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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상 열세인 안성준(오른쪽)이 예상을 뒤엎고 한국물가정보배 결승 1국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지석은 충격의 역전을 당해 기운이 빠져 몸을 겨우 가누었다. |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불리한 상황에서 상대를 괴롭히면서 집요하게 추격하는 저력, 대단합니다.”
바둑TV에서 해설하던 김영삼 9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도저히 뒤집을 수 없을 것 같던 바둑을 안성준 3단이 뒤집었다.
'물가'를 잡기 위한 쟁패 제8기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전 결승3번기 제1국이 22일 밤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졌다. 한국랭킹 3위와 26위 안성준의 맞대결.
바둑은 처음부터 김지석 9단 스타일이었다. 실리를 차지한 후 전투형 타개로 상대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그것 말이다. 안성준 입장에서 초반이 꼬였다. 실리 부족에 허덕이다 중앙 백을 억지로라도 끊어서 공격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맞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지만 공격의 맥점을 계속해서 찾아냈고 불리한 가운데서도 계속해서 까다로운 질문의 수를 던졌다.
김영삼 바둑TV해설자는 김지석의 완승 판정을 내리고 있었다. 정말 그랬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안성준은 독한 승부수를 끊임없이 던졌다. 좌상과 좌중앙에 껴붙임, 양쪽들여다보기 등 가장 받기 까다롭게 도전해 갔다. 그때까지 깨끗하게 정리를 하던 김지석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지석은 괴로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올려 머리를 쓸었다.
안성준은 후반에 접어들어 유효 타격으로 급기야 역전무드를 만들었다. 미세하나마 흑이 우세한 국면으로 바뀌었다. 끝까지 두었더라면 반집 혹은 1집반 차이. 몇 수 후면 계가가 시작되지만, 믿기지 않는 결과에 탄식하던 김지석이 돌을 거두었다(243수 흑불계승). 23위 아래의 안성준의 강인한 투지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 역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김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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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TV 및 기자들과 인터뷰 하고 있는 안성준.
국후 안성준은 "승착은 없고 패착만 있었다"며 "김지석 8단이 후반 상변에서 3선으로(178) 단수를 쳤는데 위로 쳤으면 내가 잘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추격 솜씨가 대단한 이유에 관해선 "비세에 빠지면 상대가 받기 괴로울 것 같은 곳만 찾아서 둔다"고 밝혔다.
이 바둑을 <오로바둑> 대국실에서 생중계 해설하며 정확히 흑의 반집 우세를 예견했던 허영호 9단은 "(안성준에게서) 역전승이 자주 보인다. 흐름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물가정보배 본선과 결선을 통해 박영훈, 허영호, 윤준상, 이영구 같은 상위 랭커들을 물리치고 올라왔고 결승에서 선승까지 거뒀다. 앞으로 1승을 추가하면 생애 첫 우승이다. 안성준은 "1국에서 이렇게 운이 따라준 만큼 2국도 좋은 결과로 만들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제2국은 오는 29일(수)에 이어진다.
한국물가정보배는 2005년 창설, 2012년에 8기를 맞게 됐다.우승상금은 3천만원, 준우승상금은 천만원이다. 제한시간은 10분, 40초 3회.
▲ 돌을 가리다.
▲ 모자 쓴 뒷모습은 김성룡 9단. S사의 눈동자를 인식한다는 최신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돌을 가리는 모습을 담으려다 타이밍 잡기에 실패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 지금은 대국 전. "얼마 만에 앉아보는 대국석인지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아, 그런가요?"(노영현 한국물가정보 회장)
▲ 결승에 오른 선수들과 후원사 한국물가정보의 노영현 회장(왼쪽)이 대국 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멋진 대국 펼치시라.
▲ 바둑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김지석.
▲ 지그시 눈을 감고 대국을 준비하는 안성준.
▲ 결승대국의 무게가 공기에 실렸다.
▲ 흑을 든 안성준의 첫 착수.
▲ 구상 중인 김지석.
▲ 취재진의 열기가 뜨겁다.
▲ 김지석 특유의 수읽기 모드.
▲ 바둑판에 고개를 가까이 가져온 안성준.
▲ 검토실에서. 노영현 한국물가정보 회장.
▲ 검토실에서.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 노영현 한국물가정보 회장과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함께 결승 1국을 검토하고 있다.
▲ 국후 대국실을 찾은 형, 안형준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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