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연 3단이 여류명인 최정 4단에게 도전한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5기 여류명인전 도전자결정전에서 박지연(23)이 오정아 2단(21)에게 189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고 도전권을 따냈다.
하변에서 가운데로 뻗어 나온 돌들이 얽히며 어지러운 싸움이 벌어진 중반은 오정아가 포인트를 따냈지만 왼쪽 접전에서 과욕을 부렸고 이를 박지연이 즉각 추궁하면서 집과 두터움을 모두 차지했다. 박지연은 기세를 타고 곤마가 된 오정아의 중앙 말을 공격했다. 여기서 형세가 급격히 박지연에게 기울었다.
오정아는 수순을 더 진행해 보다가 항복 의사를 밝혔다. 본선에서 김채영, 김윤영을 이기고 올라가다가 오정아한테 져 패자조로 밀려났던 박지연은 김혜민을 꺾고 도전자결정전에 다시 진출해 자신을 패자조로 내려보낸 오정아에게 빚을 갚았다.
박지연은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며 “최정 4단은 독창적인 수법을 구사하고 뛰어난 기량을 지닌 기사로서, 언제 타이틀을 딴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훌륭한 기사다.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열심히 하면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우승이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것만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정 4단도 가끔 경솔한 수를 둘 때가 있다. 온힘을 다해 여류명인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박지연은 최정에게 상대전적 2승5패를 기록하고 있다.
여류기전 국내 2관왕(여류명인․여류기성) 최정과 박지연의 도전3번기 1국은 같은 장소에서 2월27일 펼친다.
1999년 창설된 여류명인전은 2007년 9기 대회부터 (주)STX가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개막한 제15기 STX배 여류명인전에는 38명의 여자기사들이 출전했으며, 예선 통과자 7명과 시드를 받은 박지연 3단이 8강 패자부활 토너먼트를 벌여 도전자를 가렸다.
매일신문사가 주최하고 ㈜STX가 후원하는 여류명인전은 국내 여류기전 중 유일한 도전기로 대회 총규모는 4,65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1,200만원(준우승 5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로 대국한다.
▲ 박지연(사진)은 지난기에 이어 최정과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루이나이웨이-박지은-조혜연 삼각편대가 여자바둑계의 지붕을 단단하게 덮고 있을 무렵 가장 강력한 신진세력 중 하나가 박지연이었다. 루이가 2011년 말 중국으로 돌아간 뒤 박지은-조혜연의 세상이 될 것 같았지만 여자바둑계는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고 그 중 최정과 박지연 같은 이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최정은 여류명인2연패를 하고 여류기성을 추가하면서 1인자로 군림하게 됐고, 박지연은 타이틀경쟁에서 살짝 뒤처졌다. 여류국수전에선 선배 김혜민 7단이 우승하고 박지연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 지난해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 궁륭산병성배, 삼성화재배, 여류국수전, SG배 페어바둑최강전(우승)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정아 대세'라 불렸던 오정아는 입단 후 첫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최정에게는 3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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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bi
최철한9단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