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색채가 짙어가던 국면이 가볍게 던져진 응수타진 하나로 인해 일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가의 곳 허점과도 연관된 흑1이 적시의 응수타진. 당하는 쪽은 이럴 때가 곤혹스럽다. 한참을 뜸들인 이창호는 백2의 반발. 나아가 4로 밀어가는 강경 노선을 걸었다.
참고도1 (굴복)
▲는 백A의 침입수를 방비하는 역할까지 겸한다. 흑2로 끌면 A의 곳 약점은 저절로 소멸된다.
게다가 백이 이 방면을 손빼면 흑4, 6의 후속수단이 통렬해진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백1로 후퇴할 기분은 내키지 않는다. (백3은 손뺌)
참고도2 (무난)
<장면> 백2로 한번은 반발하더라도 백4까지 밀어간 것은 과속이었다.
결과를 놓고 볼 때 백1로 참아둘 곳. 흑2는 당하지만 흑4에 대해서는 손을 뺄 수도 있다.
실전진행1 (일파만파)
아슬아슬한 곡예 속에서도 절묘하게 타협하는 프로들이지만 좌변의 공방에서는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흑6이 호착. 백9로 끊어둔 것은 흑돌을 무겁게 만들기 위한 공작. 기세의 반발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참고도3 (무책)
흑1은 손따라 두는 수. 무심코 이곳을 막다가는 세찬 역공에 부딪힌다.
백2, 4에 축을 방지하는 흑5가 불가피, 백6으로 끊기면 응수가 두절된다. 흑집이었던 좌변이 무너질 뿐 아니라 되레 수습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진다.
실전진행2 (105수 단명국)
그동안 최철한과의 접근전에서 힘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왔던 이창호. 설욕의 마음이 강한지 세게 두려는 의식이 깊게 깔려 있는 듯하다.
흑3으로 비킨 수가 좋았다. 백4는 고심 끝의 저항이었으나 오래 버티지 못했다. 흑15에서 종국. 초반 좋은 흐름을 잡았던 이창호는 수읽기 싸움에서 패하며 승부를 최종국으로 넘겼다.
참고도4 (과욕)
흑1로 젖히면 요석 △ 두점을 잡을 수 있을 법하나 과욕이다. 백2, 4의 회돌이가 준비돼 있는 것. 백6 다음 흑A는 □가 축머리에 놓여 있어 성립하지 하지 않는다.
흑1로 B에 두어도 백2부터 회돌이를 당한다.
참고도5 (1수 늘어진 패)
백이 던질 수밖에 없는 이유. 서로 갇힌 좌변은 수상전의 형태인데 백이 유일하게 버틸 수 있는 수단은 5의 젖힘. A의 곳 패에 의지하는 수뿐이다.
수상전의 결과는 보는 바대로 흑에게 1수 여유가 있는 늘어진 패(백1로 11쪽을 메우는 것이 1수 득일 것 같지만 B의 곳 약점 때문에 마찬가지 결과이다). 더 이상의 진행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이창호는 싹싹하게 돌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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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르치네
성실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