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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늘어놓은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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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늘어놓은 그늘
| 한창규 2006-09-14 오전 10:06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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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되풀이된 부진한 스타트. 젊은 준재를 맨 앞장에 세웠으나 만족스러운 결실을 얻지 못했다. 주장 이창호의 어깨는 매번 무거워졌고, 급기야 지난 대회에서 불패신화가 깨졌다.
탈환을 노리며 이를 악문 6개월여. 이번엔 추첨운도 따랐고, 백전노장 조훈현도 듬직해 보였는데….
제8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2국
○하네 나오키 9단(일본) ●조훈현 9단(한국)
- 장소 : 중국 베이징
- 날짜 : 2006. 09. 13
- 결과 : 275수끝, 백반집승
장면 (사활에 승부를 걸다)
1~4회 대회를 연속 출장했던 조훈현이지만 고난의 예선전에 부대껴 4년 만에 재등장했다. 와일드카드로 부름을 받았다. 농심배에서의 통산성적은 4승 4패. 하네에겐 1패를 안고 있다.
국면은 중반의 공방전. ▲와 ■에 대해 백이 공세를 펴는 상황이다. 백1은 흑가의 대비책. 조훈현은 흑2로 ■를 돌보며 ▲의 사활에 몸을 맡겼다. 어떻게 살 요량이었을까?
참고도1 (성급)
직접 흑을 절단하러 나서기엔 주변의 배경이 무르익지 않았다.
백1은 흑2, 4로 끼워잇는 순간 오히려 백의 단점이 부각된다. 백5로 한쪽을 보강해도 흑6에 끊겨 백 두점이 잡히는 모습.
실전진행1 (악수를 연발하다)
어떤 식으로든 살기만 해서는 좋을 게 없다. 매끄러운 처리가 필요하다.
삶의 출발점은 흑1. 백2의 봉쇄엔 흑3~7. 계속해서 9, 11로 마무리지은 게 조훈현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 일련의 수순을 놓고 검토진의 혹평이 쏟아졌다. 흑3과 7이 죄다 대악수라는 것. 사는 데 큰 도움이 안 될뿐더러 이 바람에 백이 강해져 상변 흑일단을 크게 약화시키고 말았다.
참고도2 (완생)
사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던 천하의 조훈현이 속수를 마다하지 않으며 이토록 궁핍한 삶을 꾀할 줄이야.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굳이 악수교환을 하지 않더라도 흑3, 5면 사는 데 문제없다. 계속해서 백6엔 왼쪽 두점은 가벼운 돌이므로 흑7로 응하면 된다.
참고도3 (충분)
사는 수로는 흑1도 가능하다. 백14로 두점이 뜯기더라도 17까지 두텁게 연결하며 살 수 있다.
이 정도의 삶이라면 흑집도 솔솔하게 생겨 불만스럽지 않다.
실전진행2 (쌈지를 뜨고 좌변이 무너지다)
언뜻 제법 집을 짓고 산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백1(사실은 좀더 강력한 수단이 있었다), 그리고 백3을 얻어맞아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약해진 상변 흑은 백9부터의 우회전법에 시달리며 결국 좌변 흑진이 허물어지는 큰 상처를 입었다.
참고도4 (정수)
갑작스레 기분이 좋아진 하네도 실수한 대목이 있다. 먼저 백1에 치중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 흑2로 연결할 수밖에 없을 때 백3 이하로 몰아붙였더라면 한층 더 따끔하게 흑을 핍박할 수 있었다. 실전과 큰 차이.
종반으로 넘어가며 거듭된 상대의 실수로 재역전시킨 적도 있었으나 조훈현은 그 기회마저 살리지 못하며 분통할 반집패를 당했다. 전반적으로 수읽기와 형세판단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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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na |
｜ 2006-09-14 오전 10:4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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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수도 있었지만 조국수의 투혼이 였보이네요. 하네가 잘 두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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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