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라운드 3경기> 대구 영남일보 vs 울산 디아채
<제3국> 김지석 4단(백) vs 나종훈 6단 - 265수 끝, 백불계승
<제4국> 홍민표 6단(흑) vs 강동윤 7단 - 266수 끝, 백5집반승
에이스가 빠진 영남일보를 상대로 울산 디아채가 힘겨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대회 이튿날에도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승부는 원점으로 돌려졌다.
1 : 1 상황에서 11월 15일 저녁 7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14라운드 3경기 3국에서 영남일보 김지석 선수가 울산 디아채 나종훈 선수를 맞아 백불계승을 거두고 2 : 1로 앞서 나갔다. 벼랑 끝에 몰린 울산 디아채는 다행히 두 시간 뒤인 밤9시에 이어진 4국에서 강동윤 선수가 영남일보 홍민표 선수를 물리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로써 두 팀은 중간 스코어 2 : 2를 기록, 16일 저녁7시에 열릴 최종국에서 마지막 경기의 승부를 가리게 되었다. 영남일보의 허영호 선수와 울산 디아채의 백홍석 선수가 막판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 과연 누가 팀에 마지막 승리를 안겨줄 것인가?
수능을 치른 이날 고3인 김지석 선수는 오전부터 하루 종일 바둑을 두었다. 새내기 박정환 선수와 2007엠게임 마스터즈 챔피언쉽 결승3번기를 둔 다음 저녁에는 바둑리그를 치른 것. 하루 동안 공식대국 네판을 소화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비록 수능은 보지 않았지만 수시를 넣었던 김지석 선수는 낮에 1 : 2로 져 우승컵을 박정환 선수에게 넘겨준 아픔을 밤 대국에서 승리,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바둑리그에서 김지석은 완승을 거두었다는 평을 받았다.
김지석은 패의 진수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전판에 걸쳐 세 번 정도 패를 만들어 관록의 나종훈을 제압해 나갔다. 포석이 끝나갈 무렵, 우변 패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김지석은 잠시 뒤 우상귀에서 또 다시 패를 만들어 나종훈을 벼랑으로 밀어붙였다.
게다가 패를 하면서 김지석은 상변과 중앙을 공격하는 즐거운 팻감으로 여유 있게 우세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에 나종훈 선수가 한껏 버텼으나 역부족이었다. 정기리그 마지막 대국에서 목마른 1승을 바랐던 탓일까? 중앙 대마가 잡혀 돌을 던져도 무방할 상황에서 나종훈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다소 긴 수순을 더 진행한 뒤에 항서를 썼다.
▲ 강동윤 선수(왼쪽)와 홍민표 선수가 승부처를 짚어보고 있다.
위기에 몰린 가운데 이어진 4국. 울산 디아채로서는 이 대국을 이겨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그랬는지 바둑은 기대와 달리 전반적으로 밋밋하게 흘렀다. 초반 하변에서의 몸싸움을 빼면 서로 원만하게 타협하며 바둑을 풀어갔다. 그런데 끝내기에 접어든 시점에서의 형세는 강동윤의 우세. 부지불식중에 승부의 저울추는 강동윤에게로 기울어져 있었던 것이다. 결국 강동윤이 백5집반승!
이미 다승왕을 챙긴 강동윤은 이날 또 다시 1승을 추가, 12승1패로 전후기리그를 모두 마치며 2007바둑리그 사나이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그럼에도 그는 인터뷰에서 “속기를 즐기는 기사가 아니다. 긴 바둑에서도 초읽기에 몰릴 정도로 장고파.”라고 밝혔다.
한편 전기리그에서 2승밖에 얻어내지 못한 울산 디아채는 이번 마지막 라운드를 이길 경우 후기리그에서 전승을 거두는 대조적인 성적 그래프를 그리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 경기를 이겨야 리그2위 진출을 이룰 수 있다. 따라서 1위를 확정지어 느긋한 영남일보와 달리 울산 디아채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 셈이다.
16일 저녁 7시 허영호 vs 백홍석의 마지막 대결에서 울산 디아채는 2, 3위 진출을 결정짓게 된다. 밤9시에는 2007한국바둑리그 정기리그를 마감하는 최종라운드 최종경기가 이어진다. 울산 디아채의 2위 진출 여부에 따라 중요한 경기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이 경기에서 공동3위에 올라 있는 신성건설과 제일화재가 대결한다.
서울 신성건설에서는 1지명 조한승 선수를 선봉장으로 내보냈고 이에 충북 제일화재에서는 4지명 김주호 선수를 맞상대로 출전시켰다. 상대 전적에서나 이름값으로는 조한승이 유리한 분위기인데, 뚜껑은 열어봐야 할 일이다. 15일 벌어지는 두 경기는 바둑TV와 사이버오로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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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ji2002
조천일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