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일보 이영구 선수(오른쪽)가 초반 포석에서 향소목을 들고 나와 홍성지 선수를 긴장시켰다
<4라운드 3경기> 서울 신성건설 vs 대구 영남일보
<제3국> 홍성지 5단(백) vs 이영구 6단 - 243수 끝, 흑불계승
<제4국> 윤찬희 1단(흑) vs 허영호 6단 - 265수 끝, 백5집반승
영남일보의 기세를 꺾을 팀이 없는가.
대구투어에서 영남일보의 영봉패를 극적으로 막아내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허영호가 이번에는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물론 먼저 열린 3국을 1지명 이영구 선수가 이겨준 덕분이다.
이미 3승을 챙겨 단독 선두를 달리던 대구 영남일보는 6월 13, 14일 이틀에 걸쳐 서울 신성건설과 벌인 4라운드 경기에서 종합전적 3승1패로 또 다시 승리를 낚았다. 리그 성적을 4승으로 업그레이드한 영남일보는 단독 선두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중간스코어 1 : 1 상황에서 14일 저녁7시에 열린 4라운드 3국에서 영남일보 1지명 이영구 선수는 신성건설 홍성지 선수를 맞아 불계로 물리치고 팀 승리의 8부 능선을 점령했다. 밤9시에 이어진 4국에서도 영남일보 허영호 선수가 신성건설 막내 윤찬희 선수를 6집반 차이로 따돌리며, 승부를 5국까지 끌지 않고 마무리했다.
▲ 국후 허영호(왼쪽) 선수와 윤찬희 선수가 이날 바둑의 승부처를 짚어보고 있다.
바둑은 어제처럼 비슷한 패턴이었다. 격렬한 3국과 달리 4국은 시냇물처럼 조용히 흘러갔다.
흑을 든 이영구 선수는 잘 안 두는 향소목을 들고 나오는 등 색다른 포석으로 출발했다. 초반 10수는 마치 사전 연구를 하고 나온 듯 노타임으로 착수하며 상대를 긴장시켰다. 상대의 이런 당당한 모습에 홍성지 선수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대응.
집으로 흑(이영구)이 앞선 종반. 서로 시간 연장책을 두는 과정에서 상전벽해의 바꿔치기가 일어났지만 검토실의 중론은 여전히 이영구 선수의 호조였다. 다만 실전 백186으로 아래 <참고도>처럼 냉정하게 뒀으면 '백도 둘만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에 대해 이영구 선수는 "잘 모르겠다. 좀더 살펴봐야 판단할 수 있는 변화"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 참고도
허영호-윤찬희 대국은 좌변과 상변 등에서 전운이 감돌기는 했으나 전투다운 전투는 벌어지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윤찬희 선수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실리를 밝혔으나 집으로 압도하지 못했다.
단독 선두를 달리는 영남일보는 축배를 들었지만 1승3패로 하위권으로 밀려난 신성건설은 초상집 분위기다. 이제는 얼마전 첫승을 따낸 울산 디아채와 Kixx에게 순위에서 밀렸다. 세 팀은 모두 1승3패로 리그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개인승수에서 1승씩 차이가 있어 신성건설은 7위로 뚝 떨어졌다.(아래 대진표 참조)
지난해 꼴찌였던 영남일보가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질주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첫째로 스파르타식 훈련을 강조한 최규병 감독의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 거기에 이세돌 같은 절대 강자는 없어도 에이스 이영구 선수를 비롯해 자율지명으로 뽑은 김형우 2단에 이르기까지 '군살이 없는 팀 전력'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한 6명 전원이 80년대 생으로 8팀 중에서 평균 나이가 가장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이가 엇비슷하다보니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수월할 터.
4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두 번째 지방투어로 전남 순천에서 열린다. 6월 17일 오후 2시부터 순천대학교 70주년 기념관에서 팬들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곁들여 치를 예정이다. 윤기현 감독이 이끄는 홈팀 전남 대방 노블랜드가 이홍열 감독의 어웨이팀 충북 제일화재를 초청해 벌이는 전남투어에 지역팬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특히 홈팀 대방 노블랜드는 3패로 꼴찌를 달리고 있는 처지라 이번 투어에서 반드시 첫승을 따낸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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