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의 대결에서 불리한 일방이 열심히 따라잡았는데 남은 결과가 '반집패'라면 속에선 열불이 날 것이다. 그런 일이 세계대회 본선에서 두번이나 일어났다. 같은 기사 둘에게 두번이나 일어났으니 둘 간의 반집 인연은 참으로 깊다. 중국의 정상급 기사 '구리'가 연속으로 2번이나 안조영의 펄펄끓는 반집 용광로에서 속절없이 녹아버렸다.
지난 6월 7일과 9일, 곤지암 리조트에서 열린 제15회 LG배에서 BC카드 32강전과 16강전에서 구리는 이세돌 9단을 7일 물리쳤지만, 9일 안조영 9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구리 9단은 대국전 인터뷰에서 "(올해 제2회 비씨카드배 본선에서) 안조영 9단에게 반집을 진 이후로 성적이 안 좋았다. 이번 (LG배)에는 좋은 성적을 내길 희망한다"고 밝혔으나 반집의 저주는 깊기만 했다. 구리 9단은 '반집'결과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계가를 하지 않고 돌을 던졌다. 그래서 안조영과 구리의 16강 대결은 반집이라는 결과가 남지 않고 '불계'라는 기록이 남았다.
안조영에게도 구리와의 대국은 부담되는 대국이었다. 안조영 9단은 국후 바둑TV와의 인터뷰에서
"구리와의 일전은 부담되는 바둑이었다. 평소같은 상황이면 편하게 뒀을 텐데 한국기사들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지고 싶지 않았다. 16강전의 바둑 내용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구리에게 끌려간 면이 있어서 힘든 바둑이었다. 저번(BC카드배)에는 아쉽게 기회를 놓쳤었는데 이번에는 (구리를 또 넘었으니) 주어진 기회를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속보로 1번, 메인뉴스로 1번, 중국발 해외소식으로 1번, 이제 바둑 TV 영상으로 마지막 맛을 낸다, 안조영의 반집은 우려낼수록 맛이 깊어지는 사골국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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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RI
방랑객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