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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이 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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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이 커보였다!
| 한창규 2005-11-16 오후 09:33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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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신예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발톱을 치켜세우고 있는 정글숲. 결승길은 여느 때보다도 치열했다. 양대 리그제로 시행된 본선에서 나란히 동률재대국을 치르는 가시밭길을 헤쳐나왔다.
지난 여름 신예연승최강전 우승을 맛본 강동윤과 천원전 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고근태. 신예10걸전 최고 문턱에 다다른 두 기사는 신진 세력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제9기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결승1국
○강동윤 4단 ●고근태 3단
-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 날짜 : 2005. 11. 14
- 결과 : 188수끝, 백불계승
장면 (성급한 삭감)
60여수를 진행시킨 오전은 탐색전. 대국의 비중을 의식한 때문인지 움직임이 조심스러웠다.
오후 들면서 서서히 활기를 띠기 시작했는데 국후 강동윤은 중앙 접전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밝혔다. 백모양을 뿌리채 뽑으려 한 흑1이 성급했다는 지적. 백2, 4의 공격을 예측하지 못했을까.
참고도1 (무사하다)
하변 흑진은 손을 빼도 탈이 안 난다. 백1에는 흑2, 4로 맞대응을 펼 수 있는 것.
자충인 의미도 있지만 앞서 ▲로 찔러둔 수에 의해 백A로 제지할 수 없으며, B의 축도 성립하지 않는다.
참고도2 (낭패)
퇴로를 위협받은 흑 두점의 생사는 어떻게 될까?
흑1로 연결 자세를 취하려 해도 백2가 대기하고 있다. 흑7의 장문도 백8이 선수가 되므로 간단히 허물어진다.
실전진행 (형세에 균열)
전체를 살려낼 길이 없다. 어렴풋하게 손을 내민 흑1이 한계. 백2에 잇지 못한다(이으면 백A).
부득이한 흑7. 방치했다가는 백A에 B와 C, 양쪽 의 약점이 노출된다. 결국 이 공방에서 흑이 후수를 잡았고, 14의 삭감에 전환한 백이 앞서 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참고도3 (팽팽한 국세)
답안을 제시한다. 흑은 우상 일대가 옥토. 중앙 백집을 허용하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만한 재산이다. 따라서 그곳을 확보하는 방안이 바람직스러웠다.
흑1이 가벼운 활용. 백의 출구를 틀어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고 나서 3으로 붙여서 정돈하는 수순을 밟았더라면 팽팽한 국세가 유지됐을 것이다.
참고도4 (허용 가능한 규모)
중앙은 백집을 허용하더라도 15집 가량. 현재의 장면에서 그만한 가치를 지닌 수는 다른 곳에도 있다.
또 백이 집을 짓는 사이 흑이 조금씩 두터워지지 않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참고도5 (뒷맛 소멸)
흑이 중앙 공방에서 잃은 점수에는 1의 치중수를 소멸시킨 마이너스도 들어 있다. 언제든지 백A로 끊으면 흑은 B쪽의 약점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흑1 이하의 수단이 성립하지 않는다.
집의 크기를 견주는 바둑. 실리에 항상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남의 집이 커보일 때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 형세판단이 흐트러지기 쉽다. 형세를 비관하면 무리한 욕구를 일으키고 불행의 씨앗을 싹틔운다. 평상심을 유지해 오던 고근태는 중앙을 너무 의식, 순간적으로 발끈한 게 패인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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