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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색적인 모임. 아마바둑사랑회의 신년회. 김인 국수가 특별히 참석했다. |
“그럼 먼저 국민의례를 하겠습니다.”
‘헛, 손을 왼쪽 가슴에 대고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그걸 하는 건가? 신년회에 웬 국민의례지? 흠…’ 하고 생각하던 찰나, ‘나그네 설움’이 노래방 음향 기기에서 절절한 가락으로 흘러나왔다.
하하하! 그럼 그렇지, 깜빡하고 있었다. 아마바둑협회(Club A7) 홍시범 감독의 유머 코드를. 일본 관서기원의 프로기사 홍맑은샘의 아버지이기도 한 홍시범 감독은 전국을 돌며 아마바둑 행사를 도맡아 하는 아마바둑계의 마당발이다.
120여 명의 바둑인들이 박수를 치고 깔깔 대며 나그네 설움을 열창했다. 이게 국민의례였다. “허허, 사이비종교 모임 같은 걸~” 하면서 껄껄 웃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ㆍ분당ㆍ성남ㆍ대구ㆍ강원ㆍ전남ㆍ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온 바둑인들이 음식을 함께 하며 덕담을 나눴다. 아마바둑협회 신년회가 12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 Club A7 사무실에서 열렸다. 따져보니 전국 규모의 신년회다.
제주도가 고향인 홍시범 감독은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이 곡 ‘나그네 설움’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는 10년째 이 신년회를 열고 있다. 오후6시 시작하지만 하객들은 아침에 오기도 하고 밤늦게 오기도 하며 새벽 4시에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 아마강자들과 바둑계 관계자들이 모였는데, 한켠엔 ‘영원한 국수’ 김인 9단도 있었다. 홍시범 감독이 예전에 슬쩍 “한번 와 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라고 별 기대하지 않고 김인 9단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정말로 발걸음을 한 것. 김인 국수는 하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맛난 것들을 함께 먹으면서 노래도 부르고 지난해 바둑 이야기도 한다. 먹을 것들을 보면, 지역 특산물도 많다. 대전에서 웨딩홀을 하는 이근창 씨는 떡갈비를 가져왔다. 홍어는 목포에 사는, 홍시범 감독의 처남이 준비했다. 최기남 충남바둑협회장은 헐레벅떨 장내로 들어오는데 손엔 생수통 같은 게 들렸다. 들국화주 한 말이었다. 이무근 생활체육협회장은 참석치 못했지만 빙어를 보내왔다. 성남여성바둑협회는 떡케이크를 들고 왔다.
금산의 김명한 씨는 장뇌삼(산삼)을 제공했다. 장뇌삼은 김인 9단과 정해조 아바사 고문 등에게 전달됐다. 정해근 고문은 ‘송추 아바사 나들이’ ‘맑은샘배 바둑대회’을 후원한다. 풍성하다.
김동섭 아마7단은 신년회에 앞서 벌이는 7단들의 페어대회를 5단이나 이 밖의 바둑동호인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자고 건의했다. 아바사도 그러고 싶지만 역시나 후원이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다. 홍시범 감독은 회비를 걷어서라도 규모를 키워보자고 했다.
아마바둑협회의 신년회는 노래와 맛난 것들과 덕담으로 가득했다. 밤이 늦으니 하나 둘 귀가하는데 그때 오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 아마바둑인들의 신년회를 찾은 김인 국수.
▲ 아마바둑사랑회 건물엔 신기한 것이 많다.
▲ 아마바둑사랑회에 있는 엄나무 바둑판. 시가 1억원이라고 한다.
▲ 떡갈비를 풍성하게 가져온 이근창 씨.
▲ 성남여성바둑협회가 제공한 떡케이크.
▲ 성남여성바둑협회는 아마바둑사랑회의 노고에 대해 감사패도 줬다. 가장 오른쪽이 홍시범 감독.
▲ 2014년으로 아바사 신년회는 10회를 맞이했다.
▲ 최기남 충남바둑협회장이 막 도착했다. 손엔 모두에게 나눠줄 들국화주가 들려 있었다.
▲ 박성균 아마7단의 모습도 보이고.
▲ 아마 강자들이 다 모였다.
▲ 뷔페식으로.
▲ 김동섭 아마7단은 7단페어대회의 참가자 폭을 넓히자고 제안했다.
▲ 7단페어대회 MVP는 박강수 아마7단. 이 대회는 3라운드로 펼쳐졌는데 개인 3승자가 받기로 되어 있었으나 아무도 3승을 한 사람이 없어 가장 멀리서 온 사람이 받기로 했다. 결국 대구에서 온 박강수가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 바둑계의 '카수'로 통하는 박창규 씨는 통기타 곡으로 열광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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