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국에서 한국의 김지석 6단이 일본 4장으로 나선 다카오 신지 9단을 287수 끝에 백반집으로 역전시키며 3연승을 달성했다.
김지석 6단의 추격 본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내용이었다. 3판 연속 백을 잡은 김지석 6단은 초반 다카오 신지 9단의 집요한 실리 작전에 말려 상당히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다. 집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앙 흑대마를 놓고 어떻게든 이득을 봐야 했던 김지석 6단은 중앙 공격까지 실패하며 3연승 달성에 암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승패의 뚜껑은 마지막에 열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추위를 탄 다카오 신지 9단이 종반 끝내기에서 하나 둘씩 손해를 보자 불리했던 형세는 쥐도 새도 모르게 반집까지 좁혀졌다. 검토실을 지키고 있던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은 다카오 신지 9단이 어떻게 두더라도 반집 이상은 이길 거라 말했지만 김지석 6단은 보기 좋게 역전 반집승을 일궈냈다.
▲부자 몸조심은 패배의 지름길?
다카오 신지 9단이 괴로워하고 있다.
공배를 메운 후 결과를 확인한 두 기사의 모습은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확연하게 갈렸다. 종국 후 다카오 신지 9단은 얼굴이 빨개지며 머리를 마구 긁어대 자신의 반집패가 실로 믿겨지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김지석 6단 역시 반집 역전승이 미안한 듯 머리를 푹 숙이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3연승을 이룬 김지석 6단은 3연승부터 주어지는 농심배 연승상금 1000만원을 확보했다. 연승과 더불어 올해 최다연승 신기록도 17연승으로 늘려가 1차전 싹쓸이를 하고 싶단 소망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1차전 마지막 4국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중국 4장은 류싱 7단과 씨에허 7단이 점쳐지는 가운데 현장에선 류싱 7단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사이버오로는 계속되는 4국도 대국실 생중계로 팬들을 찾아가며 베이징 현장에서 허영호 7단이 해설한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는 한ㆍ중ㆍ일 국가대표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결정하며 전기 대회에서는 한국이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1시간, 6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김지석 6단 짤막 인터뷰
바둑이 시종 불리했다. 반집 이겼다는 걸 언제 알았나? 3국을 간단히 총평한다면?
다카오 신지 9단이 초반에 워낙 빨리 둬 깜짝 놀랐다. 중앙에서 헛수를 두는 바람에 형세가 안 좋아졌다. 그 수를 안 뒀다면 미세한 바둑이었다. 사실상 진 바둑이었는데 다카오 신지 9단이 좌변 끝내기를 안 하고 상변을 둬서 판이 이상해진 것 같다. 1집 끝내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반집승을 직감했다.
▲'아, 미쳐부려~ 내가 뭐에 홀렸지?'
'다카오 행님아, 미안해여 ㅠㅠ'
3연승을 했다. 4국도 이기면 1차전 싹쓸이다. 자신 있는가?
매 판이 50:50이라 생각한다. 이긴다는 생각도 중요하지만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연승상금을 받았다. 어머님이 두둑하게 용돈을 올려주실 것 같은데 본인 생각은?
적어도 동료들에게 밥 살 돈은 주실 것이다(씨익).
김지석 6단의 맹활약 덕택에 한국이 2차전은 편안하게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이 우승할 수 있다 보는가?
아직 2차전도 남았고 3차전은 한참 멀었다. 1차전에서 우리가 조금 유리해진 건 사실이지만 끝날 때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중국 4장으로 누가 나섰으면 좋겠나? 농심배를 통해서 꼭 한번 겨뤄보고 싶은 중국기사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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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몸조심은 패배의 지름길? 
▲'아, 미쳐부려~ 내가 뭐에 홀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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