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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랭킹 14위 설현준. |
“본선에는 자주 올랐는데 한판을 못 이겼다. 부담이 더해져서 결과가 계속 안 좋았던 것 같다. 오늘은 편안했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 처음으로 16강에 가게 되어서 기분 좋다.”
본선에 오른 것이 다섯 번째인 설현준은 첫판 승리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그 기쁨을 설현준은 이 같이 말했다.
초반부터 설현준은 과감했다.
변의 한가운데 3선 돌의 위로 갑작스럽게 붙이는 고압적인 수를 들고 나왔다.
알파고 등장 시기인 2016년 이전 딥젠고가 활동하던 때부터 바둑 인공지능들이 가끔 보여주곤 했던 이 수는 이제는 자주 쓰인다. 그런데도 이 수를 사용하면 여전히 과감하다고 표현하게 된다. 전투 결과를 예측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서다.
허영락은 젖혀서 받아치면서 상대 진영을 견제하는 주력했다. 결론적으로 이 접전은 호각이 됐다. 선수들의 연구가 정말 충실하다. 그러나 중반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시점 하중앙 접전을 거치부터는 설현준이 우세해졌다. 설현준이 시도한 날카로운 들여다보기에 허영락이 뒤로 물러나자 설현준이 요석을 잡았다. 이후 상변에서도 폭을 크게 키운 설현준은 기세를 이어가 승리할 수 있었다.
▲ 두 기사는 2021 제3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예선에서도 대국한 바 있는데 당시 허영락(오른쪽)이 이겼다. 그래서 상대전적은 1승1패가 됐다.
▲ 설현준.
▲ 한국 61위 허영락.
13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제28기 GS칼텍스배 24강전에서 설현준이 156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바둑을 끝낸 뒤 설현준은 “초반부터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앙 쪽에서 석점을 잡으면서부터는 좋아졌다. 게다가 상변까지 지키면서 꽤 좋아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6강 상대는 한국랭킹 2위 박정환이다. 설현준은 “워낙 강한 데다 결점이 안 보여서 무결점이란 별명도 있는 선수다. 하지만 제가 이번에 처음으로 16강에 올라간 만큼, 열심히 두어서 꼭 이겨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매일경제신문, MBN,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우승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자는 3000만 원이다. 매주 목, 금요일 오후 1시 바둑TV가 생방송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한다. 생각시간으로는 1시간에 60초 초읽기 1회를 준다.
[그림1] 흑1에 백2는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보게 되는 수다. 설현준의 과감한 시도.
[그림2] 흑1로 늘면 백2로 늘겠다는 심산이다.
[그림3] 흑1로 늘면 백2로 자연스럽게 우상 흑진영 속으로 파고들 수 있다.
[그림4] 흑1은 백의 주문이긴 하지만 못둘 것은 없다고 한다. 흑은 우선 흑5로 단수쳐서 축을 방비하려고 할 텐데-
[그림5] 백은 1로 키운 뒤 7까지 아낌없이 버린다.
[그림6] 2까지 거의 호각.
[그림7] 실전에서 흑이 둔 1은 인공지능의 시각에선 최강이었다.
[그림8] 9까지 서로 호각의 진행을 찾아갔다.
[그림9] 흑1 때 백2가 까다롭다.
[그림10] 허영락은 흑1로 물러났는데 좋지 못했다. 이후 8까지 백이 흑 석점을 잡아서 백이 우세해졋다.
[그림11] 인공지능은 흑1로 꽉 막는 것을 추천한다.
[그림12] 1, 3으로 움직이긴 하는데 백은 중앙을 가볍게 볼 생각이다. 흑8까지 진행되고-
[그림13] 14까지, 흑은 중앙을 가볍게 보더라도 하변에서 터를 잡으면 서로 두어볼 만다는 것이다. 이랬으면 아직 긴 바둑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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