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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에 젖은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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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에 젖은 엇박자
| 한창규 2007-02-08 오후 00:01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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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은 콩지에한테 청산하고픈 빚이 있다. 제4회 농심배로 거슬러올라간다. 선봉의 임무를 맡은 박영훈은 거침없이 질주하다 5승째에서 제동이 걸린다. 콩지에가 길을 막았다.
4년이 흐른 뒤 흡사한 상황이 재현됐다. 박영훈은 4연승 중이고 그 앞에 다시금 콩지에가 나타났다. 농심배 이후 한번 더 패한 박영훈은 패배의 악몽에 젖었는지 자기바둑을 두지 못했다. 공격해야 할 장면에서 멈칫거리는 등 박자가 크게 어긋났다.
제8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12국
백 : 콩지에 7단(중국4장)
흑 : 박영훈 9단(한국4장)
장소 : 중국 상하이 화팅호텔
날짜 : 2007. 02. 07
결과 : 164수끝, 백불계승
장면 (얽기 공격)
이번 대회 들어 박영훈은 유난히 모양에 바탕을 둔 공격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잦다. 다카오 신지한테도 그랬고, 요다 노리모토를 맞아서도 그랬다. 콩지에를 상대한 이 바둑도 같은 패턴이 이어졌다.
흑은 모양을 삭감해 온 △들을 곱게 놓아주긴 싫다. 그렇긴 하나 직접적인 공격은 백의 탈출구가 넓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래서 궁리해낸 전략이 □와 얽어가는 흑1~5. 독특하다.
실전진행1 (콩지에다운 발상)
예전 같으면 박영훈의 모양바둑은 꿈을 꾸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경력이 쌓이고 성숙해지면서 ‘선 실리, 후 타개’의 기풍에 변화가 생겼다. 공격도 능숙해졌다.
백1은 침착한 콩지에답다. 삭감이라기보다 흑모양을 견제하는 수에 가깝다. 2의 곳에 씌우는 수와 실전의 진행을 맞보기로 삼은 백1은 호평을 받았다.
참고도1 (흑의 기대)
한칸뜀에 악수 없다고 하지만 <실전진행1>의 흑2는 무미건조한 느낌.
백1로 받아줄 것으로 지레짐작했을까. 백1이면 흑2로 지키는 자세가 안성맞춤이며, ▲는 훌륭히 제구실을 한다.
참고도2 (타이트한 압박)
상대가 하변쪽을 응수해주지 않으니 흑으로선 조금 겸연쩍다. 실전에선 부득불 하변 백을 갈라갔으나 위쪽 흑의 두터운 배경치고는 위력이 대단치 않았다. 그 사이 우람하던 우변 일대의 흑모양은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하변에서 백이 손을 못 빼도록 만드는 방안이 필요했다. 흑1로 타이트하게 압박했더라면 백이 받지 않기는 어려울 것. 흑1이었으면 백A로 출구를 막히는 일도 없고, 또 요처 흑3까지 차지할 수 있으니 만족스럽다.
실전진행2 (번지는 불길)
최근엔 세계무대에서의 활약상이 뜸하지만 콩지에는 한때 한국킬러로 이름을 떨쳤다. 한국의 ‘4대천왕’ 중에 그의 예봉을 맞지 않은 기사는 없다.
흑6까지 일단 백을 양분한 형태. △를 고사시킬 순 없으므로 백7부터 움직인 수는 절대. 서로의 돌들이 엉키며 대형전투로 번질 조짐이다.
참고도3 (끊는 싸움)
현지 검토실에서 응원하던 조훈현은 ‘전신(戰神)’의 별명에 어울리는 흑1로 끊는 싸움을 제기했다.
백2는 당연. 흑3은 백14로 나가는 수가 있어 이 자체로는 성립하지 않는다(사전에 흑A, 백B가 교환되면 가능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만은 않다).
참고도4 (모험이 따른다)
<참고도3>의 변화로, 흑1ㆍ3의 상용수법으로 틀어막는 강경책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좌변에서 먼저 입은 손실이 크기 때문.
우변 백일단을 더욱 세차게 공격해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지 않으면 수지를 맞추지 못한다. 백6으로 붙여 수습에 나서면 신랄한 공격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
참고도5 (유력한 대응)
여러 가지 행마법에 대한 생각이 교차되는 장면이다. 결과적으로 공격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 더욱 활발한 분석이 이뤄졌다.
그중에서 흑1, 백2를 교환한 다음 흑3으로 머리를 내미는 변화가 유력한 대안으로 그려졌다. 계속해서 백4에 흑5로 뛰면 공격의 고삐는 흑이 쥐고 있다. 좌상 흑 석점은 A가 듣고 있어 연결고리가 확실하며, 가운데 백은 △와 분단하는 수를 보아 흑B나 C가 듣기 때문에 백의 형태는 결코 자랑스럽지 못하다.
실전진행3 (균형이 깨지다)
백2를 감수한 흑1은 대마 공격에 올인하겠다는 태도. 하지만 다소 무모스러운 발상이었다.
공격 도중 흑7이 결정적 실착. 백10(흑A로 끊기는 수의 방비)에 흑11로 평범하게 받아줄 거라면 백8과 교환하지 말아야 했다. 흑7, 백8로 엄청난 이적행위를 한 탓에 애꿎은 ▲ 석점의 숨통을 끊어놓은 격(11까지의 진행상황을 보면 7의 곳이 흑돌이 놓여있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렇다고 공격의 성과를 올린 것도 아니었으니 이 장면에서 형세의 균형이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참고도6 (대마사냥에 승부)
▲의 체면을 살리려면 흑1ㆍ3으로 끼워이어 잡으러가야 할 터. A의 곳에 흠집도 있어 어차피 잡을 수 없는 돌이라고, 도리어 흑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 뒤늦게 마음을 바꾼 걸까. 그렇더라도 실전은 일관성을 잃은 전략으로 말미암아 때이르게 회복불능의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비록 쌓인 응어리를 풀진 못했지만 제몫을 다한 박영훈은 대단한 4연승 업적을 남기고 바통을 주장 이창호한테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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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순안 |
｜ 2007-02-09 오후 8:2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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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바둑의 모양이 굳어진상태에서 작전을 변경이 어렵습니다. 그건 하수들의 바둑이죠. -김영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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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일침 |
｜ 2007-02-08 오후 8:0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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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지에한테는 세력이 아니라 계가바둑으로 나갔다면 어땠을까요? 박영훈9단도 거의 신산의 경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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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방임 |
｜ 2007-02-08 오후 1:0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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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 우승의 영광을 위하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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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방임 |
｜ 2007-02-08 오후 1:0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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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9단 4연승했으니 수고 많이 했구요^^ 이창호9단의 발군의 활약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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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방임 |
｜ 2007-02-08 오후 1:0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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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긴장의 끈을 풀지 말았어야 했는데...긴장의 끈을 풀어 버리니까 금방 이상이 생기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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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방임 |
｜ 2007-02-08 오후 1:0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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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박영훈9단은 콩지에7단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마음을 더욱 더 돈독히 하구 임했어야 승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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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방임 |
｜ 2007-02-08 오후 1:0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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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다를 이기고 다음판은 편하게 둘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화를 불렀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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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방임 |
｜ 2007-02-08 오후 1:0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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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모든 게 그렇듯 정신자세가 문제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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