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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돌의 인내, 쎈돌의 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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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돌의 인내, 쎈돌의 타개
돌부처의 강공, 돌부처의 반발
| 신은지 2010-09-06 오후 09:37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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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후, 이세돌 9단의 표정에 여유가 돌아왔다. |
“(이창호 9단이) 예전엔 웬만하면 반발을 안 하는 경향이었는데, 근래엔 반발을 하는 편으로 바뀌었다. 옛날에도 어려웠는데 이젠 더 어렵다.”
이세돌 9단의 인터뷰처럼 이창호는 여지없이 반발했고, 이세돌은 타개를 했다. 마치 기풍이 바뀐 듯한 두 사람의 대결은 교묘하기 그지없었다.
2010년 9월의 시작을 알리는 첫날, 361路 바둑판 앞에 양이(兩李)로 불리는, 국내 랭킹 1, 2위 이창호․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많은 바둑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바둑 내용은 초반부터 흥미진진하다. ‘중앙전’에 이르자 어느 한 쪽이 부러질 것 같다가도, 교묘한 타개와 절묘하게 빚어내는 타협이 바둑팬의 눈을 한순간도 떼지 못하게 만들 정도다.
앞서 말한 대로 평소와는 달랐다. 이창호 9단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고, 이세돌 9단의 타개는 유연했다. 돌부처의 강공과 쎈돌의 인내가 대비를 이룬 결승 1국, ‘연구생출신 법학도’ 신은지의 집중조명으로 다시 한 번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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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기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전 결승 1국
○이세돌 9단 ●이창호 9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10년 09월 01일 /결과: 280수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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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이창호, 선택의 기로에 서다)
흑이 둘 차례다. 다음 한 수에 따라 포석 방향이 정해지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A는 흑 모양을 키워 서로 모양 바둑을 두는 수, B는 백 모양을 지우는 수이다. 이창호 9단은 어디에 두었을까?
실전진행1 (백 모양을 지우는 수를 선택)
이창호 9단의 선택은 흑1. 백 모양을 지우는 것은 프로들의 보편적인 실전심리!
이하 수순은 저공비행에 이은 상용수법이다. 흑9로 밀어가는 수는 최근에 연구된 수.
축머리를 둘러 싼 초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참고도 1 (어려운 변화)
실전진행1에서 흑9로 밀어간 수가 등장하기 전에는 바로 흑1로 붙여가는 수를 두었는데 백이 젖힐 때 흑이 되 젖히는 수가 어려운 변화이다.
참고도 2 (흑, 만족)
흑1,3 교환은 이후에 진행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중앙 흑 단점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흑5,7은 축이 유리할 때 쓰는 유력한 수법으로 이후 진행을 보면 흑1,3의 교환이 흑 모양에 유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에 젖혀 패를 내는 수가 있어 백이 괴롭다.
장면2 (대범한 축머리)
장면1-참고도2의 수순처럼 진행되면 백이 좋지 않은 진행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세돌 9단은 흑이 되 젖히는 수를 두자 좌상귀를 보류한 채 축머리를 쓰는 대범한 작전을 구사하는데..
이세돌 9단은 어떤 축머리를 썼을까?
실전진행2 (백, 축머리 활용)
백1로 축머리를 두자 흑2의 젖힘은 최강 수이다. 좌상귀 축과 관련된 우하귀 축머리 공방에서 6의 끊음 수로 한 점을 제압하며 좌상귀 축을 해결했다. 백은 7,9의 기분 좋은 빵때림으로 우하귀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이어 11의 한 점을 가볍게 보고 13으로 발 빠르게 상변으로 전향한 것도 배울만한 수법으로 이세돌9단의 대국관이 잘 나타난 장면이다.
좌상귀에서 흑은 축이 유리하기 때문에 유력한 수법임에 틀림없지만 백의 축머리 활용도 좋아 좌상귀에 대한 보상을 우하귀에서 모두 얻어낸 듯 보인다.
참고도 1 (축머리 성립)
'장면2-참고도1' 백△의 끊음에 흑1로 제압하고 싶지만 백2,4로 단수를 몰고 백6으로 두는 수가 있어 백8까지 축이 성립한다.
장면3 (이세돌의 레이더망)
중반전투가 마무리되고 종반에 들어서는 장면이다.
상변 약한 흑 5점이 이세돌 9단의 레이더망에 들어온다. 이세돌 9단은 중앙 정리를 어떻게 했을까?
실전진행3 (유연한 작전)
백1 날일자가 일감으로, 흑 곤마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중앙을 두텁게 한 후 백7로 갈라서는 유연한 작전이다. 이세돌 9단은 중앙을 정리해 나갔다.
참고도 1 (욕심은 금물)
흑1로 수습하려는 수에 백2로 차단하는 것이 강력한 수법처럼 보이나 흑이 단수치고 뚫고 나와서 흑이 쉽게 타개된다.
참고도 2 (한 발자국 물러섬)
백1로 치받아 선수 활용을 하는 이세돌 9단. 흑2로 바로 막아서고 싶지만, 백3으로 꼬부림이 아프고 나중에 5로 상변을 넘어가는 수가 남아있다.
장면4 (40초의 승부)
흑돌 중앙이 미생인 가운데 흑1로 백 중앙 두 점을 잡으면서 살아가자고 한다. 백 두 점이 잡히면 흑이 대성공이다. 이세돌 9단의 번뜩이는 묘수가 나와야 하는 장면. 이세돌 9단은 40초 초읽기 안에 묘수를 찾을 수 있을까?
참고도 1 (백, 한 수 부족)
백1로 이어가는 것은 흑2 입구자로 두어 이하 14까지 백이 한 수 부족으로 죽게 된다.
참고도 2 (백, 수가 없다)
백3 붙임으로 탈출하려는 수도 14까지 수순까지 중앙 백이 죽게 된다.
실전진행4 (백, 탈출 성공)
이세돌 9단은 선수 교환으로 초읽기를 연장해 나가며 백16의 끼움수를 찾아냈다. 백16이 호수로 백18로 두 점을 이어가며 반대로 흑이 중앙 대마를 살려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흑35까지 후수로 흑 대마가 살아가게 됐지만 중요한 선수를 백이 잡아 끝내기를 해나가서는 백이 유리한 형세가 되었다.
누군가는 40초가 짧다며 엉뚱한 실수를 하는데, 누군가는 40초안에 가장 정확한 수를 찾아낸다. 바둑에서 ‘초일류와 평범함’의 차이는 40초 안팎의 짧은 순간에 결정나는 지도 모른다. 결승1국 이세돌 승. 1-0!
결승2국은 9월 15일 바둑TV에서 열린다. 15일 오후 8시. 술 약속 금지. 사이버오로에선 괴동 목진석 9단의 해설로 인터넷 중계를 한다. 채널 사수.
필자 소개 : 연구생 출신 법학도 신은지
'은지'라 쓰고 마지막에 힘을 줘 ‘은쥐’ 라고 읽어야 한다. (재)한국기원 여자 연구생 출신, 연구생을 나온 후, 뜻한 바 있어 대학입학시 법학을 택했으나 바둑보다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 사실은 어떤 분야도 그리 만만하진 않다 - 한국 바둑계의 주요행사에서 기록, 진행 등, 직접 두는 것 빼고는 다하고 있다. 빼어난 바둑실력과 꼼꼼한 일처리를 통해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어, 이것저것 점점 더 많이 맡고 있다. 글쓰기는 바둑 인생을 시작한 이래 최초이며, 사이버오로를 통해 공식적인 ‘데뷔의 펜’을 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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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디없음 |
｜ 2010-09-08 오전 2:1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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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를 바라보며...존경과 자신감을 동시에 담고 있는 센돌의 눈빛...오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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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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웁스~ 날카롭고 예리하시네염...진짜 그런것 같네요....오묘한......ㅎㅎ 이런 모든것을 한장에 압축(?) 시킨것이 사진의 큰 매력중 하나이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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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녀의약속 |
｜ 2010-09-07 오전 11:03: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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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양의 깔끔하고 풋풋한 글과 해설을 보니 너무 신선하네요, 앞으로도 이런 산뜻한 글을 계속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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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탐무욕 |
｜ 2010-09-07 오전 10:2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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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후 이세돌9단의 해설에 따르면 상변의 끝내기시
이창호9단이 정상적으로 끝내기했으면
자기가 약 반집-1집반정도 불리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설명해 주시면 좋았을 듯...
아뭏튼 깔끔한 집중조명 좋았습니다.
그동안 집중조명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는데
앞으로도 좋은 기사 계속~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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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ARI |
｜ 2010-09-07 오전 8:1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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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생 출신 법학도 신은지~
오...드뎌...관전기에도...여성의 손길이...
신은지님만의 멋진글...기대하고..
또 바둑계에서 여성의 활약들을..엄청 기대합니다...
신은지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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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너승부 |
｜ 2010-09-07 오전 8:1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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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축하합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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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현 |
｜ 2010-09-07 오전 5:5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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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군요. 우과천청(雨過天晴)의 푸르름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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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uch! |
｜ 2010-09-07 오전 12:2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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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글쓰기 데뷔 축하드립니다.
실전진행4의 16수, 관전하면서 백의 묘수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승부를 가른 한 수였군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2국에서는 이창호 9단이 힘을 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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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대충 |
｜ 2010-09-06 오후 11:0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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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글? 정말 깔끔합니다. 앞으로 여류 관전자로서의 자질이 보이는군요. 보다 많은 독서와 프로기사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사적인 내포가 충일해지도록 하면 대성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유심히 보겠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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