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국> 온소진 4단(흑) vs 이성재 8단 - 293수 끝, 백4집반승
<제2국> 이현호 초단(백) vs 송태곤 8단 - 137수 끝, 흑불계승
이성재 선수가 첫 출전에 멋진 마수걸이 승으로 팀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내용에서도 압승이라는 평가를 받아 기쁨이 더 컸다.
두 팀 모두 1라운드에서 패한 터라 약간 분위기가 어두운 가운데 2라운드를 맞았다. 이 경기를 이기는 팀은 분위기가 살아나겠지만 지는 팀은 초반부터 내상을 심하게 입게 된다.
이런 가운데 4월 26일 저녁7시 한국기원 바둑TV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2라운드 2경기 1국에서 광주 Kixx 이성재 선수가 경기 한게임 온소진 선수를 물리쳐 기선을 제압했다.
둘은 신예가 아닌데도 오늘 대국이 공식기전에서 첫 만남이었다. 랭킹에서 차이가 다소 나는 대결이라 온소진 선수에게 유망한 경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다.
초반 좌상귀에서 온소진 선수가 돌을 움직이자 이성재 선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공격을 퍼붓기 시작. 그리고 그 싸움은 좌변 전체로 번지더니 급기야 온소진의 흑 대마가 몰살당할 위기까지 처했다. 검토실에서도 이성재 선수가 '대마를 잡고 쉽게 이기는 길이 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퍼졌다.
▲ 승리에 물꼬를 튼 이성재 선수.
국후 이성재 선수는 '대마를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설마 이런 대마가 쉽게 죽을까는 염려에 잡는 것을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대마를 살려주고도 이성재 선수가 많이 유리했으니 냉철한 선택이었다. 이후 이성재는 우상귀에서 보통 생각하기 힘든 '1의 一' 자리에 둬서 패를 만드는 묘수까지 보여주는 등 국면을 시종일관 이끌어갔다. 온소진 선수는 불리한 형세를 만회하려고 여기저기서 한껏 버텼으나 워낙 뒤져있던 형세인지라 역전엔 실패했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는 듯 싶었어요."고 간략하지만 함축된 평가를 내렸다.
이처럼 불리해 보이는 대진에서 거꾸로 이긴 Kixx는 덕분에 2국에 출전하는 송태곤 선수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반면 대국장을 향하는 한게임 이현호 선수의 어깨는 무거워보였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자'는 절박한 한게임의 바람은 2국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물거품으로 사라졌다. 입단 초년생의 패기가 너무 지나쳤을까? 한게임에서 4지명으로 뽑은 이현호 선수가 초반 하변 승부처에서 너무 강하게 버티는 바람에 송태곤의 예봉을 맞고 허무하게 넘어졌다. 그 뒤로 '송태곤이 펼치는 안전운행'에 이현호는 대국시간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두손을 들었다.
첫날 2연승을 거둔 데 대해 Kixx 백성호 감독은 "1국 승리가 컸어요. 2국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네요."며 기뻐했다.
한편 이번 대결은 이례적으로 양팀 모두 1~3지명 선수를 뒤에 배치했다. 그만큼 지난해와 달리 전경기를 둬 오더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증거다. 과연 Kixx는 내일 경기에서 무난히 이길 것인가? 1라운드의 티브로드처럼 한게임이 '2패 후 3연승'으로 대역전극을 펼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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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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