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훈(왼쪽)의 올해 출발이 산뜻하다. 1월 천원에 등극했고, 3월 원익배 십단전 4강까지 치고 올라갔다.
박영훈이 ‘황소띠 라이벌’ 최철한을 제치고 원익배 십단전 4강 고지에 올라섰다.
10승 1패로 10연승 중이던 박영훈 9단과 5승 4패로 평범한 성적이던 최철한 9단이 원익배 십단전에서 상층부에서 맞부딪쳤다.
박영훈은 올해 출발이 무척 좋았다. 1월에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우승했고, 랭킹은 껑충 뛰었다. 1월엔 한국랭킹 10위로, 10권 안을 간신히 지켰지만 2월에 8위가 됐고 3윌엔 5위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최철한은 작년 9월 3위가 된 뒤 랭킹에 변화가 없었다. 상대전적도 19승 16패로 박영훈이 약간 앞서고 있었다.
11일 밤 9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8기 원익배 십단전 8강전에서 박영훈이 최철한에게 218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돌을 가려 맞혔을 대 최철한이 흑을 들었다. 28수까지 돌이 노타임으로 주르륵 놓였다. 익숙한 형태였다. 지난 1월 17일 펼쳐졌던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3번기 최종국과 똑같은 진행. 그때 박영훈이 승리해 천원에 등극했고 최철한은 지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 다시 비슷한 포석이 등장한 것은 서로 자신 있는 포진이었다고 주장하고 싶은 뜻. 29수째부터 당시와 달라졌다. 최철한이 비틀었다.
이때부터는 완전히 다른 바둑이었다. 얼핏 최철한의 행마가 무거운 듯했지만 최철한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주 알기 쉬운 수순으로 중앙을 척척 틀어막아서 금세 두터움을 형성했다. 이렇게 서로가 어려운 바둑이 됐다.
중반 내내 작은 전투들이 일어났고 결국 이 바둑은 끝내기가 승패를 가르게 됐다. 끝내기는 잘 알려졌듯이 박영훈의 주특기다.
박영훈은 끝내기에 들어가자마자 중앙 흑을 공격해 재치있는 수순으로 좌변을 통집으로 만들면서 승기를 잡았다. 후반은 역시 박영훈의 분야가 틀림없었다. 계속 차이를 벌려서 반면으로도 앞서게 됐다. 조금 더 진행해 보던 최철한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돌을 거뒀다.
국후 박영훈은 "초반, 나쁘게 출발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약간 발이 느렸던 것 같다. 나중에 흑이 좌변 타개를 잘못 하면서 제가 승리를 잡을 수 있었다"며 "성적이 좋으니까 자신감이 붙어서 바둑이 더 잘 된다. 원익배 십단전 4강에 들었다고 해서 뭔가 이뤘다고 할 수 없다. 우승을 노리겠다"고 했다.
이로써 4강에는 강동윤 9단에 이어 박영훈 9단이 안착하게 됐다. 박영훈은 다가올 4강전에서 이영구 9단과 한웅규 4단 간 승자와 맞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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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엉
감곡꽃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