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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결자'는 이세돌.신안천일염이 2차전 첫날 티브로드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의 향방을 최종 3차전으로 끌고 갔다. |
세 판으로 족했다.
1차전 패배를 설욕하는 데는 많은 판이 필요치 않았다. 신안천일염이 2차전 승부를 첫날 3대0으로 끝냈다.
신안천일염은 21일 저녁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2지명 강유택, 3지명 김정현, 주장 이세돌의 릴레이 승리로 낙승했다.
1차전을 패배한 신안천일염은 2차전 첫날 3대0을 목표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 그대로 통했다. 반면 티브로드는 둘째날 주장 조한승과 2지명 이지현을 배치하며 '후반 승부'를 도모했으나 이들을 써보지도 못하고 완패했다. 최소 1승은 거둘 줄 생각했던 것이나 그 1승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이로써 둘째날의 경기는 자동 취소되었으며, 1ㆍ2차전에서 1승씩을 주고받은 양팀은 23일~24일 열리는 최종 3차전에서 챔피언자리를 놓고 운명의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3차전 오더는 당일 오전에 발표된다.
■ 1국서 김세동 패하자 김지명 "3대 0 가능성이 보이네요"
이날 오전에 발표된 양팀의 오더를 보면 일견 1차전 때보다 티브로드가 더 유리한 오더처럼 보였다. 첫날 1승만 거둬준다면 둘째날은 전력차가 상당해서 티브로드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전하게 보였던 티브로드의 오더는 사실 큰 구멍을 안고 있었다. 승부처인 첫 판을 지는 날엔 3대0으로 질 위험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첫판에서 김세동이 패하자 김지명 진행자는 "3대 0 가능성이 보입니다."라는 말로 2국의 오프닝을 시작했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이 됐다.
▲ <제1국>강유택-김세동. 양팀 감독 포함 모두가 승부처로 봤던 대국에서 강유택이 승리했다. 김세동은 전날 최종국 승리의 여세를 몰아 좋은 승부를 펼칠 것이 예상됐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중반 이후엔 강유택이 좋아하는 정돈된 흐름으로 판이 진행되면서 김세동에게 별다른 기회가 없었다.
▲ 승부처인 첫판을 승리하며 완승의 물꼬를 튼 강유택. 포스트시즌 들어 3승1패를 기록하면서 정규시즌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 활짝 웃으며 인터뷰하는 강유택. "어제 온소진 선수한테 오늘 꼭 이기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서 기쁩니다."
▲ <제2국> 김현찬-김정현. 중반 하변에 침투한 김현찬의 백돌이 잡히면서 쉽게 승부가 갈렸다. 김현찬은 패로 알고 버텼지만 실제론 양패로 안되는 것이었다. 그렇더라도 얼핏 촉촉수로 보이는 상황에서 과감히 패를 들어 간 김정현의 수읽기와 심장이 놀라웠다.
▲ 정규시즌의 활약상을 넘어 포스트시즌에서 신들린 듯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김정현. 이번 시즌 5전 전승으로 지난 시즌 2승 포함 포스트시즌에서만 7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 <제3국> 전날 보기 드문 해프닝 끝에 쑥스러운 승리를 거둔 이세돌이었다. 이 판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김성진이 우하귀와 좌하귀에서 잇달아 껄끄러운 수로 괴롭히는 통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화면에 비쳤다. 하지만 중앙 삭감 때 김성진에게서 방향 착오가 나오면서 이세돌 쪽으로 급격히 승부가 기울었다.
▲ 3대0 팀 승리를 결정지은 이세돌.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볼 순 없지만 큰 착각없이 자신의 스타일로 마침표를 찍었다.
■ 이지현 VS 김정현, 양팀 '수호신' 대결 펼쳐질까
승부는 재미있게 됐다. 신안천일염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보여준 행보는 프로야구에서 두산이 그렸던 궤적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최종전은 어떨까. 하루의 휴식이 있지만 지금 양팀 감독들은 최상의 조합을 짜느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일 것이다.
이제 더는 뒤가 없으므로 최종전은 첫날부터 양팀의 상위 지명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 되기가 쉽다. 이번 시즌 양팀의 '키워드'는 누가 봐도 김정현과 이지현이다. 둘은 정규리그 12라운드에서 만난 적이 있고 당시는 이지현이 승리. 하지만 지금 다시 대결을 펼친다면(?). 가능성은 꽤 있는 편이고 만약 성사된다면 2013KB리그의 대마를 장식하는 카드로는 환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13KB바둑리그의 우승 상금은 3억원. 2009년 창단한 신안천일염은 2010년 우승과 2012년 준우승에 이은 세 번째 정상 노크이며, 2008년 창단한 티브로드는 이번이 첫 포스트시즌, 첫 챔피언 도전이다.
▲1차전의 패배를 완승으로 갚은 신안천일염. 1국에 이어 2국도 승리가 확실해지자 이세돌이 환하게 웃고 있다.
▲ 반면 티브로드는 3대0 패배가 가시화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다. 차례를 기다렸던 조한승(앞 왼쪽)과 이지현(오른쪽)에게는 출전 기회가 끝내 오지 않았다.
사진ㆍ기사 협조 ㅣ 바둑리그운영본부(안성문 KB한국바둑리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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