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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바람에 갇힌 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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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바람에 갇힌 강공
| 한창규 2007-04-16 오전 10:43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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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 때면 남녘의 따스한 봄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소식이 있다. 후지쯔배가 전해주는 낭보다.
통산 12회, 최근 9연속 우승 질주를 하고 있는 위대한 업적은 강한 한국바둑을 더욱 빛내준다. 한국바둑은 후지쯔배에서 봄의 새싹을 틔우고 여름을 열매를 수확한다. 태극마크를 단 7명의 승부사가 어김없이 열도 정복에 나섰다.
제20회 후지쯔배 24강전
백 : 창하오 9단(중국)
흑 : 조한승 9단(한국)
장소 : 일본기원
날짜 : 2007. 04. 14
결과 : 313수끝, 백2집반승
장면 (강경책이 화근)
한국랭킹 5위의 조한승, 중국랭킹 5위의 창하오. 그리고 상대전적 1승 1패. 떨어질 게 없는 조한승은 기합 실린 적극책으로 판을 꾸렸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흑1이 강한 태도이며, 진로를 방해받은 백2에 대한 흑7과 흑9 또한 잇단 강수. 이 바둑은 이곳 싸움에서 유불리가 드러났다.
참고도1 (유연한 태도)
흑1은 서서히 가자는 구상. 어쩌면 이 수가 평소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던 조한승의 기풍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백은 A로 두점을 제압할지 좌변의 큰 곳을 선점할지 그 선택에 망설여진다.
참고도2 (사전 준비)
좌하귀 흑의 걸침을 외면하고 △에 선공을 가한 수가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실전에서 흑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싸움을 건 인상이 짙다. 부분적으로는 손해수이긴 하나 흑1, 백2를 먼저 교환해 두었더라면 이후의 싸움에 큰 보탬이 됐을 것이다.
참고도3 (무색하다)
흑1로 늘면 평온하지만 맥이 빠진 수. 백2로 한 번 더 밀고 나서 백4로 공격하면 ▲의 얼굴이 무색해진다.
이럴 바에야 애시당초 발걸음을 재촉해서 좌하의 걸침을 선행할 이유가 없다.
참고도4 (흑의 바둑)
흑1로 단수치고 나가는 수가 한 가지 방편이 될 법하나 지금 상황에선 바람직하지 않다.
만일 백2로 끊어준다면 흑으로선 환영. 백4 때 두점을 잇지 않고 흑5에 끊는다. 백△가 흑의 허리를 양분하고 있다기보다 좌중앙의 백과 좌하귀의 백이 몰리는 형국. 흑이 편하다.
참고도5 (고립된다)
흑1엔 백2로 나간다. 흑이 밀면 밀수록 백진의 골짜기가 더욱 깊어지고, 그 여파로 좌변 흑 두점은 점점 고립돼 간다. 중앙에 늘어나는 흑의 두터움은 이 손실에 미치지 못한다.
참고도6 (의미 없다)
흑1엔 백2ㆍ4로 끼워잇는 것이 흑의 덩치를 키우며 무겁게 만드는 수. 11까지 백은 흑 다섯점을 잡고, 흑은 백 석점을 잡고 각자 수습하는 절충이 이뤄진다.
이 바꿔치기는 단연 백이 우세하다. 흑의 요석 다섯점이 잡히고 나면 앞서 두었던 흑1의 명분이 서지 않는다.
실전진행 (험로)
▲로 양쪽을 끊었지만 백에게 이렇다 할 아픔을 주지 못했다. 이번에도 백1ㆍ3이 적시의 호흡. 백5ㆍ7로 나가끊으면 ▲의 체면상 흑8로 몰아 35집에 상당하는 상중앙 흑대마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실리 손실은 커다란 짐을 떠안겨 앞길이 몹시 험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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