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1경기 광주 Kixx : 충북 제일화재
<제5국> 이희성 7단 : 안달훈 7단 256수, 안달훈 7단 백2집반승
1라운드 2경기 전남 대방 노블랜드 : 대구 영남일보
<제1국> 박영훈 9단 : 김지석 3단 267수, 김지석 3단 흑반집승
제일화재가 지난해 우승팀 Kixx를 누르고 먼저 웃었다.
시작부터 뜨겁게 달궈진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광주 Kixx와 충북 제일화재 팀이 벌인 개막전 1라운드 1경기는 막판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충북 제일화재가 종합전적 3 : 2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충북 제일화재 안달훈 선수는 4월 27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각팀 선수들이 응원하는 가운데 저녁 7시에 벌어진 1라운드 1경기 제5국에서 광주 Kixx 이희성 선수를 맞아 2집반 차이로 따돌리고 팀에 첫 승리를 안겨주었다. 2 : 2 상황에서 풀세트까지 간 끝에 건져 올린 승점인데다가, 6지명으로 뽑힌 안달훈 선수가 Kixx 3지명 선수를 꺾었다는 점에서 충북 제일화재 팀으로서는 더욱 값진 승리였다.
반면 지난해 우승팀 Kixx은 당분간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으로 시달릴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Kixx 팀 선수들이 제일화재에 비해 낫다는 평가를 받고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1경기 오더를 놓고 1국을 이기는 팀이 승리할 것이다.’는 일부 프로기사들의 전망은 빗나갔다. 1국에서 Kixx 김승준 선수가 제일화재 김주호 선수를 이겼지만 승리의 여신은 제일화재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한판에 팀원들의 사기가 걸려있던 터라 두 대국자는 부담이 무척 컸을 터. 실력보다도 누가 더 침착하게 대국에 임하는가가 관건이었다. 이희성 선수가 우상귀 화점에 돌을 놓으면서 시작한 바둑은 고요한 호수처럼 잔잔하게 포석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그것은 폭풍전야에 불과했다. 안달훈 선수가 우하귀에 백38로 붙이면서 서서로 출렁이기 시작한 물결은 이내 거대한 해일로 커졌고 급기야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이후 서로 조금씩 실수를 주고받아 쉽게 우세한 쪽을 잡아내기가 어려웠다. 안달훈 선수가 좌변에서 백124로 결정타를 날리기 전까지는. 검토실에서도 입을 모아 이것으로 끝이라는 결론을 내릴 정도로 백124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런데 백142라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두는 바람에 바둑은 다시 오리무중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미세해진 바둑. 심지어 서로 다른 테이블에서 응원하던 Kixx와 제일화재 팀은 서로 ‘우리 팀이 지는 게 아닌가’ 걱정하며 대국을 비추는 모니터를 지켜봐야 했다. 종반 이세돌과 박영훈이 '안달훈 승리'라는 결론을 내리자 제일화재 진영이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밤 9시를 훌쩍 넘겨 바둑이 끝나는 바람에 대방 노블랜드와 대구 영남일보의 2경기 제1국은 예정보다 40분 늦은 9시 40분에 시작할 수 있었다. 윤기현 감독이 이끄는 전남 대방 노블랜드에서는 1지명 박영훈을 선수로 내보냈고, 최규병 감독의 대구 영남일보는 막내 김지석 2지명자를 출전시켰다.
스파르타식 조련을 강조한 최규병 감독과 팀원이 알아서 하는 자율을 표방한 윤기현 감독의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 한판이었다. 특히 최규병 감독은 첫 타자로 박영훈 선수를 내 보낼 예감을 받아 김지석을 저격수로 내보냈다고 한다.
두 선수는 딱 한번 공식대국에서 만나 김지석 선수가 이긴 바 있다. 그 한판으로 이들의 우열을 가늠할 수는 없는 노릇. 세계대회와 국내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한 박영훈이 아무래도 낫다는 게 객관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최규병 감독은 오더에 확신을 가진 눈치.
놀랍게도 예상은 보란 듯이 적중하고 말았다. 김지석 3단은 다 졌던 바둑을 박영훈 9단이 방심하는 틈을 타 아슬아슬한 반집승을 거두며 짜릿한 역전승에 입맞춤했다.
박영훈 선수에게는 너무나 안타까운 역전패다. 종반, 하변에서 뻗어 나온 박지석의 흑 대마를 잡은 박영훈은 승리를 눈앞에 둔 상태. 그러나 백184로 경솔하게 막은 수가 화를 불러 상변 백 대마가 흑의 수중에 떨어지며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신기하게도 대국 초반, 최규병 감독이 “과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대로 이뤄졌다.
김지석 선수가 물꼬를 터준 덕분에 2국에 나설 홍민표 선수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반면 전남 대방 노블랜드는 한상훈 선수가 꼭 이겨야 한다는 큰 부담이 생겼다. 대방 노블랜드의 반격이냐, 영남일보의 굳히기냐가 걸린 제2국은 4월 28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밤9시에 이성재(대방 노블랜드) vs 이영구(영남일보)의 3국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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