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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자 전쟁에 가세할 우리의 신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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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자 전쟁에 가세할 우리의 신예들
2016년 이동훈, 신진서, 신민준의 폭풍성장을 기대한다
| 김성룡 2015-12-26 오전 11:28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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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이 기대되는 우리의 신예들. 왼쪽부터 신민준, 이동훈, 신진서다. 커제를 자꾸 띄워준다고 지청구하시는 독자들이 계신데,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커제를 부풀리고자 관련칼럼을 자주 쓰는 게 아니라 커제를 더 분석하고 대비하자는 뜻에서 쓰는 거다. 중국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는 건, 여러분 못지않게 필자의 마음도 쓰리다. 그렇기에 이렇게 커제에 맞설 우리의 신예기사들 이름을 이 연말 다시한번 목놓아 불러보는 거다. 그렇지만 어쨌든 오늘은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 |
 [김구라의 썰전說戰 - 스물세 번째 '썰']
'반상의 구라' 김성룡 9단. 막강한 입심을 자랑해 얻은 별명이지만 화려한 애드립이나 시시껄렁한 잡담이나 곁들이는 수준이 아니다. 판에 박은 해설과는 거리가 먼, 솔직발랄직선적인 어법으로 팬들을 즐겁게 한다. 매주 사이버오로가 멍석을 깐다. 주간관전평 '김구라의 썰전'.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 특별편 2탄이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는 이창호의 고향은 전주다. 그래서인지 전주는 인구대비 전국에서 바둑을 배우는 어린이가 가장 많은 곳이다. 또한 인재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프로가 되려는 학생들도 많다. 전주 출신의 홍성지, 나현, 이동훈은 그 열풍에 힘입어 바둑의 길로 들어섰다.
정상급에 올라서는 기사들은 대개 초등학교 2학년 때 두각을 나타낸다. 이세돌도 전국대회에서 6학년 형들을 이기고 이름을 알린 시기가 그랬고 나현, 이동훈, 신진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특징은 서울로 유학하기 전 전국대회에서 검증을 받았다는 점이다. 유일하게 서울 출신인 신민준만이 강한 실력이었는 데도 양천대일도장의 비밀병기로 자라서 공개되지 않았을 뿐이다. 굳이 전국대회를 거치지 않아도 처음부터 도장생활을 시작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내가 어릴 적 본 바둑책에 이런 글이 있었다. 프로가 되려면 바둑을 배운 지 1년 만에 1급을 두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 얘기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만 6-7세에는 힘들다. 이러한 상황을 뛰어넘는 아이들이 신동, 천재가 아닐까.
커제는 97년생이다. 그래서 우리의 희망은 커제보다 나이 어린 기사에게 눈길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동훈은 1년 사이 포지션이 상당히 많이 상승했다. 신예라는 표현을 쓰기가 이젠 뭐할 정도로 당당히 국가대표로서 손색이 없다. 세 살 위인 나현과 동일선상으로 봐야 할 정도이고 심지어는 추월했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 바둑은 전형적인 실리파이면서 계산과 형세판단 능력이 워낙 뛰어나 이창호-박영훈-이동훈으로 이어지는 신산계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신민준은 이동훈의 도장 1년 후배다. 그 1년 차이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올해 신민준은 존재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만약 신진서가 렛츠런파크배를 우승하지 못했다면 신민준이 신예 중에 가장 성공한 한 해가 되었을지 모른다.
이동훈과 신민준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커제에게 승리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신감과도 연관되는데 그 내용을 살려보면 이렇다.
▲ 12월1일 중국기원 항저우분원에서 열린 2015 이민배 세계바둑신예최강전 4강전에서 이동훈 5단(당시 한국랭킹 15위)이 중국랭킹1위 커제 9단을 180수 만에 백불계로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커제와는 상대전적 2승2패로 팽팽하다.
이동훈은 리민배 준결승에서 커제에게 승리했다.
실리파의 기본 중에 하나는 바로 타개능력이다. 이동훈은 그걸 보여줬다. <장면도1>을 보자.
▼ <장면도1> 백 이동훈 : 흑 커제
<장면도1>
커제는 흑1로 붙여 모양을 키우는 작전을 구사했다. 여기서 이동훈은 중앙을 모두 타개하는 과감한 작전을 선보인다. 백12,14가 최강수.
▼ <참고도>
<참고도1>
커제는 흑9,11로 백의 모양이 무너졌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동훈의 백16을 보기 전에는.
커제를 이기고도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이동훈은 금용성배에서도 커제 연합팀에게 승리했다. 향후 커제와의 전쟁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우리의 미래 에이스 중 한 명이 바로 이동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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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도2> 흑 신민준 : 백 커제
<장면도2>
2015 박카스배 한·중 바둑 미래천원전 본선 1회전에서 신민준이 커제와 마주했다. 커제가 보기에 신민준을 좀 가볍게 보았을지 모르나, 바둑은 흑1 한방으로 사실상 끝났다. 어퍼컷을 제대로 당한 것이다. 신민준의 이 한방은 커제가 올해 백으로 진 2판 중 한 판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공식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중국이 인정하든 안 하든 신민준은 커제의 백번 바둑을 이긴 기사다. 이 자신감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신진서와 김명훈의 렛츠런파크배 결승은 같은 날 벌어진 금용성배 결승 반집승부를 톱뉴스에서 밀어낼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누가 이기든 우리 바둑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나현, 이동훈, 신민준과 달리 김명훈과 신진서는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그래서 또래보다 더 독하게 바둑을 공부했는지 모른다. 이제는 두 기사 모두 남들이 부러워 마지 않는 억대 연봉을 넘긴 기사로 성장했지만 몇년 전만해도 부모님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장면도3>
결승3국은 추격하던 김명훈이 신진서의 한 방에 졌다. 필자는 이 바둑의 한 수를 꼽으라면 바로 <장면도3> 백1로 패를 버티는 한 수를 들고 싶다. 자유로운 발상. 수에 얽매이지 않는 신진서는 이세돌, 커제와 닮았다. 그런 점 때문에 아직은 어리지만 신진서가 우리의 미래 중 가장 돋보이는 기사로 꼽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몽백합배 결승전, 이세돌-커제의 대전이 곧 시작된다. 2016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한-중 대전이 격렬할 것 같다. 우리의 어린 신예들이 부쩍 성장하길 바란다.
▲ 자자, 새해에는 파이륑~ 하는 거다! 우리 보배들아! 아자! 아자!(사진/박카스배 한중 미래천원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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