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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호 예스24 대표가 장학금을 받은 바둑꿈나무들과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
인터넷서점 예스24시에서 후원하는 YES24.com배 고교동문전은 두 가지 면에서 눈길을 끄는 대회다. 첫째는, 바둑대회로는 처음으로 릴레이 승부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미래의 동량이 될 바둑꿈나무를 후원하는 캠페인을 더불어 펼치는 유일한 대회라는 점이다.
매년 4명의 바둑꿈나무에게 주는 장학금을 마련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재미있기도 하려니와 의미 있는 모금방식이다. 고교동문전 본선32강부터 결승전까지 한수 착수마다 240원씩(이 액수는 ‘예스24’ 사명과 연관한 아이디어) 적립하여 전달한다. 그러니 이 액수는 대회예산과는 별도로 예스24에서 더 기부하는 돈이지만, 출전선수 개개인이 동참하므로 후원사와 선수가 다 같이 마음을 모으는 뜻이 아름답다. 이번 대회에서 모아진 장학금은 506만3,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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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은 1월17일 오후3시 한국기원에서 열린 고교동문전 시상식에서 4명에게 각 126만5,760원씩 전달되었다. 올해는 양종찬-종훈 형제가 장학생으로 뽑혀 모두 5명이 받았지만, 형제는 한 팀으로 묶었다. 기재가 있으나 형편이 다소 어렵거나 촉망받는 바둑꿈나무들이 받았다. 다문화가정 아이도 있다. 시상식 후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잠시 만나 보았다. 부모님들은 다들 “액수보다는 의미가 실로 큰 장학금”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장 눈길을 끈 장학생은 양종찬-종훈 형제였다. 군포에 사는 10세, 7세 바둑형제로 애기가인 아빠의 권유로 바둑을 시작했다는데, 지난해부터 충암바둑도장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애초 큰애 때문에 서울 유학을 결심했는데 작은애가 자기도 하겠다고 따라 나서는 통에 같이 시키고 있단다.
요즘 방학이라 하루 12시간씩 공부하고 있다는데 동생도 거뜬히 버틴다고 해 깜짝 놀랐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아이지만 어찌나 바둑을 좋아하는지 형과 똑같이 공부하면서도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조금도 힘들지 않다 말한다. 형제를 이례적으로 장학생에 천거한 이유도 이렇게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때문이었다고 한다.
형과 자주 바둑을 두냐고 동생에게 물으니 “일주일에 한번 정도?”라고 답한다. 5점을 깔고 둔다기에 “그럼 대마가 종종 잡히겠네?”라고 승패가 어떠한지 넌지시 알아보려 물었다. 그 나이에 ‘예, 아니오’ 식의 대답이 오겠거니 했다. 그런데 녀석도 응수타진엔 응수타진으로, 깜찍하게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대마가 안 잡히는데요.”
어머니 박성남 씨는 “아빠와 아이들이 취미가 같아 주말에 셋이 바둑두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다”며 “둘이라서 수업비 감당이 만만치 않은데 예스24에서 이런 장학금을 주시니 어찌 감사해야할지 모르겠다. 형제가 같이 받으니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생이 되는 문유빈은 홍일점 장학생이다. ‘한바연’ 4조에 속한다니 아마4~5단은 너끈한 기력이다. 아빠의 권유로 초등 1학년 때부터 두었다고 한다. 아빠와는 호선인데 열 번을 두면 열 번 다 이기는 호선이라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 성적을 낼 때 바둑이 한껏 즐겁다는 소녀는 바둑을 져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바둑공부로 푼다고 하니, 머잖아 ‘대단한’ 여자기사 한명 또 만날지 모른다.
올해 열 살이 된 원제훈(연가초 3)은 지난해 한화생명배 유단자부 우승자다. 유단자부는 최강부보다 한 등급 아래 부문이긴 하지만 한화생명배는 어린이바둑 최대 대회다. 원제훈 소년은 ‘한바연’ 최강부에서 뛰는 수준으로 거의 한국기원 연구생 문턱에 다다른 기력이다.
바둑만화 ‘고스트 바둑왕’을 보고 시작한 바둑동이로서 초등2학년에 올라갈 무렵 제주도에서 서울 명지바둑도장으로 유학해 프로기사의 꿈을 다지고 있다. 제주도 출신 프로기사로는 오정아 2단이 유일하다. 얼마전 여자바둑리그 개막식에서 제주 서귀포칠십리 단장은 “한시바삐 남자 프로기사를 배출하는 게 희망”이라 말했다. 어쩌면 이 소년이 그 희망을 이룰지도 모른다. 그럴 때 예스24 같은 후원사의 행보가 실로 큰 힘이었을 것이다.
이세돌 9단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좋아한다는 이 소년은 실제 ‘제2의 이세돌’ 소리를 듣고 있다 한다. 몇 마디 나누는 새에도 ‘승부끼’를 절로 느낄 정도다.
11세의 권효진 역시 ‘한바연’ 최강부에서 원제훈과 승부를 다투는 유망주다. 시작은 다소 늦었다. 초등2 때 아빠의 권유로 정서교육에 좋을 것 같아 돌을 쥐었는데 의외의 발전을 보여 지금은 프로기사를 꿈꾸고 있다. 여자프로기사 권효진 6단과 이름이 같아 기자도 대면하기 전엔 여자아이인 줄 알았다. 동명이인이다 보니 친구들로부터 ‘쬐~금’ 놀림도 받았다고 한다.
박정환 9단을 좋아하며, 그 이유로는 수읽기가 세 매력적이란다. 장학금은 처음 받아보는 거라며 무척 기뻐한다. 아빠 권학기 씨는 장학금 전액을 아이 바둑공부에 재투자할 것이라며 예스24에 고마움을 표했다.
“바둑꿈나무를 위해 이렇게 장학금을 별도로 마련해 격려하는 후원사는 예스24가 아마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액수보다 장학금을 주는 의미나 뜻이 중요하지요.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동석한 아이들 또한 “장학금을 받아 매우 기쁘다”며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바둑을 세계에 빛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 왼쪽부터 문유빈, 권효진, 양종훈(동생)-종찬 형제, 원제훈 꿈나무.
▲ 처음 하는 인터뷰라 다소 긴장해 할말 제대로 못했지만, 머지않아 입단한 다음에는 기대하세요! 다음번 인터뷰는 입단인터뷰로 하기로 다 같이 약속도장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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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선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