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졸전’을 펼쳐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지만,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나이를 보면 부러울 수밖에 없다. 38세와 37세, 우리 바둑계에서 이 나이에 세계정상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기사가 있는가. 조훈현 9단이 1989년 응씨배를 제패했을 때가 37세, 그리고 2002년 마지막으로 삼성화재배를 우승했을 때가 50세였다. 그러고서 불과 15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나이 서른은 어느새 ‘마(魔)의 고개’로 불리고 있다.
집중력의 싸움이라는 바둑은, 묵은 생강이 매운 것처럼 경륜과 관록이 쌓여야 일가를 이룰 수 있는 종목으로 여겼지만, 조훈현 9단으로 끝이었다. 스승의 눈부신 기록을 몽땅 갈아엎을 것처럼 광속으로 질주하던 이창호 9단조차 35세를 못 넘기고 RPM이 떨어졌고, 그 새 바둑계는 ‘운동화부대’의 잔치판이 되었다. “40세 전에는 절대로 명인이 될 수 없다”는 사카다(坂田榮男) 9단의 말은, 박제된 지 오래다.
이러한 때 목진석 9단의 GS칼텍스배 우승(4월2일, 최철한 9단에 3-1 승)은 밤하늘에 찬연히 터진 한줄기 폭죽 같은 것이었다. 우리나이로 36세(정확히 35세 2개월 13일 만)에 거둔 우승이기에 실로 값졌다.
이창호 9단이 마지막으로 거둔 우승이 2010년 3월 53기 국수전이었고, 이때 나이 34세 7개월 24일이었다. 말하자면 이창호(1975년 출생) 이후의 기사 중 최고령 타이틀 홀더 기록인 셈이다. 요즘 바둑계 흐름을 헤아릴 때, 이건 여간한 일이 아니다. 만감이 교차하기는 목진석 9단이나 관전하던 팬들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인터뷰하면서 목9단은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이를 보던 사람들도 울컥했다. 사이버오로 뉴스에는 세계대회 우승 못지않게 댓글이 145개나 주르르 달렸다.
▲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작년에 9연패를 했다. 인생에서 가장 긴 연패였다. 이대로 계속 승부를 해나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우승하게 됐다. 한없이 기쁘다.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20기 GS칼텍스배 결승5번기 4국에서 35세의 목진석 9단은 최철한 9단에게 백으로 2집반을 이겨 3-1 스코어로 우승했다. 모든 사람이 열세라 예상했을 때, 더군다나 결승1국을 내준 상황에서 연출한 대반전 드라마였다.
20기 GS칼텍스배 우승자는 4월2일 가려졌고, 시상식은 5월8일 어버이날에 열렸다. 우승한 지 한달이 지났어도 여운이 여전하다. 이 인터뷰는 일부러 시상식 즈음으로 늦춰 잡았다. 가뜩이나 우승 직후 여기저기 취재에 시달린 그다. 우승소감 같은 인터뷰는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으므로, 이왕이면 기사생명의 변곡점이라고 말하는 30대 중반에 들어선 승부사 목진석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이런저런 바둑이야기를, 두서없이, 여유로이 나누며 듣고 싶었다. 그러자면 감정이 가라앉을 때쯤, 시차를 두고 만나는 편이 좋겠다 싶었다.
실험적인 바둑에 대해
- 어버이날에 시상식을 했어요. 최고의 효도를 한 셈입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2000년 KBS바둑왕전에서 첫 우승을 한 후 15년 만에 올린 두 번째 우승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승한 두 기전 다 속기전이네요. 속기가 세다, 이렇게 봐도 좋은 겁니까?
“그런 건 아닌 거 같고...속기, 장고 어느 한쪽이 더 좋다, 저는 이런 거 별로 없는 거 같아요.”
- 바둑스타일이 변화를 많이 꾀하고 새로운 수법,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인데...상대가 대처하기에 시간이 짧은 속기전에서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듯한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글쎄...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말씀 듣고 보니 속기에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 그나저나 별명이 괴동(怪童)이라 괴초식을 많이 쓰는 건가요? ^^ 사전연구한 수를 시도해 보는 건가요?
“딱히 의식하고 그런 건 아니고, 예전에 시도한 수도 실험정신으로 둬봐야겠다 준비해서 둔 적은 없어요. 전 포석연구를 별로 안하는 편이라 그날 대국에서...첫수를 두기 전에 이 수를 한번 두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 주로 두지요.”
- KBS바둑왕전 때의 천원(天元)에 둔 수나 KT올레배 때 외목굳힘 같은 것도 이를 테면 ‘필’이 와 둬본 즉흥적인 수라는 말씀이군요. 승부사에게 승리보다 중요한 것이 없을 텐데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한다는 건 그만큼 위험부담도 크지요. 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딱 이 한판이다, 이럴 때는 자기가 아는 길, 안전한 길, 검증된 길을 보통 선택하잖습니까.
“중요한 승부이긴 한데...그래도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강했던 거 같아요. 저는 평소에도 연구회에서 유행포석을 연구하면 참여는 하지만 이것을 따라서 두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지요. 이미 연구돼 있는 포석을 답습하는 최근 유행포석 말고도 바둑은 얼마든지 무궁무진 길이 많은데...어릴 때부터 남들 두는 포석을 따라하기보다는 모르는 길을 가야 거기서 새로 배우는 수도 있고...바둑이란 게 항상 붙이고 벌리고 연구된 거보다는 다양한 변화를 알고 싶어서...”
- 고정된 틀을 답습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이런 정신과 자세가 오늘날 목사범이 건재한 동력 중 하나가 아닐까요?
“글쎄요...그렇게 봐주시면야...”
- 색다른 시도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는데 본인의 평가는? 최소한 절반의 성공이었다 할 수 있나요?
“천원이나 외목굳힘 같은 수는 이겼기 때문에 여러 판 시도했거든요. 그 이후에 외목굳힘은 예선전에서도 몇 판 더 두다가 상대가 제대로 두어오면 판짜기 어렵다는 걸 느끼고 그만 두었지요.”
- 그럼 후배들 중에서 목9단 같은 시도를 하는 기사가 있나요? 눈에 띄는...
“몇 명 보입니다. 20대 초반에서는 한승주, 김진휘 사범이 독창적 스타일이 있고, 20대 중반에서는 안성준 사범이 제가 보기엔 틀에 박히지 않고 자기만의 바둑을 두는 거 같습니다.”
▲ ‘괴동(怪童)’이란 별명은 '괴이한 아이'라는 의미로 목진석이 손수 작명한 인터넷바둑사이트 아이디였는데, 입단 이듬해인 1995년 8월, 중국기원에서 벌인 제2회 롯데배 한·중대항전에서 당시 중국 최강자이던 녜웨이핑 9단을 꺾으며 널리 불리게 되었다.
슬럼프 극복에 대해
-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무려 9연패를 당했어요. 그러다가 2월에 와서야 20회 GS칼텍스배 16강전(대 김정현)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었지요. 바둑이란 게 하루아침에 실력이 붙었다 줄었다 하는 건 아닐 테고, 이렇게 연패를 당할 땐 주로 어떤 부분이 영향을 끼친다고 보시나요?
“연패를 당하고 있을 때도 육체적, 기술적, 컨디션에 큰 문제는 없었던 거 같아요. 잘 안되네, 이런 느낌도 없었는데 4연패, 5연패...자꾸 패점이 쌓이자 심적으로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이 결여되고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되더군요.”
- 그럼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생각을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가지려 애쓰나요?
“전 예전부터 성적이 안 좋아도 특별히 이런 흐름을 벗어나기 위해 뭘 하는 게 아니고...꾸준히 평소대로, 언젠가 달라지겠지...올초까지 연패를 당할 때도 최대한 신경 안 쓸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9연패까지 가니까 나중에 힘들더라고요. 해법은 없어요. 그럴 때일수록 더 공부하고. 평소대로 하는 수밖에요.”
- 그간 준우승만 8번이나 했습니다. 다 아쉬웠겠지만 그 중 가장 아팠던 판은?
“2004년 창호형과 벌인 LG배가 기전규모나 중요성으로는 큰 대회였지요. 1국을 이겨놓고도 역부족으로...내용으로만 보면 2002년 기성전이었어요. 2-2 상황에서 5국을 거의 다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지막에 물러서 지키면 이기는 대목이었는데 그만 반발했다가...그 두번 패배 이후 이를 극복하는 데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 해를 통째로 날릴 정도로 부진했지요. 그때는 어렸을 때라 극복하는 방법을 몰라 더욱 힘들었어요.”
- 이제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줄만한 극복 노하우가 있나요?
“지면 아픈데...그저 빨리 잊어버리고 앞을 보는 거죠. 그 수밖에 어디 더 있겠어요? 지금도 중요한 승부에서 지면 괴롭긴 마찬가지지만 빨리 잊고 다음 승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달까요? 예전엔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면 지금은 항시 평온한 마음으로 좋은 바둑을 두겠다는 생각을 유지하려 애쓰지요.”
- 마음을 비운다고 말들은 하지만 이게 어디 맘대로 되는 일인가요?
“승부사는 매번 이길 순 없으니까...지면서 또 배우는 게지요. 패배를 빨리 떨치고 나가는 건 제 스타일이고 기사마다 스타일이 다르니깐...이세돌 같은 기사가 대단한 건, 큰승부에서 지면 무척 아플 텐 데도 그 자리에서 복기를 몇 시간이고 합니다. 패인을 철저하게 찾아내고서야 일어납니다. 그걸로 털어내는 거지요. 진 건 이미 지난 일이니 빨리 잊고 다음을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 괴력을 지닌' 반상의 괴동'이긴 했으나 이창호라는 '반상 외계인'과 한시대, 한무대에서 활동한 것은 불운이었다. 이창호라는 장벽을 결코 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000년 제19기 KBS바둑왕전에서 2-1로 한차례 우승을 했다. 그러고선 준우승만 8번. 다시 웃게 되기까지 15년의 세월을 인내해야 했다. 커다란 아픔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기에 일어설 수 있었다.
승부사의 나이에 대해
- 한국나이로는 36세인데, 조훈현-유창혁 이후의 세대, 그러니까 이창호를 필두로 한 75년생 이후 기사로는 이 연령에 우승한 첫 기사입니다. 서른 중반이면 ‘최고령 타이틀 획득’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어색한 나이인데, 바둑계 현실이 그렇습니다. 물론 조-유 세대에 비하면 기사 층이 두껍고 경쟁이 치열하다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0여년 만에 이처럼 가파른 조로현상을 보이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 보십니까?
“일단 어린 기사들의 성장속도 워낙 빠르고 두터워졌어요. 중국은 성장속도가 훨씬 눈에 띄지요. 다음으로는, 기사 본인이 30대쯤 되면 반 정도는 ‘경쟁도 치열해지고...성적도 예전 같지 않고...’ 뭐 이런 생각에 스스로 위축되어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등 복잡다단한 인생국면과 맞닥뜨릴 시기이기도 하지요. 국가 간의 경쟁, 글로벌시대까지 되다 보니 경쟁자가 많아진 요인도 한몫하지요.”
- 그렇다 하더라도 바둑의 기량은 자전거 타기와 같아서 한번 배우면 잊지 않고, 실력이 빨리 늘진 않지만 그렇다고 빨리 줄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데...가령 이창호 9단 같은 대기사의 경우라면 순식간에 기량이 줄지는 않을 텐데 급전직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일까요?
“창호형의 문제는...후배인 제가 감히 거론할 처지가 아니지만...기량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몸이 안 좋다는 얘기를 너무 자주 들었고...머리가 뜨거워져 세수를 자주 하는 모습...상기증이라고 하던가요? 지금도 별로 안 좋아 한의원을 다니는 거 같더군요. 체력적 부분이라고 봅니다. 바둑을 보면 여전히 강하죠...전 아직도 힘들던데요. ^^;; 다만 건강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토너먼트 기전에서 매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이길 순 없는 노릇이지요. 이것이 예전과의 차이입니다. 예전엔 주욱 밀고나가는 힘이 있었다면 지금은 모든 판을 그러지 못하는 게지요. 그렇지만 한두 판만 놓고 볼 땐 여전히 초일류급 레벨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창호 9단은 건강문제 탓이 크다 보고요. 다른 기사들도 30대에 접어들면서 쇠퇴기미를 보이고 있잖습니까. 나이를 먹으면 실력이 안 느는 것인가요?
“제 답은 ‘아니다’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공부를 하면 대세관, 바둑을 보는 눈은 조금씩이라도 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기력이라고 해야 하나...테크닉(기술)과는 별개의 부분을 경기력이라고 할 때, 이것이 저하되는 거지요. 가장 큰 경기력 요소로 집중력과 연계된 체력적인 문제를 들 수 있겠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해야 이길 수 있잖습니까? 그런데 젊은기사들에 비해 실수가 더 나오게 되고, 이런 것들이 성적으로 직결되지요.
자신감이 떨어지면 덩달아 자기확신도 떨어지고, 예전 같으면 형세판단이 정확하게 돼 유리하다는 확신으로 운신해 나갈 수 있었던 부분이 지금은 이게 안되니까 결국 초조한 마음에 서두르다 판을 잃기 일쑤입니다. 미세한 승부로 가면 정밀하게 계산해야 하니까...나이가 들면 5개 보던 걸 4개 보는 식으로 못 보는 부분이 생기니까...이런 현상이 매판마다 나타나는 게 아니지만, 중요한 판 혹은 토너먼트 전판에 걸쳐 집중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문제인 거지요. 이 모든 걸 통틀어 실력, 기량이라고 하는 거겠지만...”
- 정리하면, 나이를 먹어도 공부 양을 견지하고 체력을 잘 관리하면 실력은 는다는 게 목9단의 생각이군요.
“이 부분은 이야기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실력은 나이를 먹을수록 줄어드는데 다만 공부를 열심히 하면 주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보는 이도 있지요. 제가 말한 경기력과 기술적 실력을 달리 보느냐 보지 않느냐의 차이겠지요. 저는 바둑 자체 실력만 놓고 보면 계속 공부한다면 는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경기력이 저하되기에 이 둘을 같이 놓고 평균을 내 평가하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게 맞겠죠. 나이가 많은 기사들의 실력이 느는 평균속도보다는 젊은기사들의 발전속도가 원체 빠르니 추월당하는 것일 테고요.”
- 그렇다면 젊은이들과의 싸움에서 가장 큰 애로는 뭡니까? 체력적인 면을 꾸준히 관리하면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요?
“제 경우만 놓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질문이네요. 전 아직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9연패를 당하기 이전 연초에 도저히 질 수 없는 판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바둑을 몇 판 역전패 당한 적이 있지요. 마(魔)가 낀다고 하나요? 입단 이후 최악의 역전패를 거듭 당한 데 이어서 후반기에 9연패의 터널에 들어서고 보니,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그런 거구나 싶더군요. 집중력이 떨어지면, 후반으로 갈수록 미세한 바둑 많잖아요.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아무래도 예전만 못해요. 끝에 가서 수읽기가 뿌예지는 현상...집중력이 체력과 연계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전적으로 체력적인 면 하나로 뒷받침되는 것은 아니지요. 10대, 20대 초반 때는 끝내기 승부에서도 집중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매판 할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네요.”
- 그럼 집중력이 분산되는 연령이 대략 서른 기점인가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운동선수도 자기관리에 따라 선수생명이 달라지듯 노력으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채워준다면 더 오래 전성기를 유지하게 되겠죠. 예전엔 40세를 ‘마의 고개’라 했는데 지금은 10년 내려왔잖아요. 이것은 그만큼 기사 층이 두터워졌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바둑내용 또한 더없이 격렬해진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봐요.”
- 그런 측면이라면 시간이 긴 바둑, 나이 든 기사에겐 장고바둑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더 생각할 수 있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 테니까...
“시간 안배만 잘 한다면...그리고 체력적으로 끝까지 앉아있을 힘이 뒷받침된다면 그럴 수 있겠군요.”
- 조로현상 가속화시키는 것 가운데 속기(速棋) 대회가 늘어난 요인도 있을까요?
“그런 논의를 많이 했지만...그렇지만 잘 모르겠어요. 속기대회가 많아졌다면 거기에 적응하고 대응해야 그게 진정한 프로겠죠.”
▲ 싹싹하고 겸손하고 예의바른 목진석 9단은 기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한끼 점심 우승턱에 기자들은 다들 막내동생이 우승한 것마냥 기뻐하며 축하했다.
바둑의 개성에 대해
- 마흔을 넘겨서도 팔팔하게 활약한 조치훈, 조훈현 9단도 그렇고 92년 67세에 왕좌 타이틀을 획득한 후지사와 9단은 말할 것도 없고요, 물론 예전은 기사 층이 얇았고, 지금처럼 정보가 광속으로 오픈되는 시절이 아닌지라 이런 분투가 가능한 측면이 있었겠으나, 하여간 이런저런 말씀을 듣고 보니 예전과 달리 이제는 프로기사의 절정기를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로 봐야하는 걸까요?
“워낙 대단하고 위대한 기사들이라 감히 얘기하기 그렇고요...한가지 분명한 건 자기관리에 워낙 철저했던 분들이라는 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롤모델이 조훈현 국수님, 린하이펑 명인 같이 일선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분들입니다. 꾸준히 노력하며 결코 승부의 끈을 놓지 않고 자기관리를 하신 승부사들이죠.”
- 체력만 보강하는 걸로 경기력이 온전히 유지되지 않듯 자기관리를 잘한다 하여 전성기를 계속 이어갈 순 없는 일일겁니다. 분명 그 시절과 이 시절 바둑에는 큰 차이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환경적인 변화에 따른 영향도 있을 테고요.
“수법적으로 훨씬 치열해졌지요. 요즘 바둑은 초반부터 격렬하잖아요. 예전 바둑은 초반 30수, 40수만 보면 누구의 바둑인지 나왔잖아요? 그런데 최근 그런 부분을 찾기 쉽지 않지요.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기가 어려워져서...예전엔 초일류가 4~5명 있다 하면, 저마다 기풍이 개성만점이었고 차별화돼 있었지요. 지금은 그런 기대를 못해요. 다케미야 9단이 ‘우주류’ 바둑을 아무리 잘둔다 해도 요즘 시대에 매판 그렇게 두어서 성적 내기란 힘들지 않을까요? 기사는 승부사로 인정받기 위해선 이겨야 하니까...”
- ‘우주류’와 같은 개성 있는, 혹은 독창적인 바둑을 보기 점점 힘들어진다는 얘기는 뒤집어 말하면 천편일률적인 바둑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런 말씀인데, 실력이 다들 상향평준화되었고, 격렬하고 치열하게 반면을 꾸려나가지 않으면 한판 이기기 힘들어졌다, 이런 거로군요.
“한 예로, 지금 중국에 엄청 독특하게 두는 기사가 있지요. 간쓰양(甘思陽)이라고, 흑으로 둘 때 첫수를 8의8 자리에 두고 백으로는 양 대고목에 두는 식인데, 매판 그렇게 둔다는 겁니다. 내용적으로는 참 새롭고 재미있기는 하죠. 간혹 강자를 이길 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상위 레벨에서 통하지 않으니 승부로 봤을 때는 아닌 거죠.
바둑이 격렬해지면서...내용적인 면에서 경기력, 기술적인 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수법의 치열함이라는 그런 것들은 예전보다 향상되었을지 모르지만 바둑의 깊이라는 면...음미하면서 보는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크죠.”
- 여기서 말씀하시는 ‘깊이’는 창의성이기도 할 테지지요.
▲ 태극마크가 선명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 중인 목진석 9단.
현 바둑계 판도에 대해
- 기사의 조로현상과 더불어 일인자의 전성시대도 점차 짧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지금을 박정환시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창호에 이은 이세돌까지는 분명 독주시대였다 말할 수 있겠는데 말이죠.
“랭킹을 따지면야 박정환시대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일인독주시대는 아니고 춘추전국시대라고 해야겠죠. 앞으로 누군가 나와서 천하통일할지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일인독주는 쉽지 않을 겁니다. 예전보다 강자 층도 훨씬 두터워졌고 랭킹이 낮은 선수도 순위는 낮지만 실력이 약한 게 아니기에 언제라도 치고나올 수 있는 저력을 갖추고 있지요.”
- 올초 LG배에서 박정환 9단이 김지석 9단을 따돌리고 모처럼 세계대회를 우승하긴 했지만 같은 나라 선수와 싸워 이긴 결과라 의미가 다소 희석된 감이 있어요. 백중지세의 세계정상급 대결에서 누가 이기든 전혀 이상할 것 없고, 따라서 박정환 9단이 그간 기대치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여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창호-이세돌처럼 반 보 더 나가지 못하고 번번이 주저앉은 이유가 있었을까요?
“박정환은, 아직도 진행형이잖아요. 더 두고 봐야죠.”
- 그렇지만 한국의 일등이잖아요. 일등이 언제까지고 진행형으로만 그칠 순 없는 노릇이지요. 팬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거기에 중국이 워낙 강해졌잖아요. 예전에 비해...”
- 세계바둑 판도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한중의 격전장? 중국이 앞서 가고 한국이 쫓아가고 있는 형세?
“지금은 한중이 좋은 승부를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5년, 10년 후를 볼 때는 영재 자원이 많은 중국이 주도해 갈 테지요. 현재는 이세돌 9단이 이끌어주고 있고 박정환, 김지석이 힘을 내고 있으니까...우리도 5~10년 후 이런 기사를 계속 배출해줘야 하는데...”
- 그런 각도에서 눈여겨보고 기대하고 있는 어린 신예기사가 있다면?
“4~5명 정도 꼽을 수 있는데요, 이동훈, 신진서, 신민준, 변상일을 들 수 있겠지요. 나현은 이미 타이틀을 땄으니 정상급으로 취급해야 할 테고요.”
- 이 가운데 가장 유망한 기대주를 거론한다면?
“다들 대단한 재능을 지닌 기사들이므로 자기 하기 나름에 달렸으니 단정지을 순 없지요. 그렇지만 지금 당장을 보면 안정적으로 10위권에 안착한 이동훈이 눈에 차네요.”
- 이동훈 5단을 보면, 물론 대다수 기사들이 이런 패턴을 겪긴 하지만, 바둑의 실력은 수직상승하기보다 계단상승을 하나 봅니다. 일직선으로 치고올라가는 듯해도 최종 관문 언저리에 다다라선 지그재그로 정체되는 시기가 있어요. 이렇게 정체될 때의 원인은 대체로 뭔가요? 테크닉적인 면이 큰가요 아니면 정신적인 면인가요?
“심리적 부분이 많이 있는 거 같아요. 재작년을 보면 이동훈이 10연패 한 적이 있지요. 랭킹도 30위 밖에서 정체했고요.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작년초 한 인터뷰에서 이동훈 주목하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그렇게 본 이유는 이동훈 사범이 10연패를 당하고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럴수록 계속 연구하고 공부하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 함께 연구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항상 연구실에 일착으로 나와 공부할 뿐만 아니라 자세도 제일 좋고...역시나 지금은 쭉 치고 올라갔잖아요. 알을 깨는 단계였던 거죠. 강자에게도 이젠 자신감을 갖고 대결합니다.
변상일은 그간 이동훈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왔는데 지금 약간 정체시기를 겪고 있는 모습이에요. 이걸 극복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거고 그렇지 못하면 한단계 높은 승부세계에 안착하지 못하는 겁니다.”
- 중국에서 눈여겨볼 만한 신예 유망주를 꼽는다면?
“그쪽은 워낙 많기 때문에...커제는 올 1월 이미 세계대회(백령배)에서 우승했으므로 언급할 필요가 없고, 제가 보기에 양딩신(楊鼎新) 3단이 조만간 껄끄러운 적수로 나타날 거 같아요.”
- 커제보다 한살 어린 양딩신(98년생)은 2012년 이광배를 우승해 중국 최연소 타이틀 보유기록을 세우며 커제와 더불어 기대를 받아왔지만 현재 무관이잖아요? 생각만큼 치고나오지 못하는 거 아닌가요?
“커제나 미위팅 같은 중국 신예들은 다 비슷한 스타일을 보입니다. 어리고 수읽기 빠르고 전투력 강하고 엄청 속기파죠. 중국 대다수의 어린기사들이 속기파에다가 초반은 대략 아는 포석으로 짜놓고 후반에 깊은 수읽기와 전투로 승부를 보는데 양딩신은 달라요. 예전 창호형 스타일로 두텁게 두면서, 엄청 진지하게 열심히 두는 기사란 점에 주목합니다.”
▲ 바둑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준 당신! 당신이 감격의 눈물을 흘릴 때 팬들도 따라 울었다오! - 10대들이 날고뛰는 요즈음 당신의 승리는 정말 대단합니다...당신의 울먹거리는 인터뷰에 저도 울었습니다. (빠뜨롱) - 내가 다 눈물이 나네요. 목사범의 우승은 어려운 시기에 큰 위안이 되네요. 기사를 읽고 감동을 주체할 수 없고, 무한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노리목) - 바둑은 단순히 기술만으로는 신의 높은 경지에 까지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반상을 통해 보여주시는 것 같아 잔잔한 감동이 옵니다. 10대, 20대가 거의 석권하는 요즈음 목사범을 통해 인격이 반상에 나타나는 새로운 바람이 바둑계에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Godlove) - 이번처럼 목진석 사범의 우승을 갈망하는 팬들의 성원이 압도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가식이 없는 해맑은 미소, 겸손함이 배어 있는 매너와 절제된 말솜씨, 해설자의 허를 찌르는 기상천외의 묘수,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아름다운 청년 대한국인 목진석! (오로검객) - 사이버오로 뉴스 댓글에서
바둑을 대하는 자세
- 부화를 말씀하시니...목9단은 이창호의 벽에 막혀 자기시대를 열지 못한 기사 가운데 한명이었지요. 이창호 9단이 해가 지지 않는 독주시대를 구가할 때 ‘포스트 이창호’는 이창호 나이를 기준으로 위로 다섯 살, 아래로 다섯 살 내로는 절대 나오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요. 목9단은 딱 다섯 살 적은 1980년 생이었고 KBS바둑왕전에서 한번 이기긴 했으나 단타에 그친 채 지금껏 준우승만 8차례 했습니다. 그렇지만 세월이 훌쩍 지난 이 시점에서 잣대를 재보면 업적이야 이창호 9단보다 못하지만 기사로서 생명력은 못지않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우승까지 했으니 어떤 면에서는 더 앞서게 되었다고도 평가할 수도 있겠는데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뭘까요? 후배들에게 어떤 점을 조언해 주고 싶나요?
“바둑은 결국 평생승부이고 평생공부지요. 서봉수 명인께서 국가대표실에 자주 와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물어보고, 어떤 때는 무려 3시간 동안 한 자리에 꼼짝 않고 관전하며 공부하는 열정은 대단하다 못해 무서울 정도지요. 루이 9단도 그랬고요. 평생 알아가야 되는 게 바둑이다 생각하고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하면 자기관리는 자연 이루어질 테지요. 열정이 없다면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 장구도 십년을 치면 제 소리를 낸다고 하는데, 이쯤 나이면 바둑은 이런 것이다, 나름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목9단에게 바둑은 뭘까요?
“여전히 알 수 없고 계속 알아가야 하는 게 바둑인데 어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저에게는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할 동반자 같은 거고요, 바둑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고 성숙해진 거 같아요.
바둑승부도 중요하지만 프로기사라면 바둑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올바르게 돼 있어야 열정이 솟고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지요. 바둑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진정한 기사로서의 마음을 갖고 있다면 꼭 누군가에 보이려 들지 않아도 다른 사람 보기에도 아, 저 사람은 진정 바둑을 사랑하는구나, 여길 것입니다.”
- 바둑이 좋아 프로기사가 되었는데 그렇지 않은 기사도 있을까요?
“요새는 승부가 치열해지다 보니 승부 쪽으로 많이 가 있는 거 같아 좀 아쉬운 구석이 있습니다. 저만 해도 어릴 적부터 일본 바둑책으로 공부를 해 그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바둑이 스포츠로 가고 있는 추세지만 제 마음속엔 아직 예나 도로서 차지하는 자리가 좀더 크거든요. 한판두판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요. 그렇지만 우선 바둑을 존중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로 최선의 수를 찾아나가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승부사로서 덕목이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승부사 이전에 프로기사라면 이런 자세를 갖추고 가야한다고 봅니다.”
- 지금 만나이로 35세, 한층 급박해진 승부세계에서 벌써 ‘노익장’ 소리를 듣게 된 연령에 그 어떤 거창한 목표를 정한다고 꼭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목표를 크게 잡고 달려가는 게 힘이 나잖아요? 앞으로 목표라면?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바란 바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최대한 오랫동안 높은 레벨에서 승부를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우승함으로써 좀더 즐거운 마음으로 승부를 할 수 있을 거 같고요...개인적 차원이 아닌 국가대표 코치를 맡고 있는 처지에서 우선은 한국바둑에 미약하나마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고, 몇년 뒤에는 제 위치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지만 어디에 있든 바둑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 세계타이틀도 노려봐야죠? (사실 이 말을 듣고 싶어 던진 질문이었다. ^^;; )
“그건, 네...뭐...열심히 하다보면....흐...” [인터뷰사진/김수광 기자]
▲ 낙타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 바둑이 정녕 자신과의 싸움일진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바둑은 평생공부이기에 승부사는 사막을 터벅터벅 걷는 낙타같이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여정의 끝에서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승리 아니겠는가.
<이세돌 같은 기사가 대단한 건, 큰승부에서 지면 무척 아플 텐 데도 그 자리에서 복기를 몇 시간이고 합니다. 패인을 철저하게 찾아내고서야 일어납니다>. 살아 있는 大棋聖 李世乭에 대한 睦鎭碩 프로의 평가의 한 대목를 읽으며 온몸이 찌릿찌릿해져왔다. 바둑은 復棋에 있다, 復棋! 李世乭 十段(?)이 세계 최강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復棋, 復棋다! 아, 李世乭의 復棋 사랑, 그것은 美의 極致를 보여주고자 하는 崇高한 행위가 아닐늘지? 復棋가 낳은 최고의 예술 행위가 아닐는지? 나는 그런 李世乭이 미치도록 좋다. 언제나 復棋 三昧境에 빠져 있는 李世乭 그 말이다! 사이버오로의 名文章家, 아니 한국바둑의 大文士 정용진 기자의 <괴동에게 듣다>는 한 마디로 文質이 彬彬하다. 최고다! 睦 프로, 더욱 정진해서 조남철 선생이 보유한 국내 최고령 타이틀 기록(49세 6개월)도 경신해주길 바란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프로 기사의 롤모델 睦鎭碩!
차칸덜맹이
｜ 2015-05-11 오후 8:47:00 [동감0]
잘봤습니다.
(기자분 의도대로인) 적절한 시기에, 훌륭한 내용의 인터뷰 잘봤습니다.
댓글을 안달수가 없게 만드는 좋은 인터뷰네요.
너무 좋아하고 응원하는 목사범님께도 멋진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내친김에 타이틀 하나 더 따시길!!!
오로검객
｜ 2015-05-11 오후 7:31:00 [동감0]
화날 일 없으면 정치꾼들 돈 먹고 오리발 내미는 모습 보고, 기쁠 일 없으면 목진석 사범 웃는모습 한 번 보고 인터뷰 또 한 번 보고-----
순바기
｜ 2015-05-11 오후 6:12:00 [동감0]
인터뷰 기획을 잘 했습니다.
질문도 깊이있고 목사범님도 심도 있는 답변 오랜만에
인터뷰 다운 글 잘 보았습니다.
3수라도
｜ 2015-05-11 오후 5:37:00 [동감0]
감동적이어요.
대재파파
｜ 2015-05-11 오후 4:58:00 [동감0]
내용이 충실한 인터뷰 잘 봤습니다. 예전에 후지사와 9단이 신수일생이라는 말을 즐겨했습니다. 전문기사라면 모름지기 일생을 두고 후세에 남을 신수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말이지요. 과정이야 어떻든 오직 이기고 지는 승부결과에만 집착하는 요즈음의 바둑 세태와는 격이 다른 태도입니다. 불멸의 기성 오청원이 바둑을 사랑하는 만인의 추앙을 받는 것은 절대지존의 실력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친 구도자적인 자세와 누구보다 많은 신수를 통해 바둑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공로에 있는 것입니다.
하이디77
｜ 2015-05-11 오후 12:15:00 [동감0]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입영전야愛
｜ 2015-05-11 오전 11:06:00 [동감0]
우승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증진하여 후배 기사들에게 존경과 사랑받는 훌륭한 프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스나이퍼II
｜ 2015-05-11 오전 10:41:00 [동감0]
해설 할 때 보면 정말 가정교육 잘 받은 예의바른 기사라는 느낌이 절로 듭니다...
foxair
｜ 2015-05-10 오후 7:04:00 [동감1]
과거의 바둑 400년은 지금은 100년 아니 50년도 안 걸릴 정도로 정보 과학의 광속화 시대다..당연히 젊은이가 배우고 느는데 더 유리하다..기술의 흡수력과 생존력도 탁월해서 수법 또한 모든걸 꿰뚫고 있기 때문에..30수가 아닌 50 이상의 미지의 수로 모험을 부추기고 직접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등 속전속결의 대국인데 아쉬움은 창의력 자기개성의 확장이다. 패러다임이 바뀌면 어른들 습관된 버릇 적응하기 힘들어하고..두뇌의 퇴화는 인간의 숙명..자기관리가 그나마 늦쳐주기는 하지만..무엇보다 반상을 바라보는 건전한 태도가 입문때부터 지켜져왔다면 인생의 마지막도 생명력 있는 기보로 남기지 않을까 함
무구
｜ 2015-05-10 오전 10:05:00 [동감0]
이미 많이 검토되고 시도된 포석으로 어느 정도 짜놓고, 수읽기와 집중력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승부에 유리하고 체력적으로 버틸수 있는 방법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많은 기사들이 이러한 길을 가고 있겠지요. 하지만 최정상에 설수 있느냐의 여부가 바로 또 이러한 패턴을 극복할 수 있는 창조성의 유무에 달려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무구
｜ 2015-05-10 오전 9:54:00 [동감0]
바둑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물론 해당되겠지만, 프로기사라면 바둑을 존중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로 최선의 수를 찾아가야 한다는 목사범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삼삼경천
｜ 2015-05-10 오전 8:40:00 [동감0]
목 진석 사범에게 다시 축하인사를 드리면서... 인터뷰를 보면서 바둑을 대하는
장인의 진중함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목 사범의 바램이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목 사범이 양 신과 이동훈 변상일을 차세대의 재목으로 꼽은 것은 저와 똑같은
생각이라 흐믓했는데... 저는 변상일이 얼마 전 KB리그에서 진 뒤, 자리를 떠나지 않고
매우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몹시 아팠습니다. 왜 그렇게 마음이 짠하던지...
박타령
｜ 2015-05-10 오전 7:25:00 [동감0]
정용진 이사님, 인터뷰를 잘 이끌어 주셨고, 목진석 사범도 진지하게 정성스럽게 대답을 잘해주셨군요. 좋은 인터뷰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flight
｜ 2015-05-10 오전 6:35:00 [동감1]
재밌게 잘 봤습니다.
요즘 이동훈이 쭉쭉 뻗어가는게 사실 보이던데
이 기세로 세계 타이틀 하나 차지하면 정상의 일각을 차지할듯.
커제 양딘신 구리 다 이기고 최근엔 쎈돌에게 가르침을 받았지만...
박정환 김지석도 만만히 보지 못할듯.
510907
｜ 2015-05-10 오전 5:38:00 [동감1]
목9단님 사랑합니다
거북이일등
｜ 2015-05-10 오전 5:08:00 [동감1]
정말 국가대표 코치 자격있다.
거북이일등
｜ 2015-05-10 오전 5:05:00 [동감2]
괴동 목진석 9단이 내게는 감동 목진석 9단입니다.
덜컥수도사
｜ 2015-05-10 오전 2:36:00 [동감1]
목 사범님 우승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한국 바둑 발전에 큰 디딤목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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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술랑
하이디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