여 명의 프로기사들이 참석한 명상수련회를 개최한 바 있다(1976년 12월30일자 동아일보. 아래사진).
이날 서옹스님은 명상수련회에 직접 참석하여 '승부를 다투는 바둑을 지혜만으로 두어서는 결코 좋은 바둑을 둘 수 없다. 정심, 정관을 다 기울일 때 좋은 바둑을 둘 수 있을 것이다'라는 법어를 주기도 한다.
서옹스님은 수처작주(隨處作主)라 하셨다. 어디서 무엇을 하던 그대가 주인이라시며 한세상을 풍미하시다 좌탈입망(坐脫入亡)하신 분이다. 서옹스님은 참선명상의 관점에서 바둑을 바라 보셨던 혜안의 소유자다. 그러나 서옹스님의 발원은 발화되지 못했다. 누군가 그 불꽃을 살려 산을 태우고 세상을 태우는 동력으로 삼지를 못하고 바둑은 다시 세상과 절집 사이에서 엉거주춤 머물다가 서광사의 도신스님에 의해 재발화를 하게 된다.
사실 바둑은 절집과 잘 어울린다. 최근에 와 불교가 잘 정비되면서 바둑과 불교를 비교하고 따져보는 작업이 부족하다 보니 '도를 추구하는 세계에 걸맞지 않는 바둑'이란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예부터 산중의 수도승들 사이에 바둑이 사랑(?) 받아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산중 수도승들 중 애기가들은 의외로 많았다. 보우, 서산, 사명당은 말할 것 없고 만해, 운문, 그리고 근대불교의 일월인 '경허선사'마저도 애기가의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다.
바둑 두는 즐거움이 책 읽는 것보다 낫지.
어찌 상산의 네 늙은이만 있으랴.
넓은 곳에는 수천 병사가 학의 진을 펼치고
일단의 말은 풀어놓은 고기마냥 19로를 뛰쳐오르네.
손가락 끝에서 내려 앉는 강가의 기러기인 양
가는 밤비 속에 바둑판 위에 딱딱.
귀에서 벌어지는 쟁투는 군자의 도는 아니지만
긴여름을 살아내는 잠깐의 여유로 그만일세.
(賭棋之樂勝看書 何特仙山四皓居 拓地千兵閑似鶴 潰圍一帶活如魚 指端點點江鴻下 枰上丁丁
夜雨疎 犄角連環君莫道 消長夏計信紆餘) -경허집.
경허(鏡虛 1849년~1912년)는 말이 필요 없는 근대 한국불교의 태두로 그가 말하는 바둑은 '한갓 도략'을 뛰어넘는다. 경허는 서산의 '천장사'에 주석했다. 그의 제자 '만공'은 인근 '수덕사'에 살며 '덕숭문중'이란 '연꽃문화'를 피워냈고 그 이야기는 이미 전설이다.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에는 사이(際)가 있다. 차안에서 피안을 넘기 위해서는 지남(指月之指)과 도구(載道之具)가 필요한데 불가에서는 그것을 삼학(三學)이라 한다. 계정혜(戒定慧) 삼학에 선문(定卽禪門)이 있는데 우리가 말하는 바로 그 선(禪)이다.
선은 복잡다난하고 어려운 듯하지만 결국은 '선가어록'에서 말하는 '독을 끊고 영원한 소멸(絶毒永便消滅)'로 귀결하는 것이다. '삼매각관(三昧覺觀)'인 것이다. 삼매를 통해 불심이 본래 청정함을 알고 몸과 마음의 평안을 찾아 마음의 동요와 색(色)의 유혹을 떨쳐내란 의미다.
인간은 색에 관심이 많다. 인간이기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소리를 믿는다. 보이는 것만 믿고, 들리는 것을 듣고 또 그것만을 진리로 알고 잡으려 하기에 좌절과 절망을 한다. 부처는 이것을 딱하게 여겨 색은 없다(色卽是空) 하셨다.
'화두'는 상대적이다. 계시자(戒侍者 계사(戒師)를 받들어 모시는 사람)와 전법자의 관계는 제3자와는 언제나 무관하다. 스승과 제자 제자와 스승의 사이는 혈연관계와 같아 피가 섞이지 않은 제3자는 언제나 타인일 수밖에 없다. '화두'가 어떤 맥락에서 주어지느냐에 따라 그것을 불러일으키는 분별도 제각각이란 말이 이곳에서 나온다. 화두는 손을 들어 사람의 시선을 끄는 모션에 불과하지만 그 모션에 어떤 '큰 의미'가 있다는 듯 실(實)을 찾아내려는 착각을 한다.
화두가 허상(虛象)을 내어 진상(眞象)을 찾게 하는 방편이라면 명상은 허상을 떨쳐내고 진상으로 들어가는 길이라 할 수 있다. 허상은 '시비'의 양단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중생들의 업보다. 어떤 이가 묻는다.
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도 허물이 있나요?
운문(雲問)이 답한다.
수미산.
(問 不起之念 環有過也無 師云 須彌山) - 운문광록
지극히 간단한 질문에 지독한 반어로 답하는 이 문답은 허(虛)와 효(肴)로 대변되는 화두전개의 장애 중의 장애다. 이 질문의 답에 어떤 이유를 댄다면 입을 여는 즉시 헛소리(虛言)이기 십상이다.
불가에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1천여 개의 공안(公案)이 필요하다 말한다. 고기를 잡기 위해 망태기가 필요하고 강을 건너기 위해 배가 필요하듯 개성 충만한 인간들의 깨달음을 위해 다양한 공안 화두(話頭)가 만들어졌다. 뜰 앞의 잣나무나, 똥친 막대기, 끽다거(喫茶去 차 한잔 마시고 가라는 뜻으로 당나라 때 조주선사가 한 말), 백척간두의 진일보 등이 그것들이다. 뜰 앞의 잣나무와 똥친 막대기가 공안일 수 있다면 '바둑'은 어떤가. 바둑 또한 훌룡한 공안화두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상당에서 한 스님이 물었다.
이 일을 논하자면 마치 두 사람이 바둑을 두는 것 같으니 학인이 방장실로 와 한수를 청할까요?
애초에 진 바둑을 가지고 잘 두었다 잘못 두었다 하랴.
더 가까이 가는 길은 없을까요?
스님이 주장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이 한수를 어찌할 거냐?
그렇다면 흑과 백이 이미 나뉘기 전은 어떻습니까?
한수면 넉넉하다.
▲ 경허집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던 한암스님의 친필 원고.
수많은 공안언어 중 출전의 주인공은 선본(善本 1035-1109) 동(董)스님이다. 스님은 원조종본(圓照宗本 1020-1099)스님의 제자로 중국 '서광사'에(서산 서광사와 바둑으로 인연이 되고 있다) 주석하며 '운문종'의 종맥을 이은 분이다.
스승과 제자의 문답이 자못 치열하다 못해 불꽃을 튀긴다. 선(禪)은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했으니 두 사람의 말을 옮겨 놓는 즉시 허망(兩人談方記虛忘)이기 십상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고 문자로 기록할 수 없는 것이 선이니 위의 문답은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그렇다고 믿으면서도 필자는 흑과 백이 놓이기 전(黑與白分前)을 운운하는 말에서 '조주'와 '투자'의 문답을 떠올린다. '크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온다면 어쩝니까'를 묻는 조주에게 투자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답한다. '그걸 밤길에서 묻노? 밝은 날에 묻거라(不許夜行投明須到)' 전광석화가 따로 없다. 질문의 요지가 분명하기에 답도 명쾌한 것이다. 그렇다. 마음이 온 자리는 빈곳이고 물건이 온 자리는 태허(太虛)다. 참으로 좋은 스승에 좋은 제자다.
필자는 얼마전에 각수삼매(覺手三昧)라는 기발(?)한 말을 들었다. 바둑과 절집은 안 어울리는 듯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반상에서 삼매의 경지를 꿈꾼다하여 그것이 결례는 아닐 것이다. 세상의 모든 길이 한 길로 통한다면 우리는 그 길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디 반야나무는
선과 염불이 접을 했을 때 잘 자라지
바둑알이 바둑판 위에 안정치 못한 것은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本是般若木 禪與念條生 對作動碁局 中心亦不平).
3. 티베트 바둑 정령의 결정체
바둑의 기원은 사실 정확치 않다. 한반도에 4세기부터 나타나는 기록과 유물을 토대로 중국설, 티베트설로 양분되어 있다. 전자는 최남선이고 후자는 김옥균이다. '바둑의 역사는 지극히 오래되었다'는 일본의 유력한 학자 '소천탁치(小川琢治)'의 주장대로 바둑의 기원을 밝힌다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
티베트지역에도 중국에 못지않은 바둑역사와 문화가 기능하고 있었다. 바둑기록과 유물도 다수로 출토된 바 있다. 김옥균은 어떤 경로에서에 이 점을 알고 바둑의 서역전래설을 주장했을 것이다. 티베트 바둑은 네팔 부탄 시킴을 망라한다. 이 지역 바둑을 연구한 미국학자 '피터'의 논문을 단면으로 소개를 한다.
(시킴지역은 티베트불교의 사대파 중 하나로 스승과 제자의 은밀한 관계로부터 마음을 전하는 갸큐파(백교)의 영향으로 이웃나라인 네팔이나 부탄보다도 더 외부와 고립되어 히말라야의 오지 중의 오지로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다.
캬큐파를 위시한 티베트불교는 12년마다 한번 돌아오는 원숭이해 후년후월(猿年猿月) 11일에 연화생보살, 즉 '파드마 삼바바'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대법회를 중요시한다. 티베트인의 생활 속에 12지신(神)의 잔상이 자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현상은 불교가 티베트의 토속신앙인 본교(本敎)와 융합된 것으로 보여진다.
시킴을 포함한 티베트지역에 이미 간지 12지신(神)이 있었고 그 영향 아래 바둑에 12점을 배치하는 형태가 도출된 것은 아닌가 하는 연구과제를 생각할 수 있다. 17도(줄) 바둑은 시킴 외에 부탄 네팔 등에서도 발견된다. 시킴뿐만 아니라 티베트 전 지역에 이 형식의 바둑이 두어졌다는 근거가 된다 하겠다.)
▲ 티베트 시킴왕국의 17줄 바둑판.
최초의 바둑이 몇 도(줄)에서 시작되었는지는 차치하고 문헌과 고고학적인 발굴의 일치를 기준점으로 삼는다면 '망도' 17도 바둑판과 '한단순'의 저작 예경(藝經)이 쓰여진 한말(漢末)에서 위(魏)나라 시대에 17도 바둑이 두어지고 있었음이 확인된다. '한단순'은 '조조'(曹操, 155~220) 부자(父子)의 총애를 받은 학자로 투호부(投壺賦) 천여 수를 지어 바둑 탄기 투호 등에 흠뻑 빠졌던 조조 부자를 즐겁게 한 사람이다.
‘예경'은 사실 완전한 저본이 존재하지 않고 그 일부가 '사고전서' 등에 흩어져 전하는 책으로 바둑에 대한 기록이 온전하게 살아있는 중요한 책이다. 예경은 바둑을 이렇게 말한다.
바둑 두는 법. 바둑판은 가로세로 17도다. 모두 합치면 289도다. (그 위에) 흑백 기자(돌 또는 나무)를 각각 150개씩 갖고 둔다. (碁道. 碁局縱橫各十七道 合二八十九道 白黑碁子各一百五十牧)
예경은 이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바둑인이 입에 달고 사는 입신(入神)이니 좌조(坐照)니 하는 구품(九品)이란 말도 예경이 출발점이다. 예경은 새삼 바둑의 역사와 바둑이 담아내고 있는 세계관이 얼마나 연원이 깊은지를 깨닫게 한다.
17도 바둑은 수나라 말기에서 당나라 초반을 거치며 19도로 바뀐다. 이 점은 다음에 따져보기로 하고 필자가 새삼 17도 바둑을 다시 거론한 것은 한 백면의 외국인(peter. shotwell)이 발표한(바둑학회 통권10호) 논문 때문이다.
피터는 티베트바둑이 그 지역의 전통적 종교와 연관성이 있다는 논지를 전개하며 한 편의 기보를 수록하고 있다. 필자는 운남성 일대에 아직도 두어지고 있는 (시킴식)바둑이 반가워 피터의 논문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기보만을 소개한다.
먼저 시킴바둑이 세상에 불쑥 나타난 것은 1954년 일본을 방문한 시킴왕국의 한 왕자로부터다. 그는 17도 가죽바둑판(?)을 갖고 일본을 방문하여 당시 바둑의 강국이던 일본에 시킴바둑을 소개했다. 이 기록이 일본 '위기'지에 상보로 보도되어 있다.
시킴식 바둑의 룰은 생소한 것이었다. 흑백이 각각 6점씩 배치하고 잡은 돌을 모두 돌려주는가 하면 단수를 하여 잡을 수 있는 수순에서 곧바로 착수할 수 없는 룰과 사귀생에 30집, 통어복에 20집을 어드밴티지 하는 등의 룰(이 룰은 완전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티베트지역의 바둑룰도 조금씩 다른 듯하다)은 일본식 바둑과는 너무도 다른 파격이었다.
피터는 티베트바둑이 티베트의 전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면서도 반문하는 왜(?)라는 질문에는 명징한 해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피터의 답변은, 이미 오래전에 국내 학자가 시킴지역을 다녀와 시킴(범 티베트)바둑을 소개하면서 시킴바둑의 배석이 그 지역 사람들이 믿는 12지신(支神)과 연관이 있다는 발언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시킴지역은 갸큐파의 근거지다. 갸큐파는 속칭 백교라 부르는 종파로 입에서 입으로 전교한다(用口傳敎之意)는 스승과 제자의 일대일 전법을 중요시하는, 티베트불교의 은밀함을 가장 잘 대변한다. 갸큐파는 13세기 티베트의 중심에서 벌어진 종교전쟁에서 겔룩파(황교)에 밀려 변방으로 몰린다.
티베트지역의 바둑은 시킴만이 아니라 부탄, 네팔, 티베트의 라싸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싸에는 얼마전 기원까지 생길 정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보다 티베트에는 훨씬 광범위하게 바둑이 두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티베트는 불교국가다. 그러나 불교국가인 티베트에 동양전통 문화에 가까운 12지신 문화가 습합된 이유는 무엇인가. 12지신은 음양오행 사상에 충실했던 중국이 만든(?) 독특한 문화로 연원을 추적하면 '산해경'까지 소급된다.
- 어떤 여자가 달을 목욕시킨다. 제준(帝俊)의 아내 '상희'가 열두 개의 달을 낳고 이곳에서 처음으로 달을 목욕시켰다. (대황서경)
산해경은 '상'나라 신화를 전한다. 상나라 사람들은 12개의 달이 매일매일 날짜를 바꾸어 하나씩 떠오른다고 믿었고 그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였다. 그 이름이 12지신이다. 12지신은 '대대례기'에 전하는 달력 '하소정'으로 공자가 기(杞)나라에 가서 구해왔다는 12일주기의 달력을 말한다. 기나라는 강족의 후예로 흉노와도 연관이 있는데 바로 이 흉노의 본거지가 '서역'이다.
12기일법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천, 귀주, 운남성 일대에 흩어져 사는 '이족'이다. 운남은 티베트지역으로 이 지역의 산곡이 '이족'의 본거지다. 서역은 예부터 달을 숭배하고 달을 소재로 한 수많은 전설과 신화가 난무한 곳이다.
그랬다. 12지신은 오히려 중국보다 서역이 원조였다(12지신 문화는 전 아시적인 문화였다는 말이 더 맞을 듯하다). 서역은 곧 티베트이다. 티베트에서는 원숭이해(申)를 중요시하는 풍속이 있다. 사기(史記)는 12지신 중 원숭이로 표현되는 신(申)을 "음이 성해 만물을 끌어당겨 위협한다."했지만 티베트는 티베트에 불교를 전파한 연화생(파르마삼바바) 보살의 탄생년으로 기리고 추앙하며 12지신 문화를 더욱 발전계승한다.
구한말 개화파면서 나름의 선각자였던 김옥균은 바둑의 동전(東傳)을 말하며 천축설을 주장한 바 있다. 한반도의 바둑은 천축(서역)에서 들어왔다는 것이다. 박람(博覽)을 중요시하던 시대 애기가면서 고수였던 김옥균의 말이니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 이 말은 김옥균보다 수십년 전 사람인 김몽인(金夢璘 ?-1850)도 착기설(着碁說)을 통해 바둑의 동전(東傳)을 궁금해 한다. 김몽인의 말도 김옥균과 비슷하다. 조선의 바둑이 서역으로부터 왔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바둑에 대한 궁금점을 표시한 사람은 수없이 많지만 한반도의 바둑의 유입을 궁금해한 사람은 지극히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김옥균과 김몽인의 발언은 특출(?)나다. 이 두 사람은 한반도의 바둑의 전래를 서역으로 보고 있다. 무엇인가 근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보다 진일보한 학자라 할 수 있는 최남선은 정색을 하고 한반도의 바둑의 유래는 중국이다,라며 대못질을 한다. 참고할만한 바둑사의 교범이 없던 시대, 최남선의 논지는 탁월하다. 최남선이 바둑사는 아직도 한국 고대바둑사의 전부(?)라 할 수 있다.
티베트바둑의 배석을 보면 곧바로 순장식 바둑이 떠오른다. 17도 반상이 19로로 확대되면서 약간의 배석이 달라진 것 외에는 바둑의 원형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식이라 부르는 4배자식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4배자, 12배자, 16배자 바둑은 모태가 같은 형제라 할 수 있겠다. 이것을 티베트, 중국, 한국식 바둑이란 이름으로 전혀 별종의 어떤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형식에 불과하다. 그러고 보면 바둑은 참으로 유구하다.
4. 바둑과 참살이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정치 사회 경제의 조류가 문화를 고려하고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은 '잘 살되 행복하게 살자'는 삶의 가치를 따지는 시대의 정신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분열하는 사회조직과 점증하는 개인주의가 불러오는 온갖 사회 갈등과 압박감에서 어쩔 줄 모르는 현대인에게 '자아찾기'와 '마음수양'은 안성맞춤의 휴식장소로 등장한다. 산사찾기와 올레길 걷기 자전거투어 등으로 현대인들의 행보가 유행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바둑은 담백한 놀이다.
바둑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수상의 깊이로 참여대상의 용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최상의 두뇌게임이다. 바둑은 승부의 속성에서 예의와 도덕의 가치를 추구한다. 여섯살난 아이들로부터 백살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수담(手談)의 사교의 장이다.
바둑은 대여섯 시간을 미동하지 않고 반상의 변화에 몰두 할 수 있는 세상의 단 하나의 게임이다. 이 점이 감히 불교의 명상에 바둑을 접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게임이다.
바둑은 절집과 매우 가깝고 잘 어울린다. 오늘도 내 방의 한쪽을 차지하고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외로운 바둑판을 쓰다듬으며 그것을 생각한다.
- 오늘 부처님 오신 날 나무관세음...
[글/ 李靑(한학자, 소설가) 한국바둑사. 한국바둑전사 등 다수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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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5-04 오전 12:0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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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로 바둑은 푸로기사에게는 모든 것을 우선하는 직업이다. 그리고 푸로바둑은 팬들에게 서비스 해야하는 스포츠 영역의 직업이다. 푸로 스포츠 시합은 팬들이 가장 편하게 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휴일에 집중되어야 하고, 실제로 인기 푸로 스포츠 경기는 토요일 일요일이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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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gr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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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의 중요시합은 토요일 일요일에 하고 있냐? 중요 시합은 토요일 일요일이 중심이 되어야 마땅하쟎냐? 더욱이 푸로기사중에 자신의 종교상 이유때문에 일요일 경기에 참여 못한다구 하는데, 한국기원은 아무런 제제도 가하지 않고 있다.
만일 푸로 야구, 푸로 축구에서 일요일 참여 못한다는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선수로서는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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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 그리고 기사들은 아직 푸로 스포츠 인으로써의 정신무장이 되어 있지 않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아직 일본 메이지 시대의 바둑은 예도라는 사고에 남아 있다고 보아진다. 이런 바둑은 기예라는, 한국기원 한국 기사들의 사고가 바뀌지 않으면, 바둑은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결국은 뒷방 도락으로 밀려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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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r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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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중 프로 스포츠를 봐라. 선수들은 대중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쟎느냐. 바둑 기사들이 대중 서비스를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하냐? 일요일 시합조차 거부하는 자가 푸로기사로 남아 있는 이런 풍토에서 바둑의 앞길이 밝을 수가 있냐? 시합일자 조정은 토요일 일요일에 시합이 중복되지 않는한, 시합일정이 조정되지 않아야 하고, 기권패로 처리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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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8 |
｜ 2014-05-06 오후 8:5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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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종교가 없다면 사람ㄷ들은출세 성공위해 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안는다 지금도 양심에 파편맛은사람들이많다 예로 보증사귀다 사귀꾼들은 보증은 법에 제제를 받지않는다 는유로 보증을 이용한다 거짓말로 밥먹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법이 양심위에 군림하는것도 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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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8 |
｜ 2014-05-06 오후 8:5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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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에 느님에나라선포 천년왕국을세으겠다하여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고 세상에 지상낙원을 건설하겠다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세상은 잠깐이요 하늘나라는 영원하기 때문에 세상이 하늘나라를 대신할수없다 한다 불교에서도 양심에 따라 살라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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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8 |
｜ 2014-05-06 오후 8:4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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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파도 어찌생각하면 침례교에서 나온건지 모른다 예전에 여화와에 증인은 평화주의자라 총도 안잡고 군대도 가는걸 거부했다한다 평화주의란 이면에는 주위사람은 죽건말건 나만 살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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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8 |
｜ 2014-05-06 오후 8:33: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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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해서 선택받은그들이 남보다 나은보수나좋은 조건에 있던건 아니다 그들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그렇게 된것이다 죽음에 배탄 학생들도 안내방송에 움직이지말고 가만있으라 그말 믿다가 결극 학생들도 배와함께 가라않으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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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8 |
｜ 2014-05-06 오후 8:2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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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었다한국에 태권도로 세계적으로 도유명한 치영이도 가미가제 특공대원이었는데 훈련중 상관이 갛혹한 폭행때문 상관을 폭행하여 대원에수 쫏겨나 목숨을 구할수있었다 영애롭게도 선원이된그들에 운명은 살긴 살아도 깜빵에서 쪼까 수치스럽게 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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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8 |
｜ 2014-05-06 오후 8:1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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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선택받은구원파에 그들 그들소수는 영애롭게도 자랑스럽게도 세원호의 거대군함에 직원이 되엇다 이체때 일본이 가미가제 특공대원은 일본에서선택받은 사람만이 일본에 천황을 우한 비행사가 될수 이었다그러나 그들이임무는 비행기로 자살 태러를 감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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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手談山房 |
｜ 2014-05-06 오후 7:2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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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고귀한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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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punch |
｜ 2014-05-06 오후 5:1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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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많은 걸 배우고 갑니다^^
소원성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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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선달 |
｜ 2014-05-06 오전 11:4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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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 선생과 거닐던 수덕사가 벌써 아련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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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령산 |
｜ 2014-05-06 오전 8:4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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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원담스님인가 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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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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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장스님 같으시네여. 당시 주지스님이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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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령산 |
｜ 2014-05-06 오전 8:41: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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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유창혁 모습 청년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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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정원 |
｜ 2014-05-06 오전 7:53: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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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 선생님의 글을 읽노라면, 논리와 분석작업은 초반 포석과정과 같고 촌철살인하는 유모어는 중반 이후의 전투를 준비하는 의문수 비슷한 중앙 두칸 뛰기같은 의미심장함이 느껴진다. 아직 우둔하여, 중반 이후를 해득하지 못함이 못내 통탄스럽다. 언젠 내가 선생께 미주가효는 고사하고라도 박주산채라도 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기라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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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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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감동을 한번에 얻을 수 있는 글을 써주신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나마 그동안 공부한 바둑과 문화재에 대한 얄팍한 지식도 글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니 역시 사람은 계속 인쇄매체를 멀리하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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