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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테츠 바둑 마츠리[祝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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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테츠 바둑 마츠리[祝祭]
지속가능한 바둑문화를 위하여
| 사이버오로 2010-03-09 오후 00:16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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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철도의 수가 매우 많다. 국영철도로 시작된 JR만 해도 JR 동일본, JR 동해, JR 서일본 등등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고,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민영철도들이 있다. 이 중 오사카 지역에서 내가 자주 이용하는 것만도 한큐, 한신, 케이한, 킨테츠, 난카이 등 여러 회사의 철도가 있다.
그저 회사만 다른 것이라면 일반인들이야 별로 상관할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각각의 철도회사가 다른 요금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라면, 분당에 사는 사람이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에 간다고 하면 (물론 분당에서는 버스를 타는 것이 훨씬 편하지만), 먼저 분당선을 타고 도곡역으로 가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종로 3가로 간 후 다시 5호선으로 갈아타면 광화문역까지 갈 수 있다. 물론, 표는 분당에서 1500원 내고 한번만 사면 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전철을 갈아 타는 것이 이보다 훨씬 복잡할 뿐 아니라 돈도 더 많이 든다. 간사이공항에 내려서 철도를 이용하여 고베에 간다고 하자. 우선 간사이공항에서 오사카 난바역까지는 890엔을 내고 난카이선을 이용한다. 난바역 하차 후에는 지하철 미도스지선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200엔을 내고 표를 끊어 오사카역이 있는 우메다까지 간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도보로 한큐역까지 이동한 후 310엔을 내고 표를 산 후 고베 산노미야역까지 가야 한다.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심지어 다리도 아픈 이 과정 중 여행객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특히 모든 열차가 모든 역에 서는 한국의 지하철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 바로 특급(Express)과 보통열차를 구별해서 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는 곳이 비교적 작은 역이라면 내가 탄 열차가 그곳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다!
이처럼 잠깐 다녀가는 외국인에게는 복잡하고 골 아픈 미로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열차지만 일본인에게는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한 부분이며, 그 덕분에 열차만 타고 다녀도 일본인의 삶의 많은 부분을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매일 달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열차 내부의 광고판은 지금 일본에서 가장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물론이고, 일본의 전통, 일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 등 많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바로 그 광고판에서 이번 글의 주제를 만났다.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연구실이 있는 오사카 상업대학 어뮤즈먼트 산업연구소까지는 킨테츠 전철로 두 정거장. 짧은 거리지만 이제 막 입국한 외국인답게 열차 안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광고 하나가 있었다.
 ▲킨테츠전철에서 본 바둑축제 광고. 왼쪽이 야마시타 기성, 오른쪽이 우메자와 5단.
앗, 저건 나의 영원한 라이벌 우메자와 유카리 5단의 사진이 아닌가! (하하. 우메자와 5단, 그리고 팬 여러분 죄송해요. 덧붙여, 야마시타 기성께도 죄송합니다. 같은 크기의 사진이었는데 우메자와 씨 사진만 눈에 들어 오다니•••.)
워낙 유명인이니 무슨 상품 광고겠거니 하고 가까이 가서 보니 사진 밑에 글이 보였다. 제36회 이고 마츠리! 그럼, 바둑축제?
매일 33~34도 이상을 유지하는 오사카의 한여름,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8월은 마츠리(일본식의 축제)의 달이다. 한국에서는 1년에 잘해야 한, 두 번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볼 수 있지만 8월의 오사카라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유카타(일본의 전통 의상, 기모노보다 훨씬 간편한 평상복으로 여름에 많이 입는다)를 입고 이런저런 마츠리에 참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거의 매일 밤 하늘은 곳곳에서 쏘아대는 하나비(花火)로 물들여지고, 오사카 좁은 상점 골목들은 옛날 상인들의 복장으로 거리로 나와 물건을 파는 가게 주인들과 구경꾼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렇지만 바둑 마츠리라니, 설마 우메자와 씨와 함께 본오도리(盆踊り- 일본의 추석 에 조상의 넋을 달래기 위해 추는 군무)라도 추는 것은 아니겠지? 오본(おぼん，お盆- 양력 8월 15일)은 설날에 해당하는 오쇼가츠(お正月)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명절이다.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이니 무조건 가서 보는 수밖에. 행사는 8월7일(금요일)부터 11일(화요일)까지 닷새간이었는데 광고판을 본 것이 마침 마츠리가 시작되기 전이어서 첫날부터 참석할 수 있었다.
 ▲바둑축제 행사장 입구.
 행사장은 킨테츠 백화점 오사카 아베노(阿倍野)점 9층 이벤트 홀. 아베노는 텐노지(天王寺)공원과 미술관, 아베노 신사 등이 있는 관광지이자 오사카 남부의 교통의 중심지로 이곳의 킨테츠 백화점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쉬울 뿐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공연장이 갖추어져 있어 행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바둑 마츠리에 연이어 8월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쇼기(일본 장기) 마츠리 역시 이곳에서 진행된다.
다시 잠깐 열차 이야기로 돌아가면, 일본의 열차 회사들은 그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역사도 오래되었다. 또한 열차 노선을 건설하면서 동시에 주변의 부동산 개발 사업을 병행한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열차사업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큰 돈을 번 회사들이 많다.
오사카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한신(유명한 야구팀 한신 타이거즈의 모기업)이 그 대표적인 예이며, 킨테츠 역시 열차 이외에도 호텔업, 백화점업, 관광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로 36회째를 맞은 킨테츠 바둑 마츠리는 바로 이 킨테츠라는 회사가 후원하는 행사이다. 행사는 매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6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입장권은 하루 500엔(음료수 교환권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껏 한 번도 바둑행사에 내 돈 내고 참석한 경험이 없었지만(또 한 번 죄송. 프로기사이다 보니•••.), 이곳에서는 알아봐주는 사람도 없고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온 처지라 일단 입장권을 사서 홀 안으로 들어섰는데 놀랍게도 자리는 만석.
 ▲명사대국.
언뜻 보아도 300~400명은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게다가 공연장 바깥쪽에 마련된 다면기 코너, 자유 대국실, 상품 판매 코너 등에 모인 사람들까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았다. 바둑에 대한 열기가 줄어 걱정이라는 일본의 바둑행사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이런 팬들의 성원이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사에 참가한 유명 기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재 일본기원 이사장이며 명예기성 오타케 히데오 9단을 필두로 하네 나오키 본인방, 야마시타 게이오 기성, 우메자와 유카리 여류기성, 씨에이민 여류본인방-여류명인, 우주류 다케미야 9단 등 일본기원을 대표하는 기사들이 총출동했다.
 스타급 프로들이 하루 혹은 이틀씩 오사카에 머물면서 대국, 토크쇼, 해설, 사인회 등을 펼쳐 팬들과 함께 한다. 특별히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매년 이처럼 그 시기에 가장 유명한 기사들을 한 자리에 모은다고 하니 500엔쯤은 별로 아깝지 않을 것 같다.
또한 행사의 총괄진행을 맡은 일본기원 간사이총본부(간사이기원과는 다른 조직이다)에서는 약 40명의 소속 프로기사 대부분이 이런저런 역할을 맡아 강의와 해설, 진행, 다면기 등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손님맞이와 스케줄 관리 등 정말 모든 부분을 직접 관리하고, 소속 연구생들은 대국의 기록과 계시, 해설 보조 등을 맡고 있었다.
 ▲프로기사의 9점 접바둑 강의.
프로기사들이 대국이나 다면기만 해치우고 금세 자리를 뜨거나 손님으로만 다녀가는 한국의 바둑행사를 많이 경험한 나로서는 유명기사들까지도 행사의 주체가 되어 찾아 온 아마추어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프로들이 바둑 실력을 늘리는 데에 급급하여 정작 바둑계를 지탱해주는 아마추어 팬들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들으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만나 본 일본 프로들에게서 답을 얻었다.
프로기사는 바둑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바둑이라는 직업’ 속에는 바둑과 관련된 모든 일이 포함된다는,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프로기사로서 시합에 참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바둑행사의 진행조차도 ‘업무’에 해당한다는 그런 깨달음¡¤¡¤¡¤.
 행사의 내용이 다채로운 것도 주목할 만했다. 간사이기원 소속 기사와 일본기원 기사간의 동서(東西)대결, 유명 프로기사의 제한시간 10초짜리 초속기 바둑, 쇼기 프로의 특별 대국 등 바둑판 위에서 벌어지는 행사는 기본. 또 얼마 전 타계한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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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ARI |
｜ 2010-03-10 오전 8:5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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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바둑 문화...바둑마츠리...글 잘 읽었습니다.
그 든든한 저력이 일본바둑의 희망이자 보루가 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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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ARI |
｜ 2010-03-10 오전 8:5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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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범님의 좋은 글에.....부끄러운 댓글들...같은 댓글러로서..진짜 부끄럽네요...(__)*
..
남사범님 그래도..계속 글 올려주실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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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ghtfly |
｜ 2010-03-09 오후 2:1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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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사범님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네요.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칼럼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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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실수 |
｜ 2010-03-09 오후 12:5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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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김연아에 열광하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스키나 골프를 즐기고, 이세돌에 열광하기 보다는 스스로 바둑을 두는 것이 선진국형! 그런 점에서 한국은 ELITE 중심-과거 동독-망한 나라-같은 후진국형!(중국,북한,쿠바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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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ng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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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g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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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짱깨 윤실수(전 에콘) 지하셋방 가스폭발로 일가족 하반신4도 중화상입고 장수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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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실수 |
｜ 2010-03-09 오후 12:4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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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약소국이라 그런지 국제대회라야 인기가...미국은 WBC 기간중 NCAA 대학농구에 푹 빠졌고, 광고료도 NFL이 제일 높다죠! 일본도 바둑은 기성전, 야구는 고시엔이 최고 인기이니 선진국 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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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g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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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 짱깨 윤실수(전 에콘)넘 작은창자로 줄넘기 100번 도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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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곱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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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이라서기 보다는, 남들이 뭐하면 덩달아 자신도 따라 해야 한다는 획일적인 교육이 나은 부작용은 아닐까요? 월드컵 대회가 열리면 온통 축구에 빠져드는 식으로 말이죠. 다양성이 존중받고,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존중해주는 다양성이 아쉽죠. 그런 의미로 윤실수님도 남들과 다른 소리를 내시는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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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곱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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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치형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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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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