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오로 홈페이지 오로광장 게시판에 12월 30일 올라온 이강욱 8단의 '베트남 일기'을 해외통신 뉴스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이강욱 8단은 바둑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에서 바둑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사진 크기와 위치 등을 일부 편집하였습니다.
이강욱 8단은 올해 LS가 후원한 전국 베트남대회 덕분으로 베트남에서 바둑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무척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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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배 전국바둑대회를 마친 후 이곳 베트남에는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대회규모가 대폭 확대되며 상당한 금액의 상금마저 책정되었던 여파(?)일까? 몇 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생겨난 것.
우선 남자 부 우승을 차지한 유이(DUY) 선생님. 오래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유이 선생님께서는 우연한 기회에 바둑을 접하면서 그 재미에 푹 빠져 다니던 회사마저 그만두고 오로지 바둑활동에만 전념하게 되었다는데... (베트남에선 꽤나 큰 액수의 월급인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좋은 조건을 포기하고 바둑에 전념하냐고 반문할 정도의 큰 금액이었단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유이 선생님 댁에서는 선생님의 바둑활동을 탐탁치 않아하셨고 특히 어머님의 반대가 심하셨던 모양이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번 LS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들의 모습을 보신 선생님의 어머니께서는 이제는 집에서도 바둑공부 하라며 닦달을 하실 정도로 적극적인 후원을 해주시고 계신단다.
그래서 일까? 최근 유이 선생님의 얼굴엔 항상 웃음기가 가득하여 보는 나 역시도 기분 좋아지는 요즘이다. 베트남 전국바둑대회 각 부 우승자는 다음 해 벌어지는 국제대회에 베트남 대표로써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내년 세계 아마추어 대회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유이 선생님께서 베트남대표로 참가하실 것이다.
▲ 대국중인 땀안, 2011년 베트남 전국대회 여성부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열릴 대한생명배 어린이 대회에는 11세 이하 부문 우승자 녁밍군이 참가할테고 말이다.
다만 올해 처음 우승을 차지한 여자부의 땀안(TAM ANH) 역시 대표 자격은 주어졌지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세계 여자아마대회가 없으니...... 딱 한 일이다.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일본, 한국 등에서 일 년에 1~2 차례 세계 여자아마 대회가 있었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대회가 사라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느 날 식사자리에서 땀안이 내게 물어온다.
“사범님~한국에서 세계 여자대회는 없나요? 왜 여자는 세계 대회가 없는 거예요? 슬퍼요...”
이것이 우승자의 여유인가? 그동안은 세계대회 참가는커녕 전국대회 우승에 전전긍긍하던 땀안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조금 우습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 역시 변화라면 변화라고 할 수 있으니 나로서는 그저 즐겁고 뿌듯한 일이다.. (ㅎㅎ 짜식~귀엽기는 ㅋㅋㅋ)
그동안은 관심조차 없어 언제부터 사라졌는지도 몰랐던 세계 여자 아마 대회의 부재. 아끼는 제자 땀안의 차례여서가 아니라 베트남 여자도 참가할 수 있는 세계여자대회가 있다면 큰 이슈가 될 것이고 베트남 여자 바둑 뿐 만 아니라 세계 바둑이 좀 더 활성화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새삼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열린 혼성 페어대회 조차도 베트남 대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참가 했다면 아마 전국대회 남, 여 부 우승자들이 참가했을 테지만 일본에서 초청을 생략한 것인지 아니면 베트남 측에서 초청을 사양한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이니 아직은 실력 차가 많이 나지만 세계 여자 프로 대회에 베트남 대표도 초청되어 세계적인 여자 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날의 모습을 혼자서 가끔 상상해보기도 한다.
특히 한국대표 박지은 9단 VS 베트남 대표의 대결은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일 것이다. ^^
▲ 호치민시의 쩌런(CHO LON 쩌= 시장 런= 크다)시장, 시장이름이 큰 시장이다.
초창기 세계 대회 태동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유럽, 남미 선수들은 꾸준히 초청되어 왔고 그 결과 유럽의 바둑 인구의 증가는 물론이고 그 실력 또한 이제는 프로에 근접한 실력을 갖추어 왔음을 주목하자. 어느 정도는 상당히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세계대회 참가가 그 이유의 전부라고 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최근의 세계대회는 오픈 대회가 주를 이루고 있어 유럽 선수들의 모습이 점점 줄어들어 아쉽다.
아시아에 한, 중, 일, 대만이 자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소외되고 있는 점이 너무나 많이 아쉽다. 어쩌면 먼 유럽보다 가까운 동남아시아가 더 큰 파급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특히나 이곳 베트남에서는 바둑을 잘 두면 베트남 대표로 한국에 초청되어 세계대회에 참가도 하고 한, 중, 일 프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상금도(상금은 힘들고 대국료 정도가 될테지만^^;;) 받는다고 한다면 큰 화제가 될 것이다.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여러 가지 제약이 많겠지만 성사만 된다면 베트남 뿐 만이 아닌 다른 국가들로부터도 환영받지 않을까...?
약간은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 버렸다.결론은...... ㅎㅎ
LS배 전국 바둑대회이후 미약하나마 이곳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과 프로기전 유치도 중요하지만 세계 바둑의 활성화를 위한 세계 여자 아마 바둑대회가 하나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빠른 시일 내에 멋진 세계 여자 대회 하나 개최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 호치민시 68층 고층 빌딩. 하노이에선 호치민에 뒤질세라 곧 72층 건물이 들어섰단다.
이강욱의 말 : 이거 베트남 바둑 상황을 이야기 하다 완전 삼천포로 흘러버렸네요. 그냥 주저리주저리 제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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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중인 땀안, 2011년 베트남 전국대회 여성부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 호치민시의 쩌런(CHO LON 쩌= 시장 런= 크다)시장, 시장이름이 큰 시장이다. 
▲ 호치민시 68층 고층 빌딩. 하노이에선 호치민에 뒤질세라 곧 72층 건물이 들어섰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